다정하게 촉촉하게 인생그림책 43
서선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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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를 보는 순간 반했어요.


<다정하게 촉촉하게>라니! 일단 제목부터 힐링이죠?

전 '다정하고 촉촉하게'가 아니라서 좋았어요ㅋㅋ

글자 하나 차이지만, 다정하고 촉촉해야하는 and가 아니라

다정하게 촉촉하게 둘 중 그 어느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or의 의미로 느껴졌어요.

보통 모든 것을 다 갖춘 다다익선이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중 어떤 것이라도 나랑 맞는 거 하나 있음 우리는 행복해지기도 하잖아요. 누군가에겐 다정으로 누군가에겐 촉촉으로, 각자에게 맞게 오면 되지요^^

(글자 하나로 아주 주관적인 어감 차이를 느낍니다 ㅎㅎㅎ)


표지 그림을 보면 서선정 작가만의 세밀한 그림과 알록달록 색감이 참 좋아요.

분명 전체 톤은 어두운데, 어둡지 않아 보이죠?

우리의 일상은 그저그런 나날들이고 때론 힘듬이 있지만, 그 안에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이 있는 것 처럼^^ 돌무더기 위에 무늬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알알히 박힌 자기만의 행복을 찾고 싶어집니다^^



이 책 초반의 재미 중 하나는 화자 찾기예요.

그림 속에 숨어있는 곤충들과 식물들, 모두 오랜만이라며 인사를 건네는 나는 누구일까요?

조약돌에게 반짝짠짝 둥근 얼굴이 참 예쁘다며 칭찬을 잘하는 나는 누구일까요? ㅎㅎㅎ

숨은 그림찾기 하듯 그림 속 숨어있는 것들이 많아요.

분명 화자를 찾으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다보면,

각자의 시간을 살고 있는 수많은 존재들을 찾을 수 있지요.



한참 보다보면

하늘에서 내려온 비들이 세상을 적시며 인사하고 위로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겁고 지친 하루에 건네는 비의 위로'라는 출판사 카드리뷰 속 말이 '정말 그렇구나!'하며 느껴지지요.


우리집에서도 비가 오고, 옆집에서도 비가 오고

우리 동네에서도 비가 오고, 옆 동네에서도 비가 오고

우리 나라에서도 비가 오고, 다른 나라에서도 비가 옵니다.


사막에서도, 저멀리 극지방에서도,

누군가는 비를 환영하고

누군가는 비가 달갑지않아도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비가 오지요.


내가 고군분투하며 '누구의 위로도 필요없어!'라고 외치더라도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누군가 나를 위로하고 걱정해주고 있지 않을까요?

비가 와서 위로의 말을 건네며 나를 다정하게 감싸주려고 하는 것처럼.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마을에 비가 내리는 장면인데요,

비가 창문 틈 사이로 다정한 이야기들이 듣고 싶다며 조금 천천히 내려가본다는 말 다음에 여러 집들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각 집마다 식구들 각각의 서사가 있어서 그림 볼거리가 쏠쏠하고, 나는 이들중 어디쯤에 있으려나 한번 생각도 해보기 좋아요ㅋㅋㅋㅋ


여러 집 안에 각각의 서사들이

우리들이 인생을 살고 있는 우리들과 똑같잖아요.

우리 모두 하루를 살았지만 다 다르게 살았고, 어느 일정부분은 함께 살고,

비가 오고 건물안에 있는 건 똑같지만, 다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눈길이 많이 갔어요.


'같은 시간 모두에게 자기 나름의 서사가 있다'

'위로받고 있다고 느끼던, 못느끼던 누군가는 나에게 위로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생각에 마음이 촉촉해집니다. 살짝 뭉클하기도 했어요.



책을 읽으며

비의 말을 입으로 조용히 따라 읽으면

그 자체로도 힐링되고 위안받아서 정말 마음이 다정하게, 촉촉하게 충만해집니다^^


오늘 하루 너무 고단하셨다고요?

오늘 하루 너무 지치신다고요?

내가 힘들어도 아무도 몰라주는 것 같다고요?


비가 건네는 위로의 메시지를 들어보세요.

이 책을 나직하게 따라 읽다보면 누군가 내 손을 꼬옥 잡아 주고 있는 느낌이 들거예요^^



**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았고,

마음으로 읽고 주관적인 감상과 진심을 담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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