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보다보면
하늘에서 내려온 비들이 세상을 적시며 인사하고 위로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겁고 지친 하루에 건네는 비의 위로'라는 출판사 카드리뷰 속 말이 '정말 그렇구나!'하며 느껴지지요.
우리집에서도 비가 오고, 옆집에서도 비가 오고
우리 동네에서도 비가 오고, 옆 동네에서도 비가 오고
우리 나라에서도 비가 오고, 다른 나라에서도 비가 옵니다.
사막에서도, 저멀리 극지방에서도,
누군가는 비를 환영하고
누군가는 비가 달갑지않아도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비가 오지요.
내가 고군분투하며 '누구의 위로도 필요없어!'라고 외치더라도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누군가 나를 위로하고 걱정해주고 있지 않을까요?
비가 와서 위로의 말을 건네며 나를 다정하게 감싸주려고 하는 것처럼.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마을에 비가 내리는 장면인데요,
비가 창문 틈 사이로 다정한 이야기들이 듣고 싶다며 조금 천천히 내려가본다는 말 다음에 여러 집들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각 집마다 식구들 각각의 서사가 있어서 그림 볼거리가 쏠쏠하고, 나는 이들중 어디쯤에 있으려나 한번 생각도 해보기 좋아요ㅋㅋㅋㅋ
여러 집 안에 각각의 서사들이
우리들이 인생을 살고 있는 우리들과 똑같잖아요.
우리 모두 하루를 살았지만 다 다르게 살았고, 어느 일정부분은 함께 살고,
비가 오고 건물안에 있는 건 똑같지만, 다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눈길이 많이 갔어요.
'같은 시간 모두에게 자기 나름의 서사가 있다'
'위로받고 있다고 느끼던, 못느끼던 누군가는 나에게 위로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생각에 마음이 촉촉해집니다. 살짝 뭉클하기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