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빠 반 고흐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32
다이윈 지음, 이명환 그림 / 한솔수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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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이 사람의 이름은 알지요.

어린 아이들도 예술가에 대해 알아갈 때, (거의) 제일 처음에 알게 되는 이름, 빈센트 반 고흐.

우리에겐 '고흐'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화가이지요.


빛의 화가, 해바라기의 화가라고도 불리고,

살면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고통스런 삶을 살다가 37세의 나이로 요절한 반 고흐.

작년에 예술의 전당에서 빈센트 반고흐 전시회를 할때 갔었는데,

사람이 엄청 많았고, 무척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와서 정말 대중적인 인기가 많구나 싶었습니다.


<나의 아빠 반 고흐>

해바라기와 그림을 그리는 아빠와 어린 아들,

제목과 그림이 너무 찰떡이네 싶지요.

뒷표지까지 펼쳐서보면, 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노오란 빛이 그대로 드러나 빛의 화가, 태양의 화가 반 고흐가 저절로 떠오르지요.


한국의 이명환 작가의 그림과 중국의 다이윈 작가의 글이 합쳐진 한중 합작 그림책 프로젝트라는 것도 신선했습니다.


이 책의 글작가는 다이윈이라는 중국 작가로

몇년 전 우연히 <중국의 반고흐>라는 다큐멘터리를 본 자오샤오융의 이야기를 글로 썼습니다.

명화를 똑같이 따라 그리는 화공들이 모여 사는 마을과 화공들의 삶을 보여주는 다큐였지요.

다이윈은 이 마을에 가서 이 책에 나오는 아빠 자오샤오융을 직접 만났는데,

그가 고흐의 작품을 응시하며 "달라. 달라..."라고 중얼거리던 모습이 인상깊었다고 해요.

고흐의 그림을 수십만번 따라 그리던 자오샤오융이 네덜란드로 가서 고흐의 원화를 본 후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며 진정한 예술가로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전 <나의 아빠 반 고흐>라는 제목과 이명환 작가 그림이라는 걸 듣고는,

<미장이>였던 이명환 작가의 아버지의 이야기와 맞닿는 점이 있을까 궁금했었어요.

미장일을 하는 아버지를 기술자로 보기보다 예술가로 다시 보는 시선이 담겨있을 것 같았거든요.

책을 보다보니, 자신이 하는 일에서 진정한 창조와 예술가로의 삶을 선택한 자오샤오융과 자신의 일에서 자신만의 미적, 예술적인 관점을 담아 일하는 여러 직업의 사람들이 묘하게 겹쳐보였습니다. 인테리어, 도배, 미장은 물론 우리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어떤 미술활동과 연계할 때, 검색으로 아이디어를 얻지만 그대로 따라하지 않고, 결국 자신이 담고 싶은 것을 담아 변형시켜 자기만의 수업을 전달하는 것처럼, 사실 우리는 많은 부분에 예술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


AI가 아무리 지브리풍, 고흐풍 그림을 멋있게 만들어준다해도, 그것은 생성물이기에 '예술'이라 부를 수 없지요. '예술'이 가진 특성은 '창조성'이니, 명화 모사에서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가는 아빠의 변화는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아들이 고흐의 그림을 따라 그리는 화공인 아빠 이야기를 하는데,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의 시선이 따뜻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더 몽글몽글했어요.

초등정도 되었을까 싶은 아이에게 아빠가 저렇게 멋지게 생각하는데 너무 예쁘고 좋았지요.

마을에서 반 고흐의 그림을 그림을 가장 잘 모사하는 아빠,

직접 반 고흐의 그림을 보고 난 후 진짜 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아빠,

이런 아빠를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은, 아마 이 아이는 사춘기가 되고 어른이 되어도 아빠를 존경하지 않을까 상상하게 됩니다. (제가 사춘기 아이를 키우며 아이에게 부모는 어떤 존재인가를 한참 살피고 있어서 그런지, 아이가 아빠를 보는 시선을 유심히 보게 되네요^^;;;)

부모가 보여주는 세상에서 자기 스스로 보는 세상을 살기위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을 때, 진짜 자기 그림을 그리고 자기가 보는 세상을 찾은 아빠의 모습에서 인간이 성장해가는 모습이 보여 왠지 뭉클하기도 했어요.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반 고흐의 그림들이 나와서 그림보는 재미가 쏠쏠한 책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딱 맞을 것 같아요.

면지부터 내용 한장한장이 반고흐의 대표작들이 나와서 순수하게 그림책을 보는 것도 좋고,

반 고흐의 실제 그림과 비교해보며 보기,

고흐의 작품과 삶과 그 이야기를 덧붙여 본다면

이책 한장한장이 한시간짜리 수업이 될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ㅎ


자화상을 아주 많이 그렸던 화가 반고흐,

책의 접지부분을 이용해

고갱과의 불화 이후 귀가 잘린 고흐의 자화상과 반고흐의 실제 그림을 보고 난 후 다름을 되내이는 아빠와 함께 그린 모습에 감탄이 나왔어요. 반 고흐의 변화와 아빠의 변화, 그 안의 고뇌가 들어가있는 시기를 표현한게 놀라웠지요.

지금 내 모습엔 어떤 자화상을 그려야할까 고민해보게 됩니다.

이참에 거울도 쓱 한번 보며 어떻게 나이들어가고 있나 보게도 됩니다.


이야기가 다 끝난 후 서지정보 옆페이지에 자화상이 또 나와요.

좀 더 밝고 짧은 선을 이용해 마치 후광이 비치는 것 같은 젊었던 반고흐의 자화상이지요.

수많은 자화상중에 왜 이 그림을 마지막에 넣었을까.

진짜 자기 그림을 그리며 자기만의 예술을 찾아가는 아빠의 여정이 고흐가 반짝이며 그림을 그리던 때처럼 아빠의 빛나는 예술가의 길을 축복해주는 느낌입니다.


이 책은 여러번 봐야겠어요.

볼 때마다 또 새로운게 보일 것 같아요.

진정 예술가의 길을 찾은 주인공의 아빠처럼

우리도 '나만의 길', '나만의 삶'을 살아가보아요! ^^


--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고,

주관적인 감상을 담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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