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 모두 다르지만, 변함없는 31명의 이야기 밝은미래 그림책 60
엘렌 델포르주 지음, 캉탱 그레방 그림, 권지현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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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 델포르주의 <엄마>에 이은 <아빠>

작가의 이름을 끝까지 다 기억하지 못해도

아주 판형이 크고 31명의 엄마이야기가 있던 책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신간에 이 책이 있는 걸 보고 무척 반가웠지요.

두 책 다 표지는 초록색이 많아요.

편안한 자연을 연상시키는 초록색,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생태계 그 리듬 그대로, 자연의 순리에 쓰윽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보통 책보다 판형이 큰데, 앞표지 뒷표지를 다 펼쳐서 이어서 보면

잠든 아기를 배에 올려 놓은 평안한 아빠의 모습만으로도 뭉클해집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아빠로도 태어나지요.

한 생명의 탄생은 부모도 부모로 태어남을 의미하지요.

그건 인간으로 살며 한층 더 성장하고 깊어질 수 있는 감사한 기회이지요.


면지는 표지의 뜨개질한 숄?의 무늬가 두 페이지를 꽉 채웁니다.

신축성 좋은 뜨갯감은 사알짝 늘어나면서 형태 그대로 감싸주마.

바깥이 추워도 이 안은 따뜻하고 포근하단다~

이런게 아빠의 품이지하고 알려주지요~

글밥이 꽤 많은 편이지만,

한편으로 아빠라는 이름으로 사는 한 사람의 인생과 마음을 이야기하기엔 한없이 짧은 글이기도 하지요.


생김새도, 국적도, 나이도, 직업도, 문화도 다 다르지만,

모든 공통된 이름, <아빠>

낯간지러워서 굳이 얘기하지않아.

난 표현하는게 어색해.

난 그런 거 못해.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어도

부모로서 아이를 지켜보는 그 심정은...

그 마음안에는... 정말 많은 말들이 있습니다.

그 깊은 마음의 바닥부터 윤슬까지 나직히 그 마음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습니다.

나보다 내 마음을 더 잘 알아서 얘기해주는 느낌이랄까요.


나의 마음을 알아주고,

내가 듣고 싶은 마음을 알아주는 책!

부모의 마음을 소리로 읊어준다면 아마도 이 책이지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더 힐링책인것 같아요^^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한다해서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요.

결혼하는 딸에게 "아빠가.... 너를... 어... 그러니까... 드레스가 예쁘구나..."

라며 코를 찡긋하지요.

이제 멋진 어른이 된 딸이 아빠를 꼭 안아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빠에게 대답합니다.

"나도 사랑해요, 아빠."

말이 달라도 그 안에 있는 마음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결혼할 때의 아빠도 떠오르고,

모든 자식의 결혼과 독립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으로

그 사랑과 애잔함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너무 뭉클한 장면들이 많아서,

사실 쉽게 읽지를 못했어요. 책보다 눈물 찔끔찔끔^^;;;


아주아주 개인적으로 마음에 다가온 장면은 

아빠가 아주 어린 아기를 아기띠로 안고 있는 장면이에요.


큰 아이 낳고 조리원 퇴소 후 우리 가족이 첫 외출을 하던 날,

집앞 뉴코아에 가는데,

남편이 저렇게 슬링에 아이를 조심조심 안고,

평소 5분이면 가는데, 혹시나 아이가 놀랠까 싶어 두세배 천천히 걸으며 갔었거든요.

아기라면 질색팔색 하며 슬며시 발로 밀어보내던 그 남자가

막상 아빠가 되니 아기를 안고 어쩔줄몰라하면서도 행복해하는 모습이 참 낯설었지요.

집안 어른들도 '지 새끼는 이쁜가보네.'하며 다들 놀래켰던 남편.

놀랍도록 바뀐 그 남자의 이름은 '아빠'였지요.


이 작은 그림 하나에

아빠로 태어나고, 엄마로 태어났던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이러니 이 책에 반할 수 밖에 없네요^^


** 제이포럼 서평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고,

마음으로 읽고 개인적인 감상으로 글을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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