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6월 4주

언젠가부터 헐리웃에서 줄줄이 쏟아내고 있는 코믹스 기반의 슈퍼히어로 영화들. 이젠 그 수도 꽤나 많아져서, 국내에선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히어로들도 소개되고 있으며, 그 여럿을 한데 묶어 팀을 결성할 프로젝트도 진행중인 지경이다. 처음에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정도만 봤을 때 뭐 슈퍼히어로의 컬러야 뻔한 성조기색-빨강 파랑 아니면 어둠의 검정 정도지... 하고 말았었는데, 이렇게 온갖 히어로들이 늘어나다 보니, 은근히 컬러풀하더란 말이다. 한시대를 풍미한 베*통의 저 유명한 카피를 슈퍼히어로 세계에 갖다붙여도 어울릴 법하다. 이름하여 "United Colors of Superheroes". 각각의 슈퍼히어로들을 컬러별로 묶어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1. 가장 대표적인 슈퍼히어로의 컬러. 미국산이라는 출신을 알려주는 강렬하고도 촌스러운 빨강-파랑 배합의 성조기 컬러 히어로들! 가끔 배경에 성조기가 펄럭거려 주면 완벽한 한 세트를 이루지만, 미국을 좋아하지 않는 외국인에겐 거부감을 줄 수도 있는 게 단점.

슈퍼맨 (DC 코믹스)
스파이더맨 (마블 코믹스)

간혹 놀림의 대상도 되지만 그래도 바뀔 순 없는 영원한 슈퍼히어로 의상의 정석. 파란 쫄쫄이에 빨간 팬티를 덧입어 포인트를 주고, 하늘을 날 때 멋지게 펄럭거려줄 빨간 망토를 장착. 댄디한 슈퍼맨은 머리도 기름발라 단정히 넘겨주신다. 여심을 홀릴 애교머리는 옵션. 

스파이더맨은 무난하게 히어로의 정석 컬러를 쓰지만, 정체성에 어울리게 거미줄 장식을 더해주는 센스. 좀더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기 위해 얼굴까지 슈트를 뒤집어썼는데, 덕분에 강렬한 느낌은 나지만 숨쉬거나 말하기 불편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미국 중산층에서 잘 자란 느낌 폴폴 풍기는 슈퍼맨과 달리 직접 의상을 디자인하고 제작한 스파이더맨은, 영화 2편에서 저렴하게 만든 옷의 불편함을 언급하기도. ㅋㅋ    

 

2. 너무 대놓고 성조기 컬러를 쓰기가 멋적다면, 둘 중에 하나를 주조색으로 내세워보자. 강렬한 붉은색이야 단색으로도 우리의 히어로에게 훌륭한 색깔! 파란색은 단색으로서는 눈에 띄지도 않고 촌스러울 위험이 있으므로 그것을 어떻게 커버하느냐가 관건이 되겠다. 

아이언맨 (마블 코믹스)
데어데블 (마블 코믹스)  

처음엔 이 깡통은 뭐야 하고 비웃었지만 막상 영화속에서 박력있게 날아오르는 모습에는 환호하게 됐던 아이언맨. 돈도 많고 똑똑하고 잘나디 잘난 마초맨 토니 스타크의 이미지와 불을 뿜으며 시원시원하게 기계의 괴력을 내뿜는 아이언맨에게 강렬한 레드만큼 잘 어울리는 컬러가 있을까. 그리고 골드 컬러매치와 조잡한 로고 대신 가슴에서 번쩍번쩍 빛나는 인공심장의 빛으로 고급스러움도 살리고~

한편 같은 레드 계열이지만 하늘로 빵 치솟은 아이언맨과 달리 땅으로 푹 꺼져버린 비운의 히어로 데어데블. 너무 잘난 토니 스타크보다 장애와 아픔을 지닌 매트 머독이 더 인간적이고 멋진 히어로가 될 수도 있었지만, 이 영화는 그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어둠속을 사는 주인공답게 어두운 톤의 붉은 의상을 입지만 매력도 공감대도 잃어버린 영화속에서는 그저 칙칙하게만 보일 뿐... ㅠㅠ  

판타스틱4 (마블 코믹스)
캡틴 아메리카 (마블 코믹스) 

4명으로 이뤄진 팀으로 활동하는 히어로 판타스틱4는 각각의 능력에 따라 몸의 변화에 모두 맞춰줄 수 있는 특별한 슈트를 단복으로 입는다. 똑같은 디자인에 컬러로만 서로를 구분하는 일본산 히어로 파워레인인저와 달리, 각각 개성이 너무 강한 미국산 판타스틱4는 슈트를 푸른색으로 통일했다. 만약 네명이 다 강렬한 레드컬러였다면 시각적으로 피로했을지도 모르니, 튀지않는 푸른색은 굿초이스. 게다가 이들이 과학자 출신임을 생각하면 이지적이고 차분한 이미지에도 푸른색이 어울린다. 웃통을 벗고 불그레한 빛의 바위 피부를 드러내고 다니는 벤과 시뻘겋게 불타올라주는 자니가 있으니 균형도 맞고. 

그리고 이제 조만간 개봉을 앞두고 있는 캡틴 아메리카.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그의 컨셉은 모든 것이 '미국'-그 상징인 '성조기'에 맞춰져 있다. 그럼에도 그를 성조기 컬러로 분류하지 않은 것은, 일단 의상의 주조는 파란색이라서 -_-;; 성조기의 포인트는 그의 상징인 무적의 방패에 집중되어 있다. 평범한 그의 푸른 수트는 방패를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캡틴 아메리카는 슈퍼맨같은 타고난 초능력자도 아니고 토르같은 신도 아닌 연약한 인간에게서 최대한의 능력치를 끌어낸 히어로라서 웬지 정이 간다. ('미국'은 일단 제쳐두고...) 과연 영화가 어떨지 기대해보자.
재미난 점 한가지 더. 캡틴 아메리카를 맡은 배우는 판타스틱4의 불타는 쟈니 역을 맡았던 크리스 에반스다. 경박한 날라리 쟈니와 마블 히어로들의 모임인 어벤저스의 리더인 캡틴이라니, 이미지가 완전 극과 극!!  

 

3. 이번엔 빨강도 파랑도 아닌 제3의 비비드 컬러 - 녹색이다! 웬지 슈퍼 히어로 하면 초록색 쫄쫄이는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패러디 영화였던 <슈퍼히어로(Superhero Movie, 2008)>의 잠자리맨이나 엘프가 먼저 생각나고. 하지만 의외로 초록 히어로도 쏠쏠히 존재하고 있으니...  

 

 

 

 

 

 

 

 

헐크 (마블 코믹스) / 킥애스 (마블 코믹스) / 그린 랜턴 (DC 코믹스)

역시 초록은 전형적인 슈퍼히어로의 색은 아닌 걸까? 프랑켄슈타인 같은 괴물로 변신하는 안티히어로적 속성의 헐크가 바로 초록하면 생각나는 주인공. 하지만 감정의 컨트롤만 잘 해낸다면, 무서운 외모와 달리 본디 착한 박사님인지라 사람들을 위해 괴력을 휘둘러준다. 마블 코믹스 출신 중에는 완벽하지 않아도 이렇게 고뇌와 약점이 있는 히어로들이 종종 있다. 그리고 심지어는 약점 투성이의 히어로답지 않은 히어로조차 존재한다. 슈퍼 히어로광인 찌질한 한 소년이 직접 히어로가 되기로 한다.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불타는 정의감이나 복수심 같은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름 세상에 책임감을 발휘해보겠다며 용기를 낸 평범한 히어로도 분명 히어로다. 그의 이름은 킥애스. 그리고 그가 인터넷으로 구입한 히어로 쫄쫄이의 컬러는 그린!  

정통적인 슈퍼히어로 중에도 그린은 있다. 이름부터 컬러를 전면에 내세운 '그린 랜턴'이다. DC 슈퍼히어로들의 팀인 저스티스 리그의 리더격인 그는 우주를 수호하는 그린 랜턴 군단의 일원으로, 인간이지만 온 우주 최강의 외계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슈퍼히어로 중의 히어로다. 그의 상징인 색깔 '그린'은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를 의미하는 것이며, 맞서야 할 두려움은 '노랑'으로 대표된다. 색깔을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예라고나 할까. 안타깝게도 영화는 내용이 계속 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갈피를 못잡아 그린 랜턴이라는 특별한 히어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하지만 그냥 쫄쫄이가 아니라 인간의 근육 하나하나가 그대로 슈트가 된 듯한 섬세한 표현과 빛나는 녹색 컬러는 인상적이다.  

 

4. 어둠의 검은색-은 주로 어둠속에 활약하는 안티 히어로들의 애용 컬러다. 한눈에 띄진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그 뒤에 강한 힘이 압축되어 있을 것 같은 포스가 느껴지게 된다. 특히 스산한 분위기의 밤에 등장하는 검은 그림자가 등장한다면 더욱 임팩트 있는 효과 가능! 

배트맨 (DC 코믹스)
엑스맨 (마블 코믹스)

블랙 하면 뭐니뭐니 해도 역시 배트맨이다. 배트맨만큼 블랙이 어울리는 히어로가 또 있을까. 그의 속성은 모든 것이 어둠에 맞춰져 있다. 상징은 어둠 속에 날아다니는 박쥐. 악이 들끓는 어둠의 도시 고담에서, 박쥐처럼 그 어둠을 헤치고 악에게 날아드는 더 어둡고 강렬한 정의의 사도! 팀 버튼부터 크리스토퍼 놀란까지, 여러 감독들의 손을 거치며 그때마다 조금씩 서로 다른 스타일의 배트맨들이 시리즈로 이어져 왔지만 전신의 새카맣고 강렬한 검은색과 박쥐의 귀 모양의 머리라는 컨셉만은 불변이다. 배트맨 비긴즈를 시작으로 배트맨의 초기 시절로 회귀하면서부터는, 유일하게 황금빛이 섞여 있던 배트맨의 문장조차 사라지고 더욱 투박하고 어두운 블랙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딱히 어둠 속에서 암약하는 집단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주류 사회에서 소외된 그늘 속에 있는 히어로들에게도 검은색은 어울린다. 바로 돌연변이 능력자들이 뭉친 엑스맨들이다. 사람들에게 외면받고 상처받았으면서도 그것을 스스로 감싸안고, 오히려 인간을 위협하는 또다른 자신들의 동족 돌연변이들에게 맞서는 그들은 어찌 보면 진정한 대인배? 재미있는 건, 최근 개봉한 프리퀄 시리즈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찰스 자비에와 에릭 랜셔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엑스맨의 전신이랄 수 있는 조직(?)의 유니폼은 칠흑같은 블랙이 아니란 사실. 처음으로 희망을 꿈꾸기 시작했던 시절이라 그럴까, 나중에는 사라지게 될 그 밝고 선명한 노란색이 웬지 눈에 밟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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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에이트 - Super 8
영화
평점 :
상영종료


J.J 에이브람스 보다는 스필버그에 가까운 느낌. 그를 좋아한다면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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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드는 아이들과 SF

 

 

 

  

 

 

 

보물 찾는 아이들과 어드벤처 

 

 

  

 

 

 

 

게임 하는 아이들과 환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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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6월 1주

블록버스터의 시즌입니다!
슈퍼 히어로 시리즈가 <토르>에 이어 현재 <엑스맨>의 프리퀄이 개봉했고 앞으로도 <그린 랜턴>과 캡틴 아메리카의 이야기인 <퍼스트 어벤저>까지 줄줄이 대기중이다. 여름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캡틴 잭도 새로운 <캐리비안의 해적>시리즈의 시작을 알렸으며 한국 형민우 작가의 만화가 헐리웃 영화로 재탄생한 <프리스트>와 환타지 위주의 대작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로봇 SF 블록버스터의 위용을 자랑하는 <트랜스포머>, 장대한 시리즈의 대막을 장식할 <해리 포터> 마지막 편까지 곧 만날 수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물론 반드시 극장에서 필관해야 할 웅장한 스케일과 화려한 특수효과가 빵빵 터지는 영상이 최대의 볼거리지만, 이렇게 큰 시리즈를 이끌어갈 주인공급 배우들 역시 초미의 관심사이기 마련. 이미 스타인 경우도 있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와 스타로의 도약을 하는 경우도 있고, 혜성같이 등장한 무명의 신인이기도 한 여러 블록버스터 배우들을 한번 훑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캐리비안의 해적> 잭 스패로우 역 / 조니 뎁  

요즘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블록버스터, <캐리비안의 해적>시리즈의 조니 뎁. 그는 잭 스패로우 이전에도 이미 대표적인 유명 인기 배우였다. 하지만 그의 필모그라피를 잘 살펴보면 <가위손>같은 흥행작을 빼면 그는 대체로 주류라고는 할 수 없는 작품들에 출연해왔으며, 그 <가위손>조차 포함하여 대체로 강렬하고 독특한 개성을 표출하는 캐릭터들을 연기해왔다. 그에게 따라붙는 유명한 수식어 중 하나도 기괴한 상상력으로 유명한 '팀 버튼 감독의 페르소나' 아닌가. 조니 뎁은 완전한 메이저급 흥행배우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의 인기는 그의 마이너한 취향을 사랑하는 매니아층과 '조니 뎁'이라는 배우 자체의 히피스러운 매력을 사랑하는 팬들로부터 나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생각지도 못한 블록버스터의 주연으로 나오더니 엄청난 흥행과 함께 헐리웃에서 톱을 달리는 스타가 되어버렸다. 무엇보다도 의미있는 점은, 무려 '디즈니표' 주류 블록버스터에서 조니 뎁 특유의 개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전보다 더 폭넓은 사랑을 얻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간 일관되게 갈고닦아 온 그의 비주류 연기 내공이 이렇게 주류 속에서도 조화를 이루며 오히려 독보적인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이 아닐까.  

 

그럼 이번에는 저 유명한 '잭 스패로우' 이외에 조니 뎁의 색다른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를 한번 소개해볼까. <비포 나잇 폴스>의 주인공은 조니 뎁이 아니다. 우리나라 포스터에서는 떡하니 조니 뎁이 나와 있지만, 이 영화는 사실 하비에르 바르뎀에 의한, 하비에르 바르뎀을 위한, 하비에르 바르뎀의 영화다. 조니 뎁은 까메오 출연을 하는데, 그럼에도 이 영화를 꼽은 이유는 그가 여기서 맡은 1인 2역의 두 캐릭터가 모두 굉장히 강렬하기 때문이다. 그 하나는 감옥 안의 우상인 여장남자 '봉봉'으로 잠깐이지만 걸음걸이 하나만으로도 교태넘치는 그가 깜짝 재미를 준다. 그보다 더욱 압권인 연기는 바로 동성애자인 주인공을 혐오하며 유린하는 '빅터 중령'으로, 역대 조니 뎁의 연기 중 가장 소름끼치는 마초 변태 연기의 진수를 볼 수 있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찰스 자비에(프로페서 X) 역 / 제임스 맥어보이
에릭 랜셔(매그니토) 역 / 마이클 패스벤더

이제 <캐리비안의 해적>의 바통을 이어받아 흥행몰이 중인 블록버스터, 휴 잭맨, 할리 베리 등의 쟁쟁한 배우들을 모두 스타로 만든 <엑스맨>시리즈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이다. <엑스맨>시리즈의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본편의 가장 중요한 두 축을 형성하는 핵심인물인 프로페서 X와 매그니토의 젊은 시절 이야기이자, 동시에 본편의 세계관이 형성되게 되는 원인과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어찌보면 엑스맨의 주인공이었던 울버린의 과거를 보여주었던 프리퀄 <울버린>이 더 외전처럼 느껴질 정도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시리즈의 내용상으로도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그만큼 더 흥미진진하다. 서로 대립하면서도 단순히 적대하기 보다는 서로를 인정하고 의견의 차이를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여 인상깊었던 두 리더의 청년시절을 맡은 것은 제임스 맥어보이와 마이클 패스벤더. 일단 외견상으로도 본편의 두 중견배우가 구축해놓은 이미지에 잘 어울리며, 무엇보다도 둘 다 스타는 아닐지라도 꾸준히 자신만의 필모를 쌓아올려 온 배우라는 점에서 신뢰감이 간다. 그리고 그 신뢰에 부응하듯 둘은 본편에서는 볼 수 없는 '찰스'와 '에릭'으로서의 젊은 시절의 개성과 우리가 익히 아는 그 '프로페서'와 '매그니토'로서의 특징을 훌륭히 하나로 이어주고 있다. 아마도 이 프리퀄을 보고 다시 본편을 본다면 점잖고 고결하여 감히 범접하기 어렵기만 하던 프로페서에도 치기어린 시절이 있었음을, 냉혈하고 무자비해 보이는 매그니토에게서는 그가 이렇게 독해지기 전에 가슴아픈 일을 겪은 청년이었음을 떠올리며 더욱 깊이있는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제임스 맥어보이는 <어톤먼트>, <원티드> 등으로 이제는 제법 인지도가 높아진 배우. 알려진 몇몇 유명한 작품 외에도 사실 그는 그다지 비중이 없는 조연부터 주연까지 여러가지 역을 쉬지않고 맡으며 차근차근 성장해왔기에 이미 작품수가 상당하다. 그중에서 맥어보이가 얼굴과 손가락 2개를 제외하곤 모두 마비된 장애인으로 출연한 <인사이드 아임 댄싱>은 작품 자체와 배우 모두 무척 특별했던 영화이다. 장애에 갇혔지만 누구보다 자립과 자유를 원했고 그것을 실현했던 '로리'를 꼭 만나보시길. 그리고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 나니아 시리즈 첫번째 이야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서 꼬마 루시가 처음 만난 나니아의 친구 미스터 툼누스가 바로 제임스 맥어보이였단 사실. 이제는 과연 다시 그런 순진무구하고 귀여운 역을 할 수 있을지... ㅎㅎㅎ 

 

마이클 패스벤더는 맥어보이 보다 아직은 좀더 인지도상 갈길이 남은 배우였는데, 아마도 이번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로 누구보다 멋지고 강렬하게 뇌리에 남게 되지 않을까 싶다. 매그니토도 그렇고, 그는 지금까지 주로 강하고 남자다운 이미지의 역할들을 맡아왔다. 그런 그의 필모에서 눈에 띄는 고전적인 시대극 하나. 바로 얼마전에 개봉했던 미아 와시코우스카 주연의 <제인 에어>이다. 그는 거칠지만 열정적이고 속은 따뜻한 제인의 영원한 사랑 '로체스터'를 맡았다. 그간 영화속 로체스터들이 어딘가 로체스터라기에 부족한 부분들이 보였던 데 비해, 그는 원작 소설에 무척 근접한 이미지를 구현해낸다. 그리고 또한 역대 로체스터 중 가장 잘생겼다는 평을 듣기도. ㅎㅎㅎ 앞으로도 시대극 포함 더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연기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프리스트> 프리스트 역 / 폴 베타니

개봉을 앞두고 있는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나 형민우 작가의 만화 <프리스트>를 원작으로 한 것이기에 더욱 기대와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여러 모로 SF적으로 각색했다고도 하고, 실제로 포스터 이미지나 공개된 자료들을 보아도 엄청난 각색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어둡고도 심오했던 원작의 매력보다는 헐리웃의 자본이 들어간 오락성 위주의 전형적인 블록버스터로 탈바꿈했으리라고는 예측된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는 폴 베타니. 이름만 들어서는 누구?? 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얼굴을 보면 아마 낯익은 배우일 것이다. 그는 <기사 윌리엄>에서 나체로 휘적휘적 걸으며 충격적인 등장을 했던 제프리 초서, <뷰티풀 마인드>에서 주인공의 망상의 산물이었던 가상친구 찰스, <다빈치 코드>에서는 알비노의 섬뜩한 암살자 사일러스 등, 주로 강렬한 조연으로 인상을 남겨왔다. 개인적으론 그가 주인공이라면 헐리웃 블록버스터화된 <프리스트>가 아니라 원작 <프리스트>에도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그의 최초 블록버스터 주연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원작이란 점도 있고 하니, 부디 원작과 별개의 작품이 될 지언정 오락물로서라도 괜찮은 영화이기를 바랄 뿐이다... 

 

폴 베타니의 주연작 중 가장 잘 알려진 영화일 <윔블던>.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폴 베타니도 상당히 강한 개성을 자랑하는 역할들을 맡아온 배우이다. 그래서 이미지가 무섭고 센 편이었는데, 그런 그의 완전 의외의 귀여운 면모를 볼 수 있는 영화가 바로 <윔블던>이다. 한때 반짝 전성기를 지나 지금은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은퇴 직전의 테니스 선수지만 늘상 밝고 명랑한 성격이 보는 사람도 유쾌하게 만들어준다. 참고로... 앞서 소개한 제임스 맥어보이가 폴 베타니의 찌질하고 철없는 동생으로 출연하여 잔재미를 주고고 있기도 하다. 두 배우의 색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일석 이조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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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5월 2주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가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이라면, 애니메이션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특히나 그림으로 그려진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더욱 생생한 감정과 살아있는 느낌을 불어넣는 가장 큰 공신은 바로 목소리 연기. 그리고 유명 극장판 애니메이션들에서는 유명한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서, 우리가 잘 아는 그 배우의 목소리로 전혀 다른 또하나의 캐릭터를 느껴볼 수 있는 재미를 주곤 한다. 우리가 익히 아는 헐리웃산 - 디즈니나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들은 아예 처음부터 목소리를 맡을 배우를 정해놓고 그 이미지에 맞춰 캐릭터가 정해진다. 일례로, <슈렉>의 장화신은 고양이도 처음에는 지금과같은 이미지가 아니었다가,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목소리를 맡으면서 그의 조로 이미지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그러니 자연히 캐릭터와 배우의 싱크로율이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조합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반대로 이미 만들어져 있는 캐릭터의 목소리를 누가 맡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이미지를 보는 느낌 또한 재미있다. 애니메이션의 왕국으로서 엄청나게 크고 인기도 많은 성우시장을 갖춘 일본에서도,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는 스타마케팅의 일환으로 종종 유명 배우들이 더빙을 맡는데, 이번에 한국에도 개봉한 애니메이션 <레드라인>에는 무려 기무라 타쿠야와 아오이 유우라는 국내에서도 최고의 인지도를 지닌 두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레드라인 (2010)

감독 : 코이케 타케시
출연 : 기무라 타쿠야, 아오이 유우, 아사노 타다노부

포스터에서부터 벌써 강렬한 느낌이 오는 이 애니메이션. '스타일리시 하드코어 레이싱'이라는 문구가 절대 빈말이 아닐 거라는 느낌이 벌써부터 팍팍. CG만 썼지 차라리 손으로 그린 80년대 셀애니메이션의 움직임만도 못한 엉성한 연출로 실망감을 주는 그렇고 그런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쟁쟁한 스탭들이 모여 무려 7년 동안 10만장의 원화를 만들어 고전적인 방식으로 만든 대작으로, 일본 특유의 극한의 화려하고 디테일한 작화를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극한의 스피드를 추구하며 엄청난 비주얼처럼 허세도 있지만 알맹이는 순정남인 주인공 JP의 목소리는 바로 기무라 타쿠야. 마치 원래 JP인 양, 그 복고풍 리전트 머리에도 잘 어울리는 약간의 기름기 머금은 목소리와 연기. 그리고 그의 순정의 대상 소노시 역의 아오이 유우와 친구 프리스비 역의 아사노 타다노부 역시 성우들 못지 않은 연기를 선보인다. 일본의 내놓으라는 쟁쟁한 배우들인 만큼 실망을 안겨주지 않는 이들의 연기를 듣는 재미 또한 놓쳐서는 안될 것!  
 
그런데 아사노 타다노부를 제외한 두 주연 배우들은, 이미 애니메이션의 더빙 경력이 있으신 분들이다. 역시 괜히 그렇게 착 감기는 연기가 나오는 게 아니었다는 말씀.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 기무라 타쿠야, 바이쇼 치에코

바로 기무라 타쿠야의 첫번째 애니메이션 더빙작은 그 유명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었다. 항상 순수한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만을 그리던 미야자키의 애니메이션에서는 최초로 매력 만점의 꽃청년이 나오신데다 그 목소리가 기무라 타쿠야였으니... 당시 그의 캐스팅 소식에 한국에서도 수많은 팬들이 그의 목소리를 들으러 극장으로 몰려갔었더랬다. 무엇보다도 호청년이지만 어린애같은 귀여움도 지닌 하울과 기무라 타쿠야가 쌓아온 잘 생겼지만 어딘가 허당스러운 친근함이 있던 이미지가 무척 잘 어울렸기에 그의 연기가 더욱 호평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또 주인공이라곤 해도 사실 비중이 아주 크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야말로 기무라 타쿠야의 목소리 연기의 맛뵈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의 목소리 연기 데뷔작으로는 아주 적절한 캐스팅으로 작품과 배우 둘 다 윈윈할 수 있었던 작품.   
 
철콘 근크리트 (2006)

감독 : 마이클 아리아스
출연 : 니노미야 카즈나리, 아오이 유우, 이세야 유스케

아오이 유우가 언제 애니메이션 더빙을 했냐고 물으신다면, 바로 이 작품 <철콘 근크리트>를 꼭 보시라. <하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출연진의 이름을 보면 '아라시'의 니노미야 카즈나리를 비롯해 연기파 배우 이세야 유스케, 각본, 감독, 연기 모든 걸 다 하는 만능인 쿠도 칸쿠로 등 출연진은 <레드라인> 못지 않게 쟁쟁하다. 마츠모토 타이요의 원작 만화를 <애니 매트릭스>의 프로듀서 마이클 아리아스가 애니메이션화 한 작품이다. 홈리스와 야쿠자들이 모여 사는 '지옥의 거리' 다카라쵸에서, 하늘을 날듯이 온 거리를 헤집고 돌아다니는 악동 쿠로와 시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오이 유우는 개구쟁이지만 순진무구하기 그지없는 귀여운 시로의 목소리를 어찌나 완벽히 연기하던지, 간혹 아오이 유우를 그저 청순하기만 한 배우로만 알고있었다면 능청스럽게 꼬마를 연기하는 아오이 유우의 색다른 모습을 보는 느낌이 색다를 것이다. 또 그 외에도 내면에 있던 어둠이 깨어나던 쿠로를 연기한 니노미야나 한번 발을 들였던 어둠에서 더 큰 어둠의 덫에 잡혀버린 지치고 가련한 영혼의 어른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 또한 무척 인상깊다. 
 
 
+ 이왕 목소리 연기 이야기를 한 김에, 한가지 더, 너무나 기대되는 배우들의 더빙 소식.

빨간 모자의 진실 (2005)

감독
: 코리 에드워즈
출연 : 강혜정, 김수미, 노홍철, 임하룡

그저 그런 스타마케팅이 절대 아니다! 물론 성우들이 아닌 유명 배우들을 모셨지만, 우리나라에서 캐릭터를 미리 정하고 만든 더빙도 아니건만, 원판보다도 더 완벽한 싱크로율로 진정한 더빙판의 재미를 주었던 그 애니메이션! (거창하다... 하지만 거창하게 말해도 괜찮아~ㅋㅋ)

그 <빨간 모자의 진실>의 속편이 곧 개봉을 앞두고 있다. 속편도 꼭 1편과 같은 캐스팅으로 더빙해줘야 할텐데... 하고 있었는데 일부 바뀌긴 했지만 다행히 욕쟁이 할머니와 속사포 떠벌이 다람쥐는 김수미 & 노홍철 캐스팅이 유지되었다~~~!!!   
빨간 모자의 진실 2 (2011)

감독 : 마이크 디사
출연 : 이시영, 김수미, 노홍철, 박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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