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7월 1주
92년생 배우 특집
프레디 하이모어 <아더와 미니모이2: 셀레니아 공주 구출작전>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찰리와 <어거스트 러쉬>의 어거스트로 맑고 순수한 미소의 아역으로 기억에 남아있는 프레디 하이모어가 돌아왔다.
2006년에 처음 땅속 미니모이들의 세계에서 모험을 펼치며 악당 말타자드의 감옥에 갇혀있던 할아버지를 구해냈던 10살 소년 아더는 열 번째 보름달이 뜨는 날 그를 위한 파티를 열기로 한 미니모이들과의 약속을 가슴에 품고 있다. 그러나 부모님에게 끌려 시골집을 떠나야 하게 된 그 때, 미니모이 친구들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메세지를 받게 되고, 다시 한번 미니모이로 변신한 아더는 돌아온 악당 말타자드에 맞서 판타스틱한 모험을 시작한다.
3부작으로 기획된 미니모이 시리즈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하여 환상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아더가 미니모이로 변신한 후에는 거의 애니메이션이긴 하지만. 어쨌든 단지 어린이용 동화라고만 치부하기에는 뤽 베송이 만들어내는 모험극은 단순하지만 흥미진진하다.
또한 이 시리즈의 매력 중 하나는 2004년 <네버랜드를 찾아서> 이래 대체로 통통 튀는 귀여움 보다는 또래에 비해 차분하고 섬세한 연기를 보여온 프레디 하이모어의 발랄한 소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비록 미니모이가 되고 나면 목소리 연기만을 듣긴 해야 하지만...)
그런데... 응? 92년생인 프레디도 이제는 10대 후반. 소년이라기 보단 청년에 가까워지고 있는 나이인데, 2009년 개봉하는 이 영화에서는 다시 앳된 소년의 모습이다. 왜냐하면 쑥쑥 자라나는 아역배우를 고려한 뤽 베송 감독이 실사 부분을 미리 찍어두었기 때문이다. 그런 고로 아직 여리여리하던 소년 프레디를 떠나보낼 준비가 안된 분들은 이어질 미니모이 3편까지는 소년 프레디를 만날 기회가 남아있는 것이다!
테일러 로트너 <이클립스>
이번엔 또다른 풋풋한 92년생이 등장하는 신작. 꽃미남 뱀파이어 열풍의 선두에 서 있는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제3편 <이클립스>이다.
뱀파이어 환타지의 옷을 입고 있지만 실상 이 시리즈의 핵심은 하이틴 로맨스. 주인공들의 신분은 고딩이다. (100살 넘은 뱀파이어라도 현실세계에선 고딩으로 위장하고 있다.) 그러니 92년생이 캐스팅된다 해도 놀랄 건 없지. 그럼 누가 92년생? 바로 뱀파이어에 홀딱 빠진 여자를 짝사랑하느라 맘고생하는 제이콥 역의 테일러 로트너이다.
시리즈 2편인 <뉴문>에서 제이콥은 늑대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자각하면서부터는 머리도 짧게 자르고 식스팩 자랑하듯 웃통벗고 뜀박질을 하며 본격 남성미 어필을 시작했다.
하지만 몸만 보면 이 아이가 프레디 하이모어와 동갑이란 사실이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지만 얼굴을 잘 보면 아직 어린 구석이 남아 있다. 마침 극중에서도 여주인공 벨라보다 연하로 등장하기 때문에, 제이콥은 카리스마 눈빛 이글이글 불태우는 뱀파이어님에 비하면 훨씬 귀염성 있고 편하게 기대기 좋은 친근한 이미지이다. 여주인공 벨라를 지켜주겠다며 믿음직하게 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소 치기어린 소년다운 모습 또한 지니고 있다. 이렇게 소년과 청년 사이에서 나오는 모순되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매력은 실제로도 딱 그러한 과도기에 있는 테일러 로트너 덕에 배가되는 듯 하다.
<트와일라잇> 때만 해도 아직 소년이던 제이콥은 <뉴문>에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사나이답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1편에 비해 급 연약해지면서 매력을 대폭 상실한 주인공에 비해 당당히 삼각관계의 대열을 형성하게 된 제이콥이 훨씬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캐릭터였다. 보라. 당당히 포스터에서도 메인급을 차지하게 된 저 위용을.
박은빈 <고사2: 교생실습>
우리나라 영화 중에서도 92년생의 활약이 기대되는 신작이 개봉 대기중이다. <여고괴담> 이래 신인급 어린 여배우들의 활약의 장이 되고 있는 공포영화 장르 - 저예산으로 좋은 흥행을 기록해 화제가 되었던 <고사>의 두번째 시리즈가 만들어졌다. 시트콤 하나로 인생역전 스타가 되어버린 황정음과 윤시윤의 출연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지만,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배우는 바로 학교 배경의 공포물에 절대 빠져선 안될 가장 중요한 '여고생' 주인공을 맡은 박은빈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일찌감치 꼬꼬마 시절부터 온갖 드라마와 영화에서 연기경력을 쌓아온 아역 출신의 박은빈이 사람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시작한 것은 <태왕사신기>에서 문소리의 아역을 연기하면서부터이다. 꼭 다문 입이 새침하면서도, 자유롭고 행복한 동생에 비해 억눌려 있는 듯한 무표정함이 오히려 안쓰럽던 이쁘장한 소녀로 기억된다. 그 기억 때문에 모 케이블 방송의 10대 타겟 음악방송에서 너무나도 또랑또랑하고 발랄함의 극치로 진행을 하던 아이가 동일인물이었음을 몰라보기도 했지만;;
어린애라고만 생각했는데 2009년에는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훌쩍 큰 유승호의 상대역으로 다시한번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에는 드디어 누구의 아역, 누구의 상대역을 벗어나 자신의 실제 나이와도 같은 여고생 캐릭터로 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하니 과연 어떤 연기를 보여줄 지 기대가 된다.
덤으로, 이 영화에서 박은빈과 함께 주연을 맡은 티아라의 지연은 얼마 전 드라마 <공부의 신>에서 유승호와 함께 연기를 했었으니... 어째 다들 유승호와 인연이 있는 여자아이들이 모였구나.
그나저나 몇년 전만 해도 훈훈하게 자라다오 리스트에 오르던 아역들은 어느새 다 커서 성인연기를 시작했고 - 바로 얼마전 <싱글맨>에 나온 니콜라스 홀트라든가 - 이젠 어느새 92년생들이 어른의 문턱에서 발돋움을 하고 있고 그들이 지나온 자리는 또다른 아이들이 채우고 있으니... 세월이 참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