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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조이풀하게!
박산호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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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조이풀하게

고등학생 조이와 영화평론가 엄마는 서울을 떠나 무천시로 이사 온다. 조이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이사 온 첫날 놀이터에서 만난 별이를 남몰래 짝사랑 하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터놓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친화부장 수현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마당 공사를 하고, 별이 삼촌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시장에서 김태현 의원과 이훈보좌관을 마주치는 등, 엄마와 조이는 무천시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오늘도 조이풀하게”는 주인공 조이가 학폭과 회의, 엄마의 부상 등 크고 작은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누구의 딸이 아닌 “한조이”로 우뚝 서게 되는 성장소설이다.

내가 겪게 되는 일상이나, 타인이 행하는 행동을 포함해서 우리가 살면서 마주치는 모든 일에는 이해 할 수 있든, 그렇지 않든 어떤 이유가 꼭 있게 마련이다. 거창하고 원대한 무슨 음모나 원리 같은, 또는 원인과 결과라고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는 그런 여러 가지 이유들 말이다. 우리는 그 이유를 ‘사연’이나 ‘사정’이라고 부른다.

“우리 집이 그렇듯 누구나 말할 수 없는 사연이 하나씩은 있다고 생각하는 엄마” -44p
“어쩌면 엄마에게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한 사정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72p
“사람에겐 저마다 사정이 있는 법이라고 했던 엄마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89p
“아하,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 95p
“별의 말을 듣자, 평소에 엄마가 하던 말이 생각났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사정이 있다는 말.”-182p

고등학생 조이를 통해 들려주는, 조이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조이 엄마의 삶의 자세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 한다. 나아가 박산호작가가 소설을 통해 독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 역시 ‘누구에게나 저마다 자기만의 사정이 있다’는 말이 아니었을까 한다. 에필로그에서 그는 다름과 차별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한다.

소설의 매력은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현실에서 만나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책속에서 만나면서 마음의 대화를 나누고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해 보라는 박산호 작가의 당부처럼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조이도 되어보고, 조이 엄마 한정연이 되어보기도 했다. 수현이나 수현이 엄마가 되기도, 또 별이가 되기도 했다. 내가 차별 받았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또 그런 고난을 헤쳐나간 경험도 되새겨 본다. 살면서 누구에게나 생기는 자기만의 사정을 견디고, 지나 갈수 있는 힘은 ‘이 세상에 내편이 있다’는 든든함 이라고 생각한다. 조이에게는 엄마와 별이가 그런 존재가 되었다. 박산호 작가는 자신이 겪었던 차별을 조이의 성장을 통해 위로받았다고 고백했는데, 아마 그녀는 이 소설을 쓰면서 “내 편”을 발견하지 않았을까 싶다.

책장을 덮으며, 나는 누구에게 “내 편”이 되어 주었는지, 또 나의 “내 편”은 누구인지 생각해보니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요즘 이상하게 청소년 성장소설이 재미있는 나는 아직도 더 성장해야 하나보다.

“책키라웃과 책이라는 신화에서 도서를 선물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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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정신력 - 행복을 도둑맞은 시대, 마음의 면역력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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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도둑맞은 시대 마음의 면역력을 찾는법˝ 이라구요? 양심을 도둑맞은 출판사에 대한 실망을 찾아오는 법은 어디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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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숲속에 숨고 싶을 때가 있다
김영희 지음 / 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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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색 표지가 내 눈에 불을 켜준듯 탄성을 지르게 했다. 어릴 때부터 나는 노랑색을 좋아했다. 노랑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질투심이 많다고, 노랑은 질투의 색이라고들 한다. 내가 노랑색을 좋아해서 질투심이 많은 게 아니라 질투심이 많아서 노랑색을 좋아하는 건가? 뭐 아무렴 어때, 이쁜 걸. 남이 가진 것이 부럽거나 탐나지는 않지만 갖고 싶은 것은 꼭 가져야 직성이 풀렸다. 질투심의 일종이라고 해도 괜찮다. 나는 그런 나도 좋으니까. 내 손에 꼭 쥐고 싶은 노랑색의 책을 만났다.

잘 익은 모과 같다. 달큼하고 시큼한 모과 향이 난다. 책 안에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것들이 들어있다. 가끔은 숲속에 숨고 싶을 때가 있다니까 숲 얘기겠거니 생각한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에세이에 이런 삽화라니... 신선하고 새롭다. 동화책 같은 삽화가 나를 또 홀린다.

도시의 길이나 건물은 못 찾아가는 길치지만, 한 번 가 본 숲길은 절대 잃어버리지 않는 그녀는 숲속 내비게이션이다. 나무와 풀 바위를 이정표 삼아 길을 찾는 그녀와 숲길을 걸어보고 싶다. 그녀는 인생의 지표도 나무, 풀, 바위에 두고 살고 있지 않을까? 다음에 만나면 꼭 물어봐야지.

"숲속에서 비목나무는 특별하지도 않은 흔한 나무이다. 그러나 내가 비목나무를 모를 때 이 숲에 비목나무는 단 한 그루 도 없었다." - 가끔은 숲속에 숨고 싶을 때가 있다, 김영희, 달출판사,50쪽-

알게 되어야 비로소 존재의 의미가 생기는 것들. 삶도 그런 것 아닐까?

#가끔은숲속에숨고싶을때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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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문장들 쓰는 존재 4
림태주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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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듣고 우는 적이 가끔 있다. 책을 읽다가, 때로는 어떤 날을 생각을 하다가 왈칵 눈물이 솟구쳐서 울고 나면 세수를 해도 티가 나는 빨간 눈이 되고 만다. 그 이유가 노래나 책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 사람을 생각하면 나는 늘 그런식이다. 내가 가을을 심하게 타는 것은 그 때문이다. 나의 삶을 통틀어 이 모든 그리움의 시작도 끝도 이유도 그 사람 때문이다. 하동균의 그녀를 사랑해줘요 라는 노래를 100번을 더 듣어도 들을 때마다 우는 것도 다 그 사람 때문이다.

내가.
여기서.
여태.
이렇게 그리움속을 헤매고 있다는 사실도 잊었을거다. 아니 어쩌면 나라는 존재 자체도 벌써 까맣게 잊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참 섧다.

[그리움의 문장들 ㅡ림태주 지음.행성.B]

그리움은 아지랭이다.
그리움은 피고 진 벚꽃이다.
그리움은 엄마냄새다.
그리움은 눈물이다.

나에게 그리움은 눈물이다. 그저 그리운 그를 떠올리기만 해도 생각보다 눈물이 먼저 나온다. 이제는 만날 수 없어서, 다시 볼 수 없어서, 보고싶다 말할 수 없어서, 만질 수 없어서 그리운 그 사람.

'그래서 누군가를 미치도록 그리워해 본 사람들은 안다.'(23p)

그리움, 그립다, 그리워요 라는 말들을 소리내어 말해보자. 입안 어딘가에서 맴도는 부드럽고 말랑한 ㄹ의 느낌. 마음까지 몽글몽글 해져서 내 마음이 아직 말랑하구나? 하는 느낌. 우리는 살면서 가끔 누군가를 , 무언가를, 어딘가를 그리워해봤을거다.

'그리워 할 수 있다는 건 살아 있다는 것이다.'(12p)

[그리움의 문장들] 을 쓴 림태주라는 사람은 아마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리움으로 꽉 찬 사람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글을 쓸 수 없다. 한 줄 한 줄, 한 장 한 장 그립지 않은 글이 없다.

'그 사람에게서 푸르스름한 그리움의 냄새가 난다.'(35p)

그가 지어낸 이 미친 그리움, 그토록 붉은 사랑, 관계의 물리학 역시 제목만 달랐지 촌스럽게 제목을 붙인다면 그리움의 모음집1. 2. 3이라고 지어도 무방하다. 새로 지은 [그리움의 문장들] 은 그리움의 사전, 완결판, 총합본 이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로 온통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에필로그에 '그리움은 내가 해석한 문학이고 예술이다. 그리움은 나에게 우산이고 모자이고 문장이었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삶의 화두가 있고 숙제가 있고 이유가 있다. 그리움이 나의 이유다. 내가 떠난 뒤에도 그리움이 남아서 나를 그리워 했으면 좋겠다. 물론 지금은 내가 그리워해야 할 것들에 대하여 그리운 삶에 대하여 게으르지 않겠다. 내가 나를 몹시 그리워하는 수요일이 있듯이 당신에게도 당신을 그리워하는 요일이 있기를 바란다. 당신의 뒤를 부탁할 그리움 하나가 인생에 있기를 바란다.' 라고 맺고 있다.

그의 일생, 그의 글, 그의 문장들은 모두 모아서 딱 한마디로 줄인다면 아마 "그리움"이라는 단어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이 책은 그의 인생책이 될테고, 나에게도 인생책이 될 것이며
당신에게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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