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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광인의 이야기 - 칼릴 지브란이 들려주는 우화와 시
칼릴 지브란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어느 광인의 이야기>
칼릴 지브란 지음.
권루시안 옮김.
진선books
미치고 나서야 비로소 자유로운 사람.
미치기 전에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인지...
한 개인의 예술성을 세상에 드러내는 여러가지 방법 중 그림그리는 일과 글을 쓰는 일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 칼릴 지브란.
이성과 감성으로 뭉쳐진 인간의 모습 중, 감성에 더 무게를 두는 사람.
그대의 이성과 나의 감성이 만나는 지점은 어디인지? 를 살펴봐야할 계기를 준 사람.
칼릴 지브란의 책 <어느 광인의 이야기>표지에는하늘을 보며 어디론가로 향하는 사람과 그 무리들이 보이는 그림이 실려 있는데요.
그림에 등장하는사람은 여럿이지만 오직 한 사람의 희망과 혼돈을 나타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미쳐서 자유로워지고, 자유로워짐으로써 고독을 품게되고, 이해받는 것으로부터 안전하게 벗어나는 길,
그래요, 이해받기를 원하는 것에서부터 자유가 구속되는 것이지요.
나를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인정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미 구속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니까요.
사람살이에 있어서 이해받는 기쁨이 크고 그 이해를 통해 성장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이미 구속이니 떨쳐내고 자유로워라'
라는 그의 시어들에 흠칫 하게 됩니다.
사람이 사람을 품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존재인 사람을 품은 그림들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 책에는 그의 그림이 세 점이 실려 있는데요. 모두 사람의 모습이에요.
저자가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천착한 느낌이 전해져옵니다.
<더 넓은 바다>라는 작품의 등장인물을 볼까요?
소금 뿌리는 염세주의자, 설탕 뿌리는 낙천주의자, 죽은 고기 놓아주는 박애주의자,
모래 위에 금긋는 신비주의자, 물거품을 떠담는 이상주의자, 귀에 조가비를 대고 소리를 듣는 현실주의자,
머리를 모래 속에 쳐박고 있는 결벽주의자까지.
이 모든 존재들의 피해서 오롯하게 멱감을 수 있는 곳을 찾는 칼릴과 칼릴의 영혼.
대체 어디에서 멱을 감을 수 있게 될까요?
아직도 삼나무숲이 남아있는 레바논, 베이루트북동쪽 60km 정도의 산중턱.(지리산 노고단 정도의 해발고도)
칼릴의 어린 시절을 지켜본 곳이고, 그가 죽을 때까지 그리워했던 곳이나 그의 글의 힘이 되어주었던 곳.
그의 글의 나무와 바다와 풀잎들에 대한 이야기에는 이곳에서의 체험이 바탕이었겠지요?
신성함이 어두운 동굴의 푸르스름한 계곡물처럼 깊이 흐르는 그의 글들에 빠져서
2017년의 가을을 맞이할 일입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네이버카페<북뉴스>를 통해 <진선books>가 제공해주신 도서를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