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아시아 제44호 2017.봄 - 사오싱Ⅱ ShaoxingⅡ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길을 떠났습니다.

꽃을 보려고,

꽃을 만나려고...

긴 겨울을 지나오면서 견뎌온 꽃망울들이

드디어 때를 만나 우르르르 피어나는 봄이 되었으니까요.

겨울을 견딘 앙상한 나무들이 피워낸 꽃들.

검게 마른 나뭇가지 사이사이 동그란 꽃눈에서 피워낸 노란 꽃들.

채도가 낮은 초록색 나뭇가지에서 피워낸 하얀색, 분홍색 향기로운 꽃들이

겨울을 잘 견뎌 낸 것을 스스로 토닥이듯이 펑펑 터트리며 피어납니다.

이른 봄에 피어난 꽃들은 전부 고난의 시간, 인고의 시간을 견뎌온 꽃들이에요.

추위가 혹독할 수록 색은 진하고 향기는 멀리 퍼져갑니다.

책을 만났습니다.

아시아출판 asia 봄 호,

오늘 만났어요.

긴 겨울, 추위를 견디고 피어난 꽃들처럼

긴 세월을 지나며, 강추위같은 어려움을 견디며 작가들이 피워낸 꽃 같은 글들이 실려 있어요.

작가들의 시와 소설들이 종이 위에 글자꽃으로 피어 있어요.

<계간 아시아 44>

 

2016년 심훈 문학상 수상작인

<우리 중에 누군가를>

<가난한 문장에 매달린 부호의 형태에 관하여 >

<전봇대의 구인광고 외 4>이 실려 있는데요.

깜빡하면 시간을 잊고, 지금을 잊고 살기도 하는 나날을 번쩍 일깨워 주는 듯합니다.

"정신차리고 살아라~" 하며 주문을 해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들의 눈높이와 시간을 느낄 수 있었고요.

사회를 향한 문제의식이 살아있고, 현실 문제에 눈감지 않는 자세를 느낄 수 있었어요.

(현실문제에 자주 눈감는 제자신을 반성합니다.)

 

지난해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일본의 군함도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한수산 작가가 쓴 <군함도>를 찾아 읽어봐야겠어요.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을 침략하면서 빚어졌던 수많은 비극들. 그 비극들 안에 위안부 문제와 군함도 이야기가 들어있지요.

제주도에서도 강제징용으로 끌려간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징용으로 일본까지 끌려간 사람도 있지요마는,

제주도 내에선 끌려가서 강제로 비행장 건설에, 해안 동굴 파기 같은 일에 동원되었지요.

그 중에 저희 시아버님도 계셨는데요. 그 당시 제주 대정비행장을 만들었던 사람들도 다 징용으로 끌려간 사람들이었지요.

강제로 사람을 잡아다가 노역을 시키고, 노예처럼 부리고 하던 일본.

그 일본의 얼굴을 우리가 제대로 보긴 하는 걸까요.

군함도, 깊은 굴 속, 바위 아래에 파묻힌 진실을 알고 싶어집니다.

대하소설의 형식 포기하고 명료하게 장편의 형식으로 써낸 작가의 이야기를 곧 읽어봐야겠습니다.

이런 글, 지치지 않고 써주신 작가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드려야겠지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20세기의 일본이 저지른 만행을 잊으면 안되겠지요.

일본은 조선을 이용하고, 대한민국의 정세를 이용해서 자기네 나라만의 번영을 꿈꿉니다만

이웃나라끼리 서로 상생하는 번영이라야 하지요.

<계간 아시아44> 말미에 실린 서평, <제국의 구조>, 가라타니 고진의 책에 관한 이야기엔 눈을 동그랗게 떠봅니다.

제국주의는 문제이지만 <제국>은 추구할 만하다?라는 논의에는 반대의견 있습니다. (오키나와를 독립시키는 건 어떨까요?)

시부문에 실린 황동규시인의 시에 몰두해서 읽어봅니다.

' 아 내가 언제 시의 목표 세운 적이 있었던가?'

우스만 아왕의 시(평화 외 3>

주리나 하산의 시<말들이 하나의 죄가 될 때 외 2>,

다르마위자야의 시<모든 것은당신에게로, 어머니>들은

다른 나라 시인들의 시세계의 맛을 보여주고,

그들 역시 고난의 역사를 써가는 민족의 시인들이라는 걸 알게 합니다.

원래 <계간 아시아>에는 아시아 사람들의 이야기, 작품들이 실려 있는데요.

저는 김인숙의 작품을 읽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지요.

그녀는 중국과 샤오싱과 노신과 아큐 정전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풀어 내는군요.

루쉰과 아큐정전!

제가 어렸을 적엔 노신이라고 불렀지요. 중국의 이야기를 잘 풀어앴다는 소설, 아큐정전.

김인숙작가는 그 소설 속으로 들어가서 중국 샤오싱 거리를 누빕니다.

저도 같이 작가와 나란히 걸으며 샤오싱을 걷는 듯한 느낌에 빠져 듭니다.

책을 읽었습니다.

계간으로 출간되는 <계간 아시아 44>를 만나서

기쁘고도 무겁고도, 진지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네이버 카페<북뉴스>를 통해 출판사<아시아>가 제공해주신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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