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한 때 천사였다>
카린 지에벨 지음.
양영란 옮김.
밝은 세상
대학교에서 법률을 공부한 저자 카린 지에벨이 쓴 소설.
1994년 3월 10일 이탈리아의 서른세 살 여기자와 카메라맨이
유독성 폐기물의 국제밀거래 취재를 하던 중 살해되었고, 그의 취재자료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작가 카린은 이 소설을 쓰게 됩니다.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두 남자.
성공한 변호사 이지만 뇌종양으로 시한부 생명 선고를 받은 프랑수아!
운명의 장난으로 잔혹한 킬러의 삶을 살아온 폴!
그리고 그의 열 네 살 여동생!
마약에 얽히고 살인에 설킨 이야기들. 범죄자의 인생도 처음부터 범죄자는 아니었지요.
사람이 살다보면 의도치않게 어떤 일에 슬며시 발이 닿고, 또 점점 깊이 빠지게 될 때가 있지요.
이 책은 천사였던 사람이 어떻게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지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라고나할까요.
의도하지 않았지만 범죄의 진흙탕 속에 빠지게 된 프랑수아와 폴.
살인자에게 쫒기는모습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운명공동체.
우연한 인연이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 합니다.
삶과 죽음이란 선택하지 않아도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것인데요.
이 세상에 오는 것도, 어느 날 저 세상으로 가는 것도 크게 선택의 여지는 없는 것 아닐까요?
물론 가는 날을 선택하는 삶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 선택까지도 선택 당하는 것일지는 모르겠습니다.
평온하고 따뜻하게 살아가야할 어린 나이의 아이들, 지켜주지 못하는 나라와 어른들.
소설이고 픽션이지만 소설보다 더한 현실도 있지요.
혼돈의 유럽, 이민자들과 피난민들로 인해 지금은 더 혼돈인 유럽에서 이런 소설같은
이야기는 벌어지면 안된다고 생각해봅니다.
문득 우리나라에도 6.25전쟁 이후에 이런 삶과 죽음의 수레바퀴 아래에
무참하게 깔린 아이들이 아주 많았던 것이 떠오릅니다.
서울가면 코베어 간다는 이야기부터 버스나 시장의 소매치기 이야기들.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하면 아이들의 삶은 힘들어 집니다.
주인공 프랑수아의 뇌종양. 근래에는 드라마에도 소설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저의 친척분도 뇌종양인데 수술하고 항암 치료받고 기적처럼 살고 계시는데요.
프랑수아의 뇌종양에 마음 조마조마하며 읽어내려갑니다.
한 번 만남이 영원한 만남이 되기도 하는 인연.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인생이지요..
소설 속에서도 역시나 만남도 헤어짐도 필연...으로...이어집니다.
사람사이의 일들이 평화롭기만을 바래봅니다만
소설보다도 더 냉혹한 현실도 많아요.
도망자이자 살인자이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막 죽이지는 않는...폴.
제 여동생에 대한 한없는 연민과 사랑.
'인생의 지옥을 통과하고 나면 예전의 어린 아이로 되돌아갈 것이다' 라던 폴.
악마와 천사의 경계를 오고가는 그가 이제는 천사가 되어 잘 살고 있기를 바래봅니다.
그의 인생에 대해서도... 그에게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물론 소설, 지어낸 이야기이지만 읽는 중에도, 이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쓰라렸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네이버 카페<북뉴스>를 통해 <밝은 세상>이 제공해주신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