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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로 숨 쉬고 싶은 그대에게 - 직장인의 어깨를 다독인 51편의 시 배달
김기택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다시, 시로 숨쉬고 싶은 그대에게>
시인 김기택 지음.
다산책방
밥에 붙들려고 꽃 지는 것도 몰랐다.
<다시 시로 숨 쉬고 싶은 그대에게>
사무원 시인 김기택이 시와 나눈 30년간의 절실한 연애담
시는 은근히 큰 힘을 가지고 있어요.
시를 조그맣게 소리내어서 읽어보면 도란도란도란 물 흐르는 소리를 내지요.
시를 공책에 옮겨 써보면 첨벙첨벙 물 흘러가는 소리를 내지요.
시를 직접 써 보겠다고 덤벼 보면 우당탕탕 우당탕탕 가슴 뛰는 소리를 내며 흘러가지요.
가슴이 뛸 때만 시인이고
밥을 벌어야할 때는 사무원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팍팍한 것인지.
하지만 잠시 생각해보면
그 밥에 붙들리는 것 자체가
이미 아름다운 시 한 편임을...
밥을 번다는 것은 숭고하지요.
내 밥만이 아니라 내 어깨에 달려있는 어린 식구들의 밥도 벌어야하는 것이니까요.
저는 밥을 버는 것보다는 밥을 짓는 일을 더 오래도록 했지요마는
밥 벌이의 고단함을 이해합니다.
사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밥을 벌고,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밥을 짓던 삶의 모습도 있었지요.
이제는 다 달라져서 전혀 남녀 구분 없이 밥에 붙들리는 시대이기는 해요..
이 책에는 시인들의 멋진 시 하나 하나를 선택해서,
김기택 시인이 자신만의 마음과 언어로
같이 읽자하며 소근소근 이야기합니다.
과연 밥 앞에서 시란 무엇일까...
고민도 하지만 밥은 밥이고, 시는 시이고.
밥을 먹어도 시는 고프니 시를 또 따로 먹어야 하는 것이지요.
고단한 일상 중에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읽어내듯이
시인도 밥을 벌면서 틈틈이 혼자만의 자유를 시 속에서 누리는 것이지요.
시인인 저자에게도 일상에서의 울타리를 넘어 날아갈 수 있는 날개를 달아준 것이
바로 시! (詩) 라는 것에요.
봄날의 통통 튀는 가벼움으로 책을 시작했는데
뒤로 가면 갈수록 슬픔을 아우르는 시들이 전진해옵니다.
이름이 <난폭한 슬픔>
그래요. 슬픔이 얼마나 온 몸을 휘감는 것인지 난폭하다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시가 즐거움과 기쁨을 내포하기도 하지만
또다른 시는 헤아릴 수 없는 무게로 밀려들어 인생을 휘젓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요.
슬픔에 매몰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도도히, 간신히, 딛고 일어서는 시인들의 시.
그 시가 바로 지팡이가 되어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걸요.
시인에게도, 독자에게도 지팡이가 됩니다.
일어서서 걸어...라고 말해주는 지팡이지요.
51편의 시가 실려 있는 시집이면서도 이야기책인 이 책.
두 손으로 받고, 조용히 오래도록 읽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네이버 카페[ <북뉴스>를 통해 <다산책방>이 제공해주신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