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BREATH BECOMES
<숨결이 바람 될 때>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흐름출판
깃털 보다 가벼운 사람의 숨결
숨결이 몸으로 들어왔다 나간 후 다시 들어오지 못하면
바람으로 돌아가야하는 인간의 생명.
생명의 무거움과 가벼움에 대하여 젊은 의사 선생님 폴 칼라니티가
자신을 찾는 죽음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면서도
담담하게 견뎌내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와 그의 사랑하는 부인 루시, 그의 소중한 따님 케이디가 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또한 그의 소년시절, 대학생시절, 의학전문대학원시절과
고된 레지던트시절을 보내면서 만났던 많은 동료들과 환자들이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책을 소개하는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숨결이 한 줄기 바람으로 흩어진다는 제목 또한 가슴이 아려왔지요.
책을 손에 들고 중간 이후 부분부터 읽었지요.
그리고 앞 부분을 쉬지 않고 읽었습니다.
그를 만났습니다.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은 아니지만 이 세상에 치열하게 존재했던 사람의 숨소리를 들려줍니다.
생명의 겸자를 쥐고 무덤을 파는데도 망설임이 없어야 하는 의사의 책임감과 존재감을 전합니다.
담당 의사보다 더 많이 알고있는 전문가인 환자로서의 투병생활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해줍니다.
저자 폴 칼라니티는 문학과 철학과 의학의 세계를 넘나들며, 아우르며
인간 본연의 의미,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탐구심을 뜨겁게 불태워 왔어요.
저자의 부모님은 인도에서 미국까지 가신 분들인데요. 인도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저자의 인간존재에 대한 탐구심이 낯설지 않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보이며, 그 재능에도 겸손함을 지니고 불철주야 살아내던 그의 하루하루에
빨간 불, 폐암 4기라는 진단이 내려졌지만 철학자이기도 그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병을 기록합니다.
폐암4기.
많은 환자들의 고통과 경과를 다 알고 있는 의사샘인 저자.
다른 환자의 폐암4기가 아니라 그 자신의 폐암4기 진단 사진들을 스스로 보면서 경악했을터인데
글에서는 흔들림이, 파장이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죽음까지도 껴안는 학자로서의 품위를 유지했다고 느꼈습니다.
그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서 그가 하는 모든 말들, 몸짓들이
저를 포함한 다른 사람(인류)를 위한 것이라는 느낌도 있고요.
죽음이란, 피할 수 없는 운명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죽음을 바라보고,
인간의식의 존엄을 유지하고,
시간을 아껴서 글쓰기를 치열하게 하신 저자에게
손수건 적시는 저의 눈물로 경의를 표합니다.
아내의 손을 잡고 갓태어난 딸을 품에 안고,
자신의 죽음을 바라보며 남겨야할 이야기들을 쓰고,
사랑하는 부모님과 형제들, 아내와 따님에 둘러싸여 임종을 맞이한 그.
그는 지금 버드나무관에 누워 산타크루즈산맥, 태평양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에 한 줄기 바람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네이버 카페 <북뉴스>를 통해 흐름출판에서 제공해주신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