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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르방에게 길을 묻다 - 돌하르방의 원형을 찾아서
조선우 지음 / 책읽는귀족 / 2022년 8월
평점 :


<돌하르방에게 길을 묻다>
조선우 지음
책읽는 귀족
꿈의 여행지, 제주를 향한 많은 사람들의 그리움은 어디서 오는 걸까
나에게는 삶의 터전이고 성장의 발판이고, 가족과 이웃을 품어주는 땅, 제주
그 제주가 올레길을 살며시 열 때 고향집 문 앞까지 호기심에 눈반짝이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닿게 되었다.
우리집 올레에는 낑깡나무와 귤나무가 몇 그루 있었고 둘러쳐진 담돌 안쪽으로 비파나무와 멀구슬나무가 한 그루씩 버티고 있었다.
초등학교를 오가며 노랗게 익어가는 순서대로 손을 내밀어 하나씩 따먹는 기쁨이 있었다. 그 열매들에는 아직 익지않은 톡쏘는 신선함과 향이 가득했다. 중학교 때 서귀포 시내로 이사를 해서 더 이상 등굣길 낑깡미깡의 행복을 누릴 수 없었다.
스물 두어 살 시절에 나는 제주시 바닷가에서 자주 놀았다. 방파제가 길게 쌓아져 넘실대는 파도를 막아주었다. 그때 방파제 위는 1m 정도의 너비로 길게 이어져 있었고 그 위를 걷기도 하고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기도 했다. 출렁이는 바다너머 수평선이 눈앞에 방파제보다 길게 펼쳐지고 그 수평선은 나에겐 날갯짓을 해야만 넘을 수 있는 아득한 거리를 주었다. 스물 네다섯 이후 고향을 떠나 서울과 진주,서울과 파주로 오가며 삶을 살아온지 오래되었고 그 사이 제주도는 대한민국 최고의 힐링관광지가 되어 모두가 가보길 소망하는 유토피아가 되었다. 세계를 홀린 <오징어게임>에서도 주인공이 제일 하고싶은 것이 제주도 여행이라고 해서 또 한 번 세상은 제주를 원하게 되었다. 하지만 영화 이전에 도 제주는 중국사람들에게도, 베트남사람들에게도 군침도는 곳이었다. 성산포쪽 길 어디에서도 중국말이 들려왔다.
이 책을 지은 분은 제주살이 2년 만에 돌하르방의 원형을 찾는 일을 이루어냈다. 언제나 내 곁에 있어 원형이든 무엇이든 같이 숨쉰다고 느낄 때 저자는 원형의 중요성과 본질을 꿰뚫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제주살이를 완성해냈다. 9월에 제주살이 완료하고 부산살이를 시작하신다니 독자로서 뜨거운 응원을 보내드린다.
제주도를 상징하는 건 무엇일까. 한라산? 바다? 유명관광지? 저자는 돌하르방에 그 의미를 부여한다. 관광장소 모든 곳에서 판매하는 현무암 돌하르방은 저자에게 큰 의미이다. 탐구하고자하는 열정을 불사르게 한다. 스무살 시절 제주도 전역을 밟고 다니며 돌하르방에 방사탑을 찾은 적도 있는 나는 조금 부끄러워졌다. 저자는 제주도의 진짜 돌하르방 47기를 모두 찾아내었다.
삼성혈 4기
관덕정 4기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2기
제주목 관아 2기
제주시청 2기
제주방송총국 2기
제주대학교 박물관 4기
제주돌문화공원 1기
(제주읍성 21기)
정의현12기
대정현 12기
국립민속박물관 2기(서울)
총47기 중 45기 제주도내, 2기는 서울
서귀포의 3폭포는 유명하다.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폭포는 정방폭포인데 그 아래서 올려다보면 호쾌한 멋이 있고, 배를 타고 멀리 지귀도
쯤에서 보면 하얀 두 줄기가 선명하다. 천제연폭포는 물이 조금씩만 떨어질 때도 있지만 천지연폭포는 사계절 언제난 물이 흐른다. 그 이유는 천지연폭포 상류에 나는 물이 있기 때문이다. 차갑고 투명한 물이 퐁퐁 샘솟는 솜반내와 고냉이소가 있어서 나는 어린 날에 여름철 멱감으며 놀았다. 사실 폭포는 폭포일 뿐이지만 현지 사람에게는 삶과 죽음의 장소이기도 하다. 여고시절 사회선생님이 인생을 마감하셨고 우리가 줄지어 서서 작별을 고하기도 했다. 저자는 2년 제주살이동안 많은 곳을 버스로 혼자 여행을 한다. 도장깨기라고 제목을 붙이셨다. 나에게 익숙한 것이그에게는 낯선 것이고, 그에게 익숙한 것이 나에게는 낯선 것이 되는 현상.
저자는 어린 날부터 삶에 있어서의 원형과 모사, 본질과 현상이라는 점에 집중한다. 대학 전공을 철학을 선택해서 그 질문의 답을 추구한다. 제주살이동안 제주대학교 대학원 공부를 할까 고민도 하면서. 제주 사는동안 제주의 자연을 느끼고 숨쉬고 사랑해준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이렇게 멋진 책으로 돌하르방을 소개해 주시니 더더욱 고맙다.
제주는 예나 지금이나 탐라국, 제주특별자치도이다. 제주도민은 휩쓸리는 걸 경계하고 중도를 지키려 노력한다. 역사의 한 페이지마다 어려운 걸음걸이가 있다. 자연이 주는 기쁨과 사람이 이끌어온 삶의 현장이 관광하는 사람마다의 가슴에 힐링으로 다다가는 오늘,
제주를 아끼는 마음이 그들의 마음에 샘솟기를 기원한다.
고맙습니다.
저는 네이버 카페 <북뉴스>를 통해 <책읽는 귀족>이 제공해 주신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