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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그리워졌다 - 인생이 허기질 때 나를 지켜주는 음식
김용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4월
평점 :

<밥이 그리워졌다>
김용희 음식에세이
인물과사상사
"미스 강, 많이 먹어. 먹는 게 남는 거여. 많이 먹어."
왜 먹는 게 남는 것인지 그 때는 잘몰랐다. 회사 돈으로 회식하는 것이니 먹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걸. 그 말을 곧이 들은나는 마음껏 먹었고 살이 점점 찌게 되었다. 어느날 부터는 살을 빼기 위해 적당히 먹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밥이 그리워졌다> 배가 고플 때면 밥을 먹어야한다. 너무 배가고플 때면 라면이라도 끓여 먹어야한다. 그도 안되면 편의점 사발면 또는 컵라면이라도 먹어야 한다. 스무살 무렵 자취집에서 라면을 먹을 땐 늘 모자랐다. 감자 한 개, 양파 한개가 들어가야 양이 찼다.하하 그때는 돌이라도 소화시킬 수 있었다. 지금은 물론 아니다.
내가 타향살이를 하던 1980년대에 혼자 먹은 밥이 혼밥의 원조일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했으나 원조는 외롭고 높고 쓸쓸한 백석이었다. 그 당시 서울시청근처에서 혼자 밥을 먹거나, 종로2가 뒷골목 고등어구이 같은 것을 먹은 적이 있다. 동료직원은 외근 나가서 혼밥이 싫어서 굶고 왔다고 했지만, 나는 혼자 먹기 싫어 굶은 적은 없었다. 먹을 걸 꼭 찾아먹고, 이 책에서처럼 삼겹살을 전투적으로 먹기도 했다. 오늘도 친구 사람들과 밥을 먹었다. 밖에 나가서 여럿이 밥을 먹는다. (코로나19로 인해 밥 나올 때까지 마스크, 밥 먹자마자 마스크.) 혼자 먹는 밥도 맛있고 누구와 더불어 먹는 밥은 더 맛있다. 밥은 나에게 오늘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를 주고, 삶을 살아갈 힘을 준다. 밥은 힘이 세다. 요즘은 먹을 것이 넘치는 시대이다. 그래서 먹을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도 누구를 위로해 주고 싶으면
"그래요, 밥 한번 먹읍시다."
누구를 축하해 주고 싶어도
"우와, 밥 한번 먹자." 라고 한다.
집에 있는 가족들, 멀리 있는 가족들도 밥을 같이 먹으므로 식구인 것이다.
밥을 먹는 것은 친숙함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그만큼 밥으로 상징되는 먹을거리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 책은 밥을 매개로 해서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준다. 저자가 직접 체험한 이야기이다. <희망사항>의 김치볶음밥, <포레스트 검프>에 이어지는 초콜릿이야기도 있다. 따뜻한 한끼, 사랑과 함께한 음식, 외로움, 허기를 채워줄 음식이야기에는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가 들어있다. 사람이 먹는 밥 이야기, 라면 이야기, 칼국수 이야기, 김밥 이야기 그리고 스테이크 이야기다, 우리가 먹는 밥, 이렇게 종류가 많은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나도 먹은 밥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밥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먹는 것에 관한 이야기인가 했는데 어머니와 아버지, 할머니와 자녀들. 먹어온 음식이야기, 역사문화이야기가 잘 버무려져 있다.
우리아버지가 나를 데리고가서 함께 먹었던 청진동 해장국(이 책에서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선지해장국이다.), 눈에 좋다고 나를 거기까지 데리고 가서 먹인 마장동 쇠고기생간 그리고 우리 아버지 병상에 누워서 드셨던 광장시장의 홍합 끓인 국물, 마지막까지 드시고 싶어 했던 말린문어 다리 구이,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 와서 처음 먹어봤던 쥐포구이, 비싼 간장게장정식은 처음보는 도시의 맛이었다. 외국에도 음식은 삶을 지탱해주는 근본이다. 오래전에 유행했던 책, <내 영혼의 닭고기 스프>라는 책을 읽을 때 왜 닭고기 스프인가 오래 생각했었다. 서양사람들이 아플 때, 힘들 때, 그리울 때 먹는 음식이어서였다.
오늘과 내일의 꿈과 한 그릇 밥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 나의 딸과 아들 또래의 젊은이들에게 삼겹살 상추쌈을 권하고 싶다. 무를 썰어넣은 뜨끈한 꿩메밀칼국수도 힘이 될터다. (무와 메밀묵, 참기름, 찹쌀떡)
고맙습니다.
저는 네이버 카페<북뉴스>를 통해 <인물과사상사>가 전해주신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