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는 그림 - 시끄러운 고독 속에서 가만히 나를 붙잡아 준 것들
김한들 지음 / 원더박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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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보는 그림


김한들 지음 


원더박스

 

 

 연보랏빛표지의 책을 가만히 살펴보며 읽고 있는데, 책 가운데 쯤에 얌전하게 하얀 책끈이 들어 있다. 이 책이 큰 편이 아닌데도 책 읽다가 잠시 멈출 때, 책 끈으로 표시해 놓으라는 저자의 배려인 듯해서 슬며시 미소가 나온다. 아니면 편집장의 배려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책의 크기 딱 어울리는 작고 얌전하고 하얀 빛이 나는 살짝 반짝이는 끈이 예쁘다. 미술 작품을 이야기하고,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가는이 책을 읽으며, 작가들, 예술가들이 자기의 온 힘을 다해서 그려낸 그림들을 큐레이터라는 직업을 가진 저자는 그림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큐레이터가 되기 전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그림이 걸려있는 미술관에 혼자가서 감상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여행일정을 잡을 때도 봐야할, 보고싶은 그림 보는 것을 위주로 짰다. 한 도시에서 오직 그 그림 한 점(진주귀고리를 한 소녀)을 보는 것을 목표로 할 때도 있었다. 그림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어 예술가의 삶을 이해하고, 예술가를 갤러리에 초대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림에 관한 저자의 느낌과 작품 이야기, 그림과 연관된 자기의 스토리등, 이 책을 읽다보니 어쩐지 시를 읽는 느낌이 든다. 역시 저자는 어릴 때부터 시를 좋아하고 많이 감상했다. 시를 좋아하는 것과 그림을 좋아하는 것이 다르지 않음이다. 그림에 대한 이야기와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와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아름답고 따스한 햇살에 대한 이야기, 그것들이 인생에 녹아들었다. 저자는 예술가들이 그림을 통해 표현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꺼내고 버무려서 이 책을 만들어 놓았다. 162쪽에 있는 알렉스 카츠의 그림은 햇살에 빛나는 예쁜 주황, 노랑 색깔 꽃과 연두, 초록 색깔 풀잎나뭇잎을 표현했다. 밝고 따뜻하고 다정한 그림이다.

 


 

저자는 고등학교까지는 대한민국에서 나왔지만, 대학을 미국에서 다니면서 혼자 있는 것에 아주 익숙한 삶을 살아왔다. 저자는 책의 제목도 <혼자보는 그림>이라고 정했다. 혼자 보는 그림은 마음을 움직이고, 마음이 움직여 어딘가로 가서 안정을 찾았을 때, 그렇게 혼자 봤던 작가의 작품을 이 책에 실었다. 저자는 방학동안 한국에 오는 것보다 유럽의 미술관을 찾아다니며 종일 걷기도 하며 그림을 봐왔다. 그 그림에 대한 열정이 직업이 되었고, 이제 그 안목으로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해주기를 바래본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진행했던 전시의 주인공 예술가의 작품도 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일에는 아무리 치어도 일이 밉지는 않고, 사람에 치이면 사람이 미워지고 힘들어한다. 그래도 여전히 하는 일을 사랑하고, 그림보는 일을 열심히 한다.

 

 

 


여전히 봄과 가을은 진저리나게 싫다하고, 타들어가도록 뜨거운 여름과 손끝이 잘려나갈만큼 추워도 겨울이 좋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뜨거운 여름이 정말 좋다고 한다. 뜨뜻미지근한 걸 싫어하는 저자의 성향이 확 드러난다.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저자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으니 글이란 것은 힘이 세다. 자신을 드러내보이게 하는... . 여름이 더워도 너무 좋고 겨울은 추워도 더 좋고, 봄이 오면 또 봄바람과 봄햇살에 마음을 주며 헤헤거리는 나는 너무 줏대가 없는 것인가. 불타는 단풍의 계절, 가을은 또 얼마나 좋은가. 바스락대는 낙엽 밟으며 걸을 수 있으니.

 

 

 


고맙습니다.

 

 

 

저는 네이버카페<북뉴스>를 통해 <원더박스>가 제공해주신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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