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버건디 여행 사전 - 여행의 기억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들
임요희 지음 / 파람북 / 2019년 12월
평점 :


<버건디 여행사전>
임요희
파람북
여행의 기억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
인생을 통틀어서, 여행을 통틀어서, 삶을 통틀어서, 저자가 좋아하는, 버건디와 연결되는 모든 것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냥 여행이야기도 아니고, 그냥 버건디 이야기도 아니고, 버건디와 여행을 잘 버무린 사전이니 꽤 독특한 컨셉이다. 버건디라는 색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잘아는 이름은 아니다. 빨강이나 보라, 자주도 아니고 팥죽색 정도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버건디, 그 색은 포도주색이라고 해도 되겠다. 버건디는 부르고뉴라고도 부르는데 빨간색 계열의 색으로 와인빛이 난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많은 버건디를을 모으고모아서 분류를 했다. 버건디 고무대야부터 한글 자음 순서대로 버건디 흔적까지, 처음에는 목차를 보며 이게 대체 무신 암호인가 했는데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창의적인 목차이다.
버건디를 너무 좋아하는 저자인지 각 꼭지마다 버건디가나온다. 버건디 고무대야, 버건디 골목, 버건디를 입은 그녀와 버건디 글러브, 옥혜가 아니에요 등 버건디는 저자의 삶 여기저기에서 계속 쌓였다. 버건디로 시작해서 버건디로 끝나는 이 책의 버건디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고, 저자가 찾아간 해외여행지에는 더욱 많다. 버건디클로버는 아일랜드의 국화, 나라꽃이다. 버건디라고 하니 붉은 토끼풀이겠다. 그 붉은 언덕에는 나도 서고 싶다 바람 불어오는 이니스프리 호수에 배를 띄우고 섬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진다. 예이츠가 노래한 나라 아일랜드의 버건디 클로버언덕에서 행운보다 행복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될테니까. 여행지에서 찾아낸 버건디들은 나를 그 여행지로 데려가준다. 김구선생님의 1948년 평양행 교통편이 버건디 뷰익2235인 것은 새롭게 알게된다.
색깔이라는 것도 중세시대까지만해도 어떻게 분류되어왔는지. 뉴턴이 Mr. Roy G Biv라고 이름붙인 무지개색이 정의되고 나서 색에 대한 개념이 다양하게 확산되었는데. Red, Orange, Yellow, Green, Blue, Indigo, Violet이 무지개색이다. 포도가 생산되고 포도주를 만들어먹으면서 버건디는 생활 속에 더욱 스며들었으리라. 저자가 버건디를 통해 와인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쏙 빠져서 와인 한 잔 마시고 싶어진다. 각 주제마다 친절하게 이미지사진을 올려주어서 연상해서 이해하기 쉽게 해주었다.
버건디라는 색 하나로 그의 일생을 관통하고, 여행지를 관통하며, 삶의 자세까지 꿰뚫으며 갈피갈피를 갈무리해내는 저자는 묻는다, 독자에게. 당신은 무슨색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지. 독자인 나는 대답한다. 그냥 집에서 색을 가지고 놀고 있다고, 그림을 그리며 주황색, 노랑색, 초록색, 파랑색, 보라색에 빠지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고맙습니다.
저는 네이버카페 <북뉴스>를 통해 <파람북>이 제공해 주신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