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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서 멈추다 - 초록빛 힐링의 섬
이현구 지음 / 모요사 / 2019년 12월
평점 :

<초록빛 힐링의 섬 아일랜드에서 멈추다>
이현구지음
모요사
Ireland
아이리시 남편과 함께 아일랜드를 여행하며 펍, 음악, 문학, 축제에 빠지고 아예 삶의 뿌리를 내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본다. 대한민국에서의 삶은 많은 분이그렇듯이 바쁘고 또 바쁘다. 특히 젊은 분들이 바쁘고, 어린 아이들과 청소년도 학업에 바쁘다. 나이에 대한 개념버리고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나 역시 바쁘다. 저자 역시 야근과 철야, 주말이 없는 바쁜 카피라이터 생활에 빠져있다가 긴 호흡의 글을 위한 휴식여행을 떠났다, 아일랜드로. 그 아일랜드에서 아일랜드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일랜드 새댁이 되었다. 더블린 근교의 바닷가 마을 브레이에 살고 있는 저자는 대한민국과 이일랜드를 연결해주는 동앗줄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경험한 아일랜드의 일상과 여행이야기를 카카오 브런치에서 펼쳐낸다.
나는 한국식오카리나를 배우는 중인데 연주하다보면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는 노래들이 있다 그 중의 대표적인 노래가 <샐리가든>인데 이 노래가 아일랜드민요이다. 아일랜드도 섬나라여서 바다와 바람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제주도 역시 거센 겨울바람이 부는가 하면 휘몰아치는 봄바람, 장맛비 들이치는 여름바람, 나무를 흔들어대는 가을바람까지 바람이 멈추는 날이 없다. 제주의 바람이 태평양 바람이라면 아일랜드의 바람은 대서양 바람이라고나 할까.
아일랜드에는 비 안내리는 날이 1년의 두 어달 뿐이라 하니 비가 얼마나 많이 내리는 지 알겠다. 비가 계속 내리니 나라의 곳곳이 늘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상징색이 초록이라고 하니 땅이 푸르러서 그런가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역사적으로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서 초록색으로 무장했던 것에 기인한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가는 길을 따라 아일랜드의 도시들을 여행해본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부터 골웨이, 워터포드 그린웨이, 벨파스트, 웨스트 코크, 위클로 등의 도시를 함께 다닌다. 현구, 검을 현, 개 구자를 써서 블랙독이라는 이름으로 밴드활동도 한다는 저자의 시선에는 아일랜드의 모든 것을 수용하는 느낌이 녹아있다. 덕분에 나는 그가 소개해준 책 맨 앞의 아일랜드 지도에 만족하지 못하여 구글지도를 펼쳐본다. 참좋은 세상이다. 그가 살고 있는 브레이를 확대시키니 거미줄처럼 퍼지는 도로를 가진 도시가 펼쳐진다.

이 책에는 아일랜드 곳곳의 가보아야할 곳에 대해 소개를 해준다. 박물관, 갤러리, 축제 그리고 맛보아야할 펍과 기네스를 소개해주고 있다. 내가 제일 좋아라하는 맥주는 기네스 흑맥주이다. 거므스름, 쌉쌉름한 그 맛은 1년에 두 어 번 마시는 귀한 맥주타임을 꼭 기네스로 선택하게 한다. 기네스를 처음부터 아일랜드 맥주인 줄은 알고 마셨는데, 그 기네스를 구니스라고 읽었던 시절도 있다. 이제는 기네스북이 그 기네스인 줄도 안다.
저자의 직업이 카피라이터인만큼 글줄마다 아름다움과 감성이 살아있다. 나의 무딘감성을 일깨우며 아일랜드로 좀 여행올래? 라고 묻는다. 아무리 작은 나라라 할 지라도 내나라가 소중하다 라며 아일랜드인들의 기상과 긍지를 이어온 그 초록의 땅. 초록섬의 휘파람소리는 어떤 느낌일까. 나는 저자의 글을 따라 아일랜드 바람처럼 이리저리 흘러가며 아일랜드의 음악, 미술, 문학, 공연에 빠져들었다. 아일랜드의 바닷가에서 하루종일 파도소리 들으며 차를 마시듯이 책 한 권이 끝났다. 내 무덤에는 빨간 장미를 놓아줘 라며 일평생을 아일랜드에서 살기로 결심한 저자는 빨간 장미처럼 아름답고 향기나는 하루하루를 살아야 하리라. 그가 아일랜드에서 전해올 소식이 기다려진다. 아일랜드의 여행과 생활이야기를 녹여낼 채소스프(고구마와 렌틸콩을 푹 끓여 로즈마리로 향을 낸...) 스프같은 이야기가 말이다.

p108 저자가 밤인줄 알고 주워다 삶아 먹으려했던 열매가 있다 밤과 똑같이 생겼는데 맛은 완전 다르다. 우리나라에선 말밤이라고 부른다. 마로니에, 즉 칠엽수 열매이다.

이 책을 읽으며 세계 곳곳에 뿌리를 내리는 한국인의 모습을 보았다고나 할까. 어디에서나 한국인의 개성을 간직하면서도 그곳 사람들과 잘 어우러지며 살아가는 한국인의 지혜로움과 강인함이 느껴진다. 나는 여권 없이도 비행기를 넘나 많이 타서 이제는 비행기 타는 게 성가시고 싫다. 영어능력자로서 해외여행도 자주하는 내 친구가 있다. 나에게 '이런 여권 없는 사람같으니라고!' 하면서 3년 후에 프랑스 루브르와 영국 대영박물관을 가자고 꼬드긴다. 대답도 하기 전에 합류하는 걸로 결정이 나버렸다. 나는 조건을 걸어야겠다. 아일랜드에 가서 한국식오카리나 버스킹으로 <샐리가든>을 연주할 꿈을 꾸어야겠다.
고맙습니다.
저는 네이버 카페<북뉴스>를 통해 <모요사>가 제공해주신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