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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 이덕무 청언소품
정민 지음 / 열림원 / 2018년 5월
평점 :

<한서이불과 논어병풍>
정민
열림원
따라쓰기 또는 필사하기에 딱 좋은 책을 만났다.
정민선생님의 <한서이불과 논어병풍>
조선 후기 정조대왕의 총애를 받았던 한사람
신분제사회였던 조선에서 양반이 아닌 서얼로 태어나 출세의 꿈을 꾸기도 어려웠지만
독서를 통해 꿈으로 향하는 길을 포기하지 않았던 분.
자칭타칭 간서치, 책만 보는 바보라는 이덕무의 이야기.
한서이불과 논어병풍은 너무너무 추운 겨울날 밤,견디다 못해
책을 꺼내서 이불삼고 책을 빙둘러 세워서 병풍삼았다는 일화에서 나온 제목이다.
정조대왕께서 이덕무에게
"남의 글을 교정하거나, 남의 책을 정리만 하지 말고 그대의 책을 쓰도록 하라."
하여 시간과 비용을 마련할 수 있었으니 꾸준히 책을 읽어온 그에겐 큰 기쁨이었으리라.
선귤당이란 호를 지어서 글을 남겼으니 후대의 우리가 만나게 되는 기쁨이 있다.
이덕무의 책<선귤당농소>를 정민선생님이 20년 전에 번역해서 출판했던 것을 2018년에 재출간하셨다.
영문판으로도 출판되었다하니 정말 기쁜 소식이다
책에서 만나는 반가운 사람과 함께 하는 일은 기쁨이다. 상우천고 尙友千古
그 역시 공자를 , 맹자, 두보를 친구로 삼아서 가난에도, 추위에도, 질병에도 굴하지 않고 앞만 보고 갔다.
쌀보다 책이요, 술보다 책이고, 책과 친구는 동격이었으니, 그 가난 중에서도 책을 팔아 쌀을 사고,
책을 팔아 친구와 한 잔 술을 하는 서글픈 기쁨을 누리기도 한다.
이덕무는 이 책에서 잠언같은글을 많이 썼다.
18세기의 사람이 21세기의 사람에게 전하는 가르침이라고 해도 되겠다.
말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행동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무엇보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하는지,
마음을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대한 가르침 말이다.
내가 살고 있는 파주에는 아름다운 자연이 넓게 펼쳐져 있다.
노을이 특히 아름다워서 종종 노을이 질 때 밖으로 나가서 돌아다니게된다.
이덕무는 한양에 살았는데 거기도 노을이 아름다워서 감탄한다.
그는 책을 좋아해도 너무 좋아해서 책만 보면 꼼짝을 할 수가 없다고 고백한다.
지금도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 앞에서 밥 안먹어도 배부른데, 그 옛날 책이 귀한 시절이었으니 오죽했으랴~
아침 안개는 진사처럼 붉고, 저녁 노을은 석류꽃처럼 붉다.
朝霞辰沙紅 조하진사홍
夕霞榴花紅 석하류화홍
그의 글을 읽다보면 그가 책만 보는 바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세상을 향한 관심과 자연과 사물에 대한 통찰, 예리함과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예술가적인 자세도 갖추었다는 걸 알게 된다.
손닿는 곳에 놓아두고 하루에 한꼭지씩이라도 필사를 해서 노트 한 권을 채우게 되면
이덕무의 지혜가 나에게로 올 것인가? 욕심을 내어본다.
저는 네이버 카페<북뉴스>를 통해 <열림원.이 제공해주신 도서를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