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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란 - 오정희 짦은 소설집
오정희 지음 / 시공사 / 2022년 8월
평점 :
이 책은 '활란'과 같은 여러 중년 여성들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짧은 소설 묶음이다. 소설을 읽으면.. 대체로 답답하다. 주인공은 남편과도, 자녀와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 들고, 사고방식도 구시대적인 편이다. 이를테면 중, 고등학생인 자녀가 입시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이성과 조금도 만나지 못하게 하는 식이다. 책을 읽으며 이런 부분이 소통 장애를 낳는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것이 여성 본인에게서 기인한 바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처럼 열린사고를 할 수 없는 시대에서 나고 자라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남편에게 내조하는 것, 자식을 정도에 맞게 키워내는 것이었을 터, 그녀들에겐 꿈을 꿀 수 있는 자유는 없었다. 이런 점에서 우리 곁에도 활란과 같은 사람이 숨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19, 아이들은 우리의 기대를 채워주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살기 위해 태어난 것이오. 또 아이들은 우리의 실패를 보상받기 위해 주어진 두 번째 기회가 아니오. 자식에게 일등을 하라고 몰아대는 우리 자신의 숨은 동기에 대해 분석하고 반성하는 일도 필요할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