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몸 - 일의 흔적까지 자신이 된 이들에 대하여
희정 글, 최형락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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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한여름에도 내내 가스레인지 불 앞에 있는 사람이 먹는 사람을 배려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밥상은 온통 배려로 채워진 작은 공간이다. 


73. 인터뷰를 해줘서 고맙다는 숱한 말보다, 이렇게 한길로 살아온 자기 자신에게 고맙다는 그 말이 좋았다. 한 사람이 한길로 살아온 여정을 좇으며 건전지가 아닌 사람의 존엄을 본다. 수모와 존엄 사이에서 단련되고 쌓여가는 숙련의 질감을 더듬었다. 


90. '내 안전은 내가 지키는 것' 이 말에는 자신의 안전이 타인의 관심 영역이 아니라는 씁쓸한 인식도 들어 있다. 


151. 예민하게 타인을 살피되 자신은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키워야 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과 몸을 알아채는 능력. 자신의 상태를 알고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그러니 걷고 또 걷는다.


265. 농인들에겐 어깨나 팔을 치는 것도 언어 표현 중 하나이다. '나 너 좋아해'라는 말을 수어로 알려달라고 하면, 수어를 쓰는 사람들은 '좋아해'라는 의미의 동작만 했다. 왜? 지금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 이미 '너'라고 지칭하는 것이니까. 이렇게 효율적인 언어가 있다니. 돌이켜보니 나의 질문에는 음성 언어가 더 편리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아무리 장애인을 차별하지 말라거나,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평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장애는 불편하고 비장애는 편리하다고 생각 의심 없이 한다.


나의 사색

-한겨레 특유의 뉴스같은 편집이 좋았습니다. 가볍지 않고 한 사람의 인생을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남의 직업을 말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잘 알지 못할 뿐더러 흔히 가지는 편견이 그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인터뷰가 좋았습니다. 갖고 있던 생각에 동의 해주기도, 반기를 들기도 하며 그저 담담하게 그 주장을 하며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하니포터 7기로 책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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