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나에게 툭툭 말을 건넨다 - 고딩을 위한 발칙하고 유쾌한 문학 수업
장인수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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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국어는 나에게 참 어렵고 지겨운 과목이었다.

나름 책을 많이 읽는 아이였지만 교과서 속 문학은 나의 생각이 중요하지 않았고 참고서에 나오는 작품의 해설과 작가의 의도를 암기해야 했다.

힘들게 공부했던 기억에 곧 중학생이 되는 아이에게 한국 문학을 읽게 하려고 책 선택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고 친절히 작품 해설까지 소개되어 있는 책과 축약본이나 발췌본이 아닌 전문 그대로의 책 사이에서 깊은 고민 중이다.

 

그러던 중 읽게 된 책이 '시가 나에게 툭툭 말을 건넨다'이다.

시인과 교사의 길을 걸어가는 교사 시인으로서 교실을 춤추게 하고, 인생을 춤추게 하는 시 수업 여행을 매일 떠나고 있다는 저자의 책을 읽으며 처음 든 생각은 저자에게 문학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참 행복하겠다는 부러움이었고, 두 번째는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시가 주는 감동을 다시 느껴 보고 싶다 였다.

 

 

문학 수업 시간에는 조금 엉뚱해져도 괜찮아.

아니, 많이 엉뚱해져도 괜찮아.

왜? 시, 소설, 수필, 향가, 고려속요, 시조.... 모두 엉뚱하니까.

기막힌 표현은 엉뚱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거든.

 

‘시가 나에게 툭툭 말을 건넨다’는 제목처럼 시에 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고딩을 위한 발칙하고 유쾌한 문학 수업’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밥 딜런, 조용필, 김종해, 백석, 김소월, 황진이까지 대중가요, 소설, 시, 시조 등 다양한 문학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감각은 오감일까? 육감일까? 감각학일까?

벼락 치듯 나를 전율시킨 문장을 찾아볼까?

 ‘아니눈물’은 피눈물보다 얼마나 진할까?

흑인선비, 여자 선비, 노동자 선비도 있겠죠?

 

문학수업이 이럴 수 있다니. 시험 중심, 암기 중심의 교육만 받아 온 나에겐 충격이었고 신기한 일이다.

이런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대답이 발칙하고 기발하며 유머러스하고 신선한 건 당연한듯하다.

 

바이러스 입장에서 인간의 삶을 평가해보자는 수업은 학생들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하면서 코로나19로 달라지는 상황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코로나19도 인간의 오만과 독선으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인간 문명 우월주의로 생존에 위협을 느낀 바이러스 생존 전략이었음을 이야기하며 문학, 과학, 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복합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수업 같아서 인상 깊었고 저자의 노력이 대단해 보였다.

 

이 책은 고등학교 교실 학생 중심의 활동 수업의 경험담을 토대로 쓴 책이다.

백지상태서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교과서 중심의 수업이 아닌 자신의 경험과 체험으로 더 많이 웃기고, 더 많이 교감하고, 더 잘 가르치고, 더 잘 소통하는 문학수업이 올바른 수업의 방향이고 진짜 국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의 아들이 경험할 국어 수업이 아니라는 점에는 아쉬움이 크다.

모든 문학수업이 아이의 기발하고 신선한 상상력을 발산하는 수업이 길 이 책을 읽으며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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