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의 탄생 - 모리나가 요우의 일러스트로 보는 건들건들 컬렉션
모리나가 요우 지음, 전종훈 옮김 / 레드리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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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소년.소녀 시절은 우리 마음의 고향입니다.

이 무렵 푹 빠져서 읽은 책에 관한 기억은 평생 사라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되살아나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살아갈 용기와 남을 배려하는 친절함을 불러일으켜 줍니다.”

 

윙윙붕붕박사라는 유아전집이 있어요.

온갖 탈것의 집합이라고 보면 됩니다.

탈것에 광분하는 아들이 있는 집이라면 한 번쯤 사봤을 유아전집이에요.

이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전차, 전투기에 대한 아들의 사랑이 말이죠.

윙윙붕붕박사는 너덜너덜해져 세 번을 반복 구매하고도 온전한 모습을 하지 못한 채 십여 년째 책장 한 공간을 아직도 차지하고 있어요.

 

아들은 특히 클래식 전투기와 독일 전차를 좋아해요.

눈에 빛내며 전투기와 전차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하지만 엄마가 못 알아듣는다는 게 문제지요.

탱크든 전투기든 그저 덩치 큰 고철 덩어리로 생각하는 문외한 엄마지만 책 속 그림의 디테일에 대해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어요.

저자의 탱크에 대한 애정과 지식 그리고 남다른 노력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만담 같은 옛날 전차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저자는 오랫동안 공부를 하면서 책 작업을 진행했다고 해요. 특히 영국 전차에 관한 잡학은 전차 연구의 권위자에게 질문을 하며 정보를 얻고 영국 탱크 박물관을 직접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고 하니 그 정성에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탱크의 탄생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어요.

1부는 전차란 무엇인지에 관해 제1차 세계대전 전차 탄생 전후의 영국군 전차를 중심으로 설명이 되어 있어요. 화력을 갖추고 장갑으로 둘러싸인 채 자유롭게 땅 위를 움직이는 물체를 넓은 의미의 전차로 정의하고 어떻게 등장했는지 설명하고 있어요.

2부는 프랑스, 독일이 장갑 전투차량을 만들기까지 겪은 시행착오와 여명기 전차부대의 악전고투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최후의 만찬’ ‘모나리자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의욕적으로 파괴 무기를 발명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다빈치의 무적 전차는 회전하는 낫을 장착한 전차로 적의 접근을 막는 것뿐 아니라 적을 베어 나가는 마차였다고 합니다.

근대 전차의 원조라고 불리는 영국의 코웬 머신 외형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탱크의 탄생은 초창기 탱크가 탱크로 모습을 갖추어가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요. 초창기다 보니 어이없는 상황들이 많이 연출되어 보는 내내 아이와 웃었답니다.

1916년 탱크라고 부를 수 있는 탱크가 탄생되었는데요.

육상 전함이라고 부르면 비밀병기로서의 의미가 없어서 새 이름을 고민했데요. 숨기기 위한 명칭으로 물 운반차(Water Carrie)를 줄여서 W.C(화장실호)는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에 Tank(물탱크)로 지은 이름이 훗날까지 정식 명칭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때의 탱크는 너무 느려서 비행기가 투하하는 폭탄에 명중되기도 하고 포탄에 맞지 않더라도 아무 이유 없이 탱크에서 불을 뿜기도 하고, 전차 안이 너무 덥고 공기도 나빠 승무원이 금방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계적으로도 미숙해 하루 움직이면 돌아가서 수리를 받아야 한다니 전차부대의 악전고투기라 할만해요.

 

탱크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탱크에 관한 내용뿐 아니라 탱크와 관련된 인물, 탱크로 인해 겪게 되는 상황까지 일러스트와 함께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서 보는 내내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초창기 탱크에 대한 방대한 정보, 디테일한 일러스트로 마니아들과 초보의 탱크 입문서로 손색없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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