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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 식객이 뽑은 진짜 맛집 200 ㅣ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1
허영만.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제작팀 지음 / 가디언 / 2020년 5월
평점 :
꼬박꼬박 챙겨 보는 애청자는 아니지만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을 종종 본 적이 있어요. 전국을 돌아다니며 소박한 동네 밥상을 먹으며 음식에 대한 자신의 평을 투박하고 담백하게 뱉는 식객의 말에 왠지 음식에 대한 신뢰감을 들게 하고, 그 음식을 꼭 맛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 프로그램이 방송을 시작한 지 1주년이 되었나 봐요.
1주년을 기념하여 식객이 전국을 돌며 직접 맛본 음식 중 200곳을 선정하여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이라는 책을 출간했어요.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 ‘고독한 미식가’에 이런 글이 나온다.
“처음 가보는 식당을 들어갈 때는 언제나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손님이 많은가 적은가?
많으면 식사 때 집중할 수 없는데 자리 배치는?
다른 곳을 가볼까? 제일 중요한 맛은 어떨까?
맛의 보물섬을 찾기는 쉽지 않다.
집 밥 같은 백반, 비싸지 않는 가격,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기지 않는 놀라운 맛.
이 세 가지가 맛집 선정의 기준이라고 하네요.
착한 가격에 놀라운 맛이라니 어떤 곳들이 남겨있을지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어요.
이 책은 7지역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어요.
식당의 이름과 식당의 주소, 운영시간, 주요 메뉴 그리고 메뉴에 대한 정보가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지요.
저는 집 근처에 어떤 음식점이 있는지부터 살펴보았어요.
나름 집 근처 맛나다는 음식, 유명하다는 집 다녔다고 자부했는데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음식점들이 많더군요.
가끔 생각날 때마다 집 근처부터 돌아다녀 봐야겠어요.
아쉬운 점이라면 식객 허영만의 이야기가 더 많이 담겼다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1주년을 기념하여 낸 책이니 전국을 돌며 맛본 음식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데 비중을 두는 게 더 뜻깊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송을 보면 마무리에 음식에 대한 식객의 그림과 글이 실리듯이 책에도 식객의 음식 평이 그림과 함께 실려 있는데 간결하지만 위트 있고 담백한 글이 보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늦가을 밤하늘에 휘영청 둥근 달이 떴드냐,
거무튀튀한 밥상 위에 하얀 사기그릇에 담긴
국시가 모시적삼으로 멋을 낸 숙녀 같구나.
여행을 가면 여행지의 풍경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음식이잖아요.
맛있는 지역 음식을 먹기 위해 수많은 검색을 하게 되고요.
하지만 이젠 든든합니다. 이 책이 그 수고를 대신해 줄 테니까요.
제철에 나는 것으로 만들어진 소박하지만 든든한 밥상을 원하신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