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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의 보물 고대 그리스 - 전 세계의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유물로 읽는 문명 이야기 ㅣ 손바닥 박물관 2
데이비드 마이클 스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성안북스 / 2020년 3월
평점 :

데이비드 마이클 스미스 지음 / 김지선 옮김 / 출판사 성안북스
그리스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신들의 나라이며 고대 아테네의 민주 정치, 수많은 철학자들, 올림픽 등이 떠오른다.
오늘날의 서양 학문과 사상, 예술은 그리스 문명에 뿌리를 두고 있고, 많은 영감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전 세계의 박물관 소장품 중 유물 200여점을 선정하여 선사시대 초기에서부터 헬레니즘기 말까지 정치와 전쟁, 사회와 가정, 예술과 개인적 꾸밈, 장례 풍습 등 주제별로 살펴보고 최신 연구에 의거하여 그리스의 찬란했던 유물과 흥망성쇠의 역사를 설명해준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에 박물관 인덱스를 살펴보았는데 그리스의 박물관 뿐 만 아니라 미국, 영국, 유럽국가의 박물관에서 그리스의 문화재를 많이 소장하고 있었다. 여러 상황으로 우리나라의 문화재가 국외로 유출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리스의 문화재 역시 오랜 역사와 찬란한 문화시기를 가진 만큼 다른 나라의 개인 소장품으로 국외유출을 피할 수 없었나 보다.
손바닥박물관 시리즈 책을 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도 친절히 소개해 놓았는데 각 유물 사진 한쪽으로 손바닥 모양이 들어있거나 큰 유물인 경우는 사람 모양이 들어 있다. 이 손바닥이나 사람 모양을 기준으로 유물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어 실물을 보는 듯 상상하며 책을 볼 수 있다.
인류 문명의 보물 고대 그리스는 찬란했던 고대 그리스의 문화를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 한다.
기원전 약 20만년경부터 2050년경까지로 수렵 채집으로 여러 무리를 지어 살았던 구석기, 기술적, 문화적 분기점으로 최초의 영구적 농촌이 형성되고 사육과 재배가 이루어진 신석기. 식민과 무역, 공예활동이 일어난 초기 청동기시대,
기원전 약 2050년경부터 1190년경까지 부를 이용해 자신의 지위를 다지려고 경쟁하던 상류층사이에서 발달되었던 미케네문명으로 기념비적 무덤들과 거대한 요새와 같았던 궁전이 등장하며 미케네문명의 정점을 찍은 에게해의 중기와 후기 청동기시대,
기원전 약 1190년부터 700년경까지 도리스인의 침략으로 미케네 궁전체제는 붕괴되었고 암흑기가 시작되었지만 교역과 이동이 일어나면서 그리스와 동 지중해의 페니키아인들과의 상호작용, 알파벳의 채택으로 다시 쇄신의 길을 가던 궁전기 후 청동기 및 초기 철기시대,
기원전 약 700년부터 323년경까지 문화의 부흥과 더불어 도시국가인 폴리스가 발전함에 따라 민주주의 정치, 철학, 미술, 연극분야의 발전이 거듭되고 크로폴리스와 파르테논 신전을 비롯한 뛰어난 건축물이 세워졌으나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의 펠로폰네소스전쟁으로 종말을 알렸던 고졸기와 고전기시대,
기원전 약 323년부터 31년경까지 광활한 영토를 정복했던 알렉산드로스의 죽음이후 후계자간의 전쟁이 벌어지면서 정치적 술수가 그리스의 정체성에 변화를 강요하여 그리스 문화도 토착문화도 아닌 새로운 혼종문화가 태어난 혁신과 번용의 헬레니즘시대이다.


그리스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거나,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렸던 특별전 <그리스 보물전, 아가멤논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까지>을 관람했다면 책 속의 유물들이 낯설지 않고 책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질 것 같다.
여행 중에 방문했던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에서 정교한 부조를 한참 바라보게 했던 알렉산드로스 석관이 책에 나와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그때는 아무런 지식 없이 보았는데 그리스의 역사를 알고, 그리스와 페르시아 간의 충돌과 마케도니아 장군의 암살 장면을 묘사한 석관이며, 헬레니즘기 부조의 훌륭한 본보기라는 것을 알고 갔으면 감동이 더 컸을 것 같다.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을 보는 즐거움과 미처 알지 못했던 그리스문명의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는 재미, 그리고 '물건들은 곧 그리스의 이야기' 라는 책의 말귀가 공감이 된다.
박물관에 방문하여 직접 눈으로 보는 방법이 제일 좋겠지만 전 세계 박물관의 소장품을 한 권의 책으로 시대별 설명과 함께 볼 수 있다는 면에서 시리즈로 출간되는 로마, 이집트, 바이킹 문명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