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시설부터 교통이 편리한 곳에 살고 있어서였을까?

나의 취미는 지하철을 타고 덕수궁, 경복궁 등 궁궐 돌아보기였다.
내가 어릴 적에는 조선총독부 자리에 국립중앙박물관이 경복궁 앞을 떠억하니 버티고 있어 지금의 광화문에 가면 박물관에 더 오래 머물렀던 것 같은데, 건물이 철거되면서부터였을까? 경복궁이 제 모습을 많이 갖춘 후부터는 고궁박물관과 경복궁, 창덕궁과 후원, 시간이 허락되면 창경궁까지, 그리고 덕수궁과 돌담을 지나 정동 구경까지...고궁방문하는 것이 나의 취미이자 힐링의
시간이고 지금도 그러하다.
궁궐에 가면 항상 관리가 잘 되어 있고, 궁궐 안에서 소란을 피우면 안 되기에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사람이 없어 그런지는 몰라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것들을 보면 뭔가 엄숙해지고 차분해지는 그럼 느낌이 좋았다.
지은이의 표현처럼 다른 차원의 세상, 주변의 공기가 돌연 차분해지는 그 순간이 좋았던 것 같다.
요즘은 궁궐에 체험학습을 위해서 오는 어린아이들을 보면 예전 생각이 많이 난다.
학생 때는 궁궐에서 뭔가 지식적인 것을 배워가고 확인하는 일들이 더 중요하고 좋았다고 한다면,
4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는 요즘에는 궁궐을 방문하는 일이 산책 또는 바쁜 일상 속에서 한숨을 돌리는 그런 여유을 가져보기 위해 가는 것 같다.
이 책은 작가의 지극히 주권적인 궁궐 취향을 보여주는 궁궐 안내서 같은 느낌이다.
책 사이즈 자체가 아담하고 곳곳에 사진과 에세이 형식의 글들이 어렵지 않게 쓰여 있어,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궁궐에 대한 마음의 벽을 허물고 가볍게 또 천천히 발걸음을 옮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같다.
구성은 아래처럼 크게 4개의 꼭지로 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