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윤동주 필사시집
윤동주 지음, 나태주 엮음, 슬로우어스 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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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필사시집 <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

윤동주 시인 서거 75주년 특별판으로 나온 윤동주 필사시집 <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

이 시집은 '풀꽃' 시를 지은 나태주 님이 엮으신 책입니다.

나태주님이 엮은 필사책을 받아 읽고 있는 엄마를 아이가 보더니,

"어! 나태주 다 !! " 하면서 아는 척을 하는 거예요. 얘가 그 분을 아는구나, 반가운 마음에

어떻게 아느냐고 했더니 미스터트*에서 '무조건이야'를 불렀지 않냐고 해서... 엄청 웃었네요.

나태주님은 시인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교직생활을 오랜 동안 하시고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을 하신 이후

공주문화원장을 거쳐 현재 공주풀꽃문학관을 운영하고 계시다고 하네요. 이 분이 태어나기 한 달 전 세상을 떠난

윤동주 시인을 고등학교 시절부터 존경했다고 하는데 그 때부터 그의 시정신과 시를 가슴 한편에 새진 채 시를 쓰고

계시다고 합니다.

나태주 님이 윤동주 시인을 제목으로 쓰신 시를 올려 봅니다.

작년에 작은 도서관에서 윤동주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일본을 다녀오신 사서님의 소개로

그의 일생과 시의 세계에 대해서 접하게 되었어요.

그의 어린시절부터 그가 다녔던 학교, 유학생활, 유학을 가기 전에 어쩔 수 없이 창씨 개명을 해야 했던 사정,

그리고 왜 그가 항일 시인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윤동주 평전을 비롯하여 다양한 책과 사서님의 발표

속에서 그에 대해서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를 위주로 시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첫번째 시는 '새로운 길'입니다.

이 시를 읽을 때면 내가 가고 있는 이 길, 앞으로 내가 걸어갈 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요.

나의 길을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날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미래 지향적인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시 같아요.

일제 강점기를 살아야했던 그가 가고 싶었던 길은 쉽고 편한 길은 아니었겠지요.

우리 말을 쓸 수 없었던 시절, 많은 문인들이 일본의 침략을 옹호하는 글을

쓰고, 일본어로 글을 쓰던 시대, 그러나 윤동주는 꿋꿋이 우리 글로 된 시를 씁니다.

암울한 시대, 그 현실을 살아가는 그가 왜 그 어렵고 힘든 길을 가려고 했을까...

한 편으로는 짠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순결한 자아를 완성해 가려고 다짐하고 항상 자신을 돌아봤던

그 20대의 청년이 너무나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두번째는 '해바라기 얼굴' 입니다.

누나는 해가 금방 뜨자 일터에 갑니다. 그 누나는 (저녁이 되면?) 얼굴이 숙어들어 집으로 옵니다.

해가 뜨자마자 일터로 나가는 누나가 처함 현실을 떠올리면 전 왜 가슴이 뭉클할까요...

동생은 그런 누나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생각해봅니다.

전 아침 일찍 출근하여 얼굴이 숙어들어 집으로 오는 아이 아빠가 생각납니다.

세번째는 '아우의 인상화'

"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운 진정코 설운 대답니다.

아우의 앳된 손은 아마도 인생의 경험이 부족하고, 현실을 잘 모르는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아우의 손이 아닐까 싶어요.

지금은 고되고 힘든 현실을 모르지만 곧 화자처럼 욕된 생을 살아야 하는 아우에 대한 연민의 정이 느껴집니다.

네번째 시는 '애기의 새벽' 이라는 시 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시계, 닭으로 새벽이 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이 시의 애기는 새벽을 '만드는' 존재이네요.

시간이 한밤중이어도 애기가 젖 달라고 울면 모든 가족에게 그 시각은 새벽이네요.

가장 작은 존재이지만 동물이나 물건이 아닌 '사람'이기에 새벽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필사를 하면서 시를 읽고 감상하다보니 그냥 읽고 지나칠 때랑은 다른 나름의 곱씹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수록된 시 전체를 필사해서 소장하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필사하는 공간도 장마다 다양해서 곳곳마다 새롭게 쓰고 싶어지는 공간이예요.

종로구 부암동에 가면 창의문 건너편 쪽에 '윤동주문학관', 시인의 언덕이 있는데,

코로나로 지금은 휴관 중이지만, 코로나가 종식되면 꼭 다시 찾고싶은 곳입니다.

인왕산 자락에 버려져 있던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가 어떻게 전시장으로 변신되었는지 꼭 가보시길 추천해봅니다.

건너편 유명한 카페나 시인의 언덕 벤치에서 윤동주 시집을 읽는 것은 어떨런지요.

이동의 자유가 불편한 요즘이라면 집에서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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