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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품격 - 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
이기주 지음 / 황소북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이기주<말의 품격>
경청은 대화 도중 상대방의 말을 가만히 청취(hearing)하는 ‘수동적 듣기’가 k니라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인(Listening) 다음 적절하게 반응하는 ‘적극적
듣기’에 해당한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메신저(messenger)가 곧 메시지(message)라는 말을 곧잘 한다. 상대방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더라도 메시지를 전하는 당사자의 태도와 방법이 적절하면 메시지로서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침묵이라는 ‘비언어 대화(non verbal communication)의 힘은 세다. 침묵은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함축하고 있으며, 종종 사람들에게 백 마디 말보다
더 무겁고 깊게 받아들여진다.
인간의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다. 일부 언어학자는 성인의 최대 집중력이 18분이ㅏ고 주장한다. 18분 넘게 일방적으로 대화가 전개되면 아무리
좋은 얘기일지라도 참을 성 있게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마크 트웨인이 “설교가 20분을 넘으면 죄인도 구원받기를 포기한다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얼핏 맞는 얘기 같지만, 자세히 보면 쓸모없는 말만 늘어놓는 태도와
경향을 tbu(true but useless)라고 한다. 사실인
것 같기도 하고 또 그럴싸하지만, 언어의 분량에 비해 건질것이 없다는 ㅇ기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부는 수양서인 ><사소절>에서 성인이 알아둬야 할 행실과 언어생활에 대해 소상하게 적었다.
“경솔하고 천박한 말이 입에서 튀어나오려고 하면 재빨리 마음을 짓눌러야
한다. 그 말이 입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거친
말을 내뱉고 나면 다른 사람들에게 모욕을 당하고 해로움이 따르게 될 텐데,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문장에 마음이 베일 때면, 누군가에게 나도 저런말을
했었던가 하고 되짚어 보면서 상대방의 입술을 은밀하게 바라본다.
숨막히는 세상이다. 정제되지 않은 예리한 말의 파편이 여기저기서 튀어
올라 우리의 마음으 긁고 할퀸다.
이같이 난잡한 세상에서 허덕지덕 힘겹게 버티다 보면 헷갈리는 게 있다. 날카로운
언어의 창이 우리를 겨눌 때 촉수를 곤두세우며 예민하게 대응해야할까, 아니면, 외부적 자극에 둔감하게 반응하며 무덤덤하게 임해야 할까.
소설 (실낙원>의
저자로 잘 알려진 와타나베 준이치는 이런 고민에 흽싸인 이들에게 ‘둔감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와타나베 준이치는 둔한 감정과 감각이라는 뜻의 ‘둔감에 힘을 뜻하는
역자를 부인 둔감력이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이싸고 말한다.
타인의 말에 쉽게 낙담하지 않고 가벼운 질책에 좌절하지 않으며 자신이 고수하는 신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힘, 그렇게 삶을 바라보는 세계관이 둔감력이다.
*와타나베 준이치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 둔감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비인격적인 상사의 모독에도, 습관적으로 튀어나오는 노교수의 잔소리에도 정신이 흔들리지 않고 늘 중심을 유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