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운동사 100년의 기록
이원보 지음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의 노동운동사, 누가 읽어야 하는가? 당연히 한국의 노동자다. 그러나 스스로의 뿌리를 부정하는데 너무 익숙한 우리들은 우리 정체성의 역사를 인식하는 것을 거부했다. 결국은 노동자로 자라날 우리들에게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노동운동에 대해서 가르쳐주지 않았고, 예비노동자들은 그것을 배우려고 하지도 않았다. '노동운동'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구조조정이다, 체불이다 뭐다 하며 직접 '더러운 일'에 부딪히기 전까지 항상 우리 머리속에서, 조금은 불쾌한 냄새를 풍기며, 공백인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었다. 

 사실은 노동자들이 노동운동을 인식하기 위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도 별로 없었다. 있긴 있어도 너무 두껍거나(10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언제 보고 앉았단 말인가!), 자기 혼자 먹고 사는 것에도 지쳐있는 노동자들이 처음 대하기에는 조금 서슬퍼렇고 그 질감이 너무 거친 것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등장이 더욱 반갑다. 평생 노동운동에 헌신해온 분의 눈으로 추려낸, 주관적인 평가를 거의 배제한 '사실'들로 직조한  묵직하지만 단아한, 한국 노동운동 100년의 구체적인 발자국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묵직하지만 섬세한 울림을 갖는, 노동자들의 두터운 자기부정의 벽 속으로 스며들어 공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예비 사회인, 즉 예비 노동자, 노동조합 가입을 고민하는 직장 초년생, "한여름 시민을 볼모로 하는 파업"에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이들, 모두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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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유연화와 비정규직 고용
김유선 지음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노동관련 월간지 편집 일을 하고 있다. 비정규직과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저자의 연구물에 신뢰를 갖게 되었다.

비정규직 문제가 이슈가 된지 한참이고, 그에 대한 통계와 정책 대안들도 부지기수로 나왔다. 그러나 국책연구소의 연구물의 경우 대부분 실증적 검토가 빈약하거나, 정부 입맛에 맞도록 왜곡되어 있었다. 정부와 경영계의 연구물들은 4대 보험 적용과 해고 위험이 '비정규직'과 전혀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임시일용직'들을 정규직으로 분류하여, 문제의 실상을 축소, 은폐했던 것이다.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한해에도 여러명씩 자살하고 있는 판국에 말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저자의 연구물들은 명확하고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 비정규직의 규모가 50%를 넘어섰고,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미국에 견주어도 더 유연한 상황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또,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대한 검토를 통해 최저임금제와 관련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기도 했다.

노사관계, 노동운동, 노동정책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적극 권유할 수 있는 책이디. 실천적인 관점과 실증적 과학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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