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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장수 야곱 - 복잡한 세상을 사는 소박한 지혜
노아 벤샤 지음, 공경희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오랜전에 읽은 책이다.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야곱이 구운 빵속에서 나온 지혜의 말에 감동받은 사람들의 모습이 아닌, 새벽에 빵집에 가서 문을 열 준비를 하는 야곱의 모습이다. 퍽 감각적인 부분이다. 아직도 조심스럽게 정성스럽게 움직이는 야곱의 모습이 눈에 보는듯하다. 반짝이는 쟁반에 밀가루를 솔솔 뿌린후 빵반죽을 올려놓고 알맞은 불에 굽는 야곱의 모습이 눈에 보인다. 더불어 정말 향긋한 빵냄새도 맡아지는듯하다.
아마 어려서 읽었기때문에 이해하기쉬운 부분만이 기억속에 남았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바로 그장면에서 난 어쩌면 야곱의 진짜 모습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자기자신에게 엄격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정성을 다하는 그 모습이 바로 야곱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가끔씩 입가에 생긋 웃음을 띄게 하는 말들도 나온다. 예를 들자면, '천둥소리는 하나님이 이사갈때 가구 움직이는 소리야' 같은 거. 아마도 어린날의 나는 이 구절이 퍽 인상깊었었나보다. 그때 일기들을 읽어보면 비오는 날마다, 천둥치는 날마다 저 구절을 써놓았었다. 엄마 아빠께서 집에 안계실때 천둥소리를 무서워하는 어린 동생의 손을 잡고 나름대로 어른스런 목소리로 난 그 구절을 읊어주곤했다.
빵장수 야곱은 자신의 일에 아주 조금 더 수고스런 일을 보탰다. 그리고 그 아주 작은 수고는 여러 사람들의 삶을 더 행복하게 바꾸었다. 우리도 야곱처럼 우리의 삶에서 해야될 일에 아주 작은 수고만 더 보태보자. 고운 말이나 작은 미소는 솔직히 그리 수고롭지도 않은 수고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웃는 우리의 마음만큼만 세상을 향해 웃어보자. 주위가 곱절은 밝아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