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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1 -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ㅣ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
김민영 지음 / 황금가지 / 2006년 3월
평점 :
팔란티어는 예전에 출간된적 있는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의 개정판이다.
개정판이니 만큼 예전에 쓰였던 용어들이 부분적으로 수정되었다. 하지만
재미만큼은 여전히 중독적인 수준이다. 리뷰를 쓰고 있는 본인도 시험기간
임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책을 볼 수 밖에 없었다면 어느정도인지 대충 느
낌이 올 것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예전에 유행하던 모 카드회사 광고카피이다.
이러한 광고카피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살아가는 현
실을 떠나서 자신이 가본적 없는 새로운 곳으로 떠나기를 희망한다. 인간의 핏
속에는 이러한 조상들의 방랑벽이 아직도 존재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
행으로 이러한 갈증을 달래고 있지만 이것은 비용과 시간이 굉장히 많이 들어
가는 것이라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팔란티어는 이러한 모든 제
약 조건을 뛰어넘는 새로운 방식의 여행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의 누
구라도 매연과 시멘트 빌딩과 아스팔트로 이루어진 삭막한 곳 보다는 깨끗한
공기와 오염없는 산천초목이 펼처진 유토피아를 더 선호할 것이라는 것은 당
연한 사실이다. 거기에 각종 흥미진진한 모험이 양념처럼 곁들여지니 금상첨
화는 바로 이런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팔란티어는 단순히 말하자면 온라인 게임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키
보드와 마우스로 하는 일방적인 게임이 아니라 현실로 느껴질 듯한 공간에서
상상력의 제약을 받지 않고 실감나는 쌍방향 방식의 게임인 것이다.
소설의 내용은 국회의원의 살해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평범한 젊은이가 광
폭한 살인마로 순식간에 돌변하는 장면은 어느 영화보다도 더 이미지가 강렬
하다. 이러한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합동수사반의 형사 욱과 그의 친구인 프리
랜서 프로그래머인 철이 사건의 전모가 팔란티어라는 게임속에 존재하는 것
을 우연찮게 알게되었고 이들이 게임과 현실을 넘나드며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손에 땀을 쥐게한다. 왜 이 소설이 단순히 게임소설이 아
니라 스릴러라는 특징까지 갖는지 궁금한 독자들은 책을 읽어나가면서 조금
씩 알게 될 것이다.
팔란티어는 게임소설이라는 장르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 등장했었고 그 당시
만 하더라도 소설과 게임의 결합이라는 것은 판타지만 접했던 사람들에게 굉
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요즘이야 인터넷 소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어서
굉장히 진부해보이는 설정도 어느정도 팔란티어로 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해
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이 소설은 게임이라는 설정 외에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다루는 정신의학
을 아주 매끄럽게 접목시키고 있다. 저자가 의대를 나온 의학도이니 만큼 전
문적인 내용을 일반인들에게 쉽고 친절하게 풀이해주려는 노력이 소설 군데
군데 보인다. 어찌 보면 게임소설에 있어서 이러한 정신의학은 필수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게임 속 캐릭터는 본인인 동시에 본인이 아니기도 하기 때문
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꿈을 꿀 때 꿈속의 주체는 분명 나 자신이지만 자신
이 마음먹은데로 스스로를 이끌어갈 수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는가?
이러저러한 것을 모두 배제하더라도 '팔란티어'는 소설로서의 작품성과 재
미 모두를 갖춘 문무를 겸비한 명작이다. 이러한 소설이 국내 장르시장에 많
이 알려져서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하여 제 2, 3의 팔란티어가 나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