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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집 2 - 시·수필·서간 ㅣ 다시 읽는 우리 문학 1
이상 지음 / 가람기획 / 2025년 1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상전집2》에 수록된 시는 이상의 연작시들을 만날 수 있었다. 불완전함과 암울한 분위기를 표현했다는 '오감도' 15편이 모두 실려있고, 자아가 현실에서 살다가 죽어 자아의 세계로 돌아가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것을 반복하는 인간의 삶을 나타냈다는 '이상한 가역반응' 은 어렵지만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3차각 설계도' 7부작과 '건축무한육면각체' 7부작은 수학적 해석, 기하학적, 물리적 해석을 하는 경우도 있어 일제치하에서 예술적 지식인이자 천재라는 이상에 대한 평가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상의 수필이 너무 좋았다. 편지글 형식의 '산촌여정'에서 산촌의 정경 묘사를 도시 관점에서 비유한 부분이 탁월했고 모더니즘 문학의 특징을 볼 수 있었다. 이상의 자의식과 심리 묘사가 탁월한 '권태', 도쿄 기행의 감상 '동경' 이외 '권태', '실낙원', '병상이후', '산책의 가을' 등을 통해 그의 문학은 사랑, 죽음, 권태, 정, 연민, 이별과 같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서간문은 조금 생소했지만 이 부분도 무척 흥미로웠다. 오빠로서 동생을 아끼는 마음이 여실히 드러난 '여동생 김옥희에게'와 친구인 문학 평론가 김기림에게 보낸 서간문 7통에 담긴 일본 생활에서의 고독과 우울함을 통해 그의 인간적 고뇌를 엿볼 수 있었고 안타까웠다.
알 수 없는 숫자와 기호의 남발, 문법적으로 이상한 서술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독보적인 행보로 그의 작품은 여전히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는 최고의 천재성의 작가로 인정받는다. '박제가 된 천재' 이상의 문학을 드문드문 읽는 것이 아닌 연작시 전체와 수필, 서간문을 통해 이상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그의 문학에서 인간적 고뇌와 자아성찰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