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번트가든의 여자들 - 18세기 은밀한 베스트셀러에 박제된 뒷골목 여자들의 삶
핼리 루벤홀드 지음, 정지영 옮김, 권김현영 해제 / 북트리거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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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코번트 가든은 마켓, 카페, 레스토랑이 있는 관광 명소지만, 18세기 코번트 가든은 매춘굴과 찻집, 터키식 목욕탕 등이 있는 환락의 거리였다고 한다.

《코번트 가든의 여자들》은 성매매 여성의 신상 명세를 기술한 18세기 영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해리스의 코번트가든 여자 리스트>를 바탕으로 한 책이다. <해리스의 코번트가든 여자 리스트>는 매년 업데이트되며 신사들을 위한 정보제공의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접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담긴 책을 통해 당시 뒷골목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코번트가든의 여자들》은 성매매 여성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한 세 사람을 중심으로 당시의 런던의 성 풍속을 되짚어 보는데 성을 구매했던 사람들과 성을 판매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들을 중개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점은 18세기에는 유혹과 강간이 동의어로 쓰였다는 것이었다. 실제 강간을 통해 매춘에 발을 들인 경우도 흔했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는데 여성을 성의 노리개로 삼았던 시대가 꽤 길게 지속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쾌락을 쫓는 신사들의 필수품이었던 '해리스 리스트'를 통해 당시 성매매를 통해 가난한 생계를 이어간 사람들, 혹은 귀족만큼의 부를 누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감없이 담겨있다. 18세기 어두운 뒷골목의 음침하고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통해 당시 런던의 성 풍속과 오늘날을 비교해보며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에 놀랍기도 했다.

각주로 설명을 덧붙인 점도 글을 보다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비너스의 탄생' 파트는 신분상승을 위해 딸을 고급창녀로 만드는 이야기에서도 당시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 무엇도 감내했었구나 하는 생각에 착잡해지기도 했고, 돈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오늘날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부록 사진이 수록된 '코번트가든 애호가 목록'과 18세기 용어집도 흥미롭게 읽었다. 겉으로는 화려한 도시 런던, 하지만 돈이 최고였고 돈이 신뢰였던 당시 런던의 뒷골목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18세기 코번트가든 뒷골목을 여행한 기분이 들어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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