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비즈니스 산책 - 인종의 용광로, 비즈니스의 용광로 비즈니스 산책 시리즈
엄성필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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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빛비즈] 뉴욕을 색다르게 즐기는 또 하나의 유쾌한 접근, 뉴욕 비즈니스 산책

 

저자: 엄성필

출판사: 한빛비즈

읽은기간: 2014.4.28~5.4

 

 

같은 곳을 여행하더라도, 저마다의 경험에 따라 그곳을 어떻게 느끼냐는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때문에 스포츠 광인 저에게 뉴욕은 미국의 최고 인기 스포츠팀 뉴욕 양키즈의 홈타운이자, 린세니티의 열정이 넘쳤던 그러나 언제나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뉴욕 닉스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진주는 훈련소라던가 훈련소라던가...-_-;)

[Again 2009!]​

 

코트라의 북미지역총괄본부장이라는 이력을 가진 <뉴욕 비즈니스 산책>의 저자에게 뉴욕은 표지에 묘사했듯 인종의 용광로이자 비즈니스의 용광로와 같이 보였을 것입니다. 뉴욕을 비즈니스맨의 시각에서 다룬 유쾌한 접근, <뉴욕 비즈니스 산책>.

비즈니스맨에게 뉴욕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을까요?

 

[타임스 스퀘어, 나스닥의 본사가 위치해 있다]

 

​뉴욕하면 떠오르는 장소는 여러 곳이 있겠지만, 저자가 선택한 장소는 타임스 스퀘어입니다.

왜 타임스 스퀘어일까요?​

아마 그 곳이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주식시장인 나스닥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기도 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는 이곳, 세계 비즈니스의 중심지에 서서 "뉴욕을 단순한 여행관광지가 아닌 비즈니스 시각에서 조명하고, 나와 같은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속 시원한 답을 찾아주고 싶었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간의 뉴욕 관련 도서들이 관광이나 문화에 주목했다면 <뉴욕 비즈니스 산책>은 뉴요커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비즈니스 흐름을 짚어가며 뉴욕이 세계 최고가 되고, 이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 10가지 관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입니다.

 

때문에, 단순히 '그들이 이래서 잘났더라' 라는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의 직접 경험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내기에 읽는 재미와 지식 전달 모두에서도 충실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뉴욕의 명물 푸드트럭]

 

비즈니스맨을 주 대상으로 하고있기에 직장인의 관점에서 읽도록 유도하는 이야기도 있는데, 가령 뉴욕의 푸드트럭을 다룬 장의 초입에서,

 

"뉴욕의 직장인이건, 한국의 직장인이건 공통된 고민이 있다면, 바로 '점심엔 뭘 먹지?' 가 아닐까,

== 중략 == 뉴욕의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점심 중 하나는 바로 푸드트럭을 이용하는 것이다."

 

라는 식으로 슬쩍 공감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각 장이 너무 흥미 위주가 아니냐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새로운 관점에서 뉴욕을 바라보고자 한 책이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

도시, 그리고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인문학 책들이 늘어가는 요즈음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의 도시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조망하는 좋은 책이 하나 늘어나 기분이 좋네요. 즐겁게 산책하듯 뉴욕을 즐겨보고 싶은 분들게 권해드립니다. :)

 

한줄 평

전체적으로 쉽게 읽히도록 잘 쓰여진 책, 단 많은 것을 기대하면 안되요~

이 리뷰는 한빛비즈의 '비즈리더스' 관점에서 쓰여진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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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웃긴 사진관 - 아잔 브람 인생 축복 에세이
아잔 브람 지음, 각산 엮음 / 김영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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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만질 수 있는 인생 이야기 - 슬프고 웃긴 사진관

 

 

0. 생소한 표지, 하지만..
<슬프고 웃긴 사진관>. 제목만 보아서는 어떤 이야기인지 짐작하기 어려웠습니다. ‘아잔 브람’이라는 저자 역시 생경했고, 표지 역시 달과 바이올린, 그리고 걸어가는 사람의 이미지이기에 쉽게 알아차릴 수가 없었죠.


하지만,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손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순식간에 반절을 읽어버린 제가 문득 든 생각은 ‘과연 누굴까?’ 그리고, ‘글이 참 재미있구나’라는 두 가지였습니다.

 

1. 명상 스승 – 아잔 브람
<슬프고 웃긴 사진관>은 아잔 브람 스님이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 나누었던 법문을 모은 책입니다. (관련기사) 아잔 브람 스님은 인도에서 자리잡고 있는 명상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입니다. 영국에서 자라고 교육을 받았지만, 불교에 귀의한 아잔 브람 스님은 인도에서 수행을 쌓은 후 명상의 효과를 알리는 데 주력하는 명상센터 등을 설립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 책은 스님이 살아오면서 경험한 서른 여덟 가지 이야기를 사진과 같이 생생하게 풀어 쓴 책입니다. 이 중 두 이야기를 가장 선명하게 가슴 속에 남았습니다.

 

2. 실수와 미래
‘우리가 살아가면서 아무런 실수도 저지르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삶에서 아무런 의미를 찾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인생의 삼십 퍼센트는 실수다 中 62p)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다 아는 말이지만,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드물죠.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조그마한 실수를 할까봐, 실수를 하고 들킬까봐 많은 걱정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수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거나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들입니다. 마음을 내려놓고 실수를 인정하는 것. 아마 그것이 실수를 하지 않게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우리가 미래에 대해서 무언가를 하겠다 싶으면, 바로 지금만이 유일하게 그것들을 할 수 있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미래가 만들어지는 그 순간에, 거기에 집중한다면, 훨씬 더 평화롭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들어가는 귀와 나가는 귀 중, 199p)

저도 그렇지만, 무언가 해야만 하는 일이 있을 때 드는 생각이 있죠. ‘다음에 해야지.’ 아잔 브람 스님에게는 이 말이 가장 어리석은 말로 들릴 거 같네요. 바로, 지금 해야만 하는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보다 당당한 나를 만드는데 가장 필요한 일일 것입니다.

 

3. 그렇구나, 그래도……
이외에도 좋은 이야기들이 많은 책이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쉽게 공감하긴 어렵겠구나.’ 저 역시 불자이며 나름 불교에 대한 이해가 깊다고 생각했었지만, 약간 이해가 어려운 이야기(35번째 이야기)나 동의하기 어려운 이야기(28번째 이야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에세이는 어느 정도 자기계발서의 성격을 띨 수 밖에 없습니다. 글쓴이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이야기에 ‘이런 식으로 하면 어땠을까?’ 혹은 ‘이러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자기고백이 들어갈 수 밖에 없고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에세이가 독자를 설득(혹은 공감)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일어나기 쉬울 법’할수록 그리고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어야’ 일들로 채워져야 할 것입니다. 저자의 이야기들이 좋은 글들이었지만 완전히 감화될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이런 걸림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 함께 읽는다면,
벽안의 스님이 쓴 불교 이야기를 더 알고 싶은 분들에게는 현각스님의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를 추천 드립니다. 발간된 지 오래 지난 책이지만 한국인이라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글들로 채워져 있기에 재미나게 읽으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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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 김학범 교수와 함께 떠나는 국내 최초 자연유산 순례기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1
김학범 지음 / 김영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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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기쁨을 읽는다. - 우리 명승기행
 
 
여행을 떠나는 이는 ‘우와~’라고 외치며, 여행서를 읽는 이는 ‘오호~’라고 합니다. 여행을 떠난 이가 현장의 생생히 느끼는데 반해, 여행서를 읽는 이는 책을 읽으며 여행을 떠난 이의 현장감과 그때의 기분을 느끼며 대리만족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로 이 ‘오호~’의 차이에 따라 좋은 여행서인지 아닌지도 결론이 나겠죠.

결론부터 이야기하지만,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은 좋은 여행서는 아닙니다. 좋은 사진과 글이 있지만, 현장감을 주는 것에는 약간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명승기행>이 좋은 책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약간은 생경한 단어인 ‘명승’이라는 우리의 자산을 재조명하고 아름다움을 알려주고자 만들어진 최초의 책이자, 지은이의 마음씀씀이가 오롯이 담겨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0. 명승, 그 이름을 되찾다.
‘명승’이란 아름다운 경승지를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좋은 경치를 지닌 지역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 책에서는 명승이라는 개념을 더욱 넓게 접근합니다. 단순히 경치가 좋은 지역이 아닌 ‘하나의 이야기와 유산을 담고 있는 우리가 기억할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명승은 우리나라에 104군데(생각보다 많네요!)가 지정되어 있는데 <명승기행>에서는 이 중 49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곳들일까요?
 
1. 첫 번째 기쁨 – ‘앎’
우리 주변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옛 서원, 관아, 대 등을 가리켜 고정원 혹은 누원이라고 합니다. 바로 소쇄원, 광한루(원), 탄금대 등 익숙한 곳이 이에 속합니다. 고속도로를 지나다가 혹은 수학여행을 가서 흔하게 지나쳤던 곳일지도 모르지만(물론 이 말 역시 흔합니다만, 더 좋은 말이 생각나지 않네요 ^^) 특별한 의미를 알게 되면 달리 모이게 되죠. 친하게 지냈던 사람의 몰랐던 면을 알게 되는 기쁨(?)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바로 이러한 ‘앎’이 <명승기행>을 읽으며 얻게 되는 첫 번째 기쁨입니다.
 
2. 두 번째 기쁨 -  ‘청량감’
책에 실린 생생한 사진들. 대부분의 사진들이 자연과 자연 속에 조화되어 있는 우리의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푸른 숲과 멋진 누각의 조화(청암정, 122p), 푸른 바다와 다랑이논의 어울림(가천마을 다랑이논, 300p), 붉은 석양과 죽방렴의 모습(지족해협 죽방렴, 318p)는 ‘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 모습들입니다. 바로 이러한 청량감이 <명승기행>을 읽으며 얻을 수 있는 두 번째 기쁨입니다.
 
3. 아쉬움
앞서 이야기한 대로 이 책은 분명히 좋은 책입니다. 저자가 마지막에 이야기했듯이 10년에 걸친 노하우가 그대로 묻어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독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바로 여행자의 입장에서 바라봐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죠. 여행자의 눈으로 명승지의 초입, 그리고 계절에 변화에 대한 느낌을 그림 그리듯이 이야기해 주었다면 보다 멋진 책이 되지 않았을까요?

서두에 이야기했듯이 여행서를 읽는 사람들은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어합니다. 단순히 명승지의 유래나 아름다움에 이야기보다는 여행자로서 느낀 소소한 이야기들이 함께 있었다면 더욱 좋은 책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2부를 구상 중이라는 저자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1부의 아쉬운 점이 더해져 흠잡을 곳이 없는 멋진 책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4. 함께 읽는다면.
이 책과 함께 읽는다면 딱 좋은 책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입니다. <명승기행>의 저자의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의 저자의 섬세한 관찰력이 합쳐진다면 정말 멋진 책이 나올 것 같은데, 저만의 욕심일까요? (그래도 한번 기대해볼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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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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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가 필요한 책!’ - 오직 독서뿐

 

 

-. Mach Preview
서점에 가면 유난히 눈길을 끄는 책이 있다. 그런 책들은 대게 여러 책들 사이에서 자기만의 아우라를 뽐내고 있는데, 제목이 멋지다거나 표지 디자인이 특이한 것 이외에도 왠지 모르게 손이 가게 마련이다.
<오직 독서뿐>은 나에게 그런 책이었다. 우연히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지만, 서점 나들이에서 내 발길을 잠시 멈추고 손을 뻗게 했던 그 ‘아우라’는 읽으면서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 1st Half
“종일 글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뻣뻣하게 굳은 채로 마음이 내달리게 될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잠시라도 여유롭게 지내면서 정신을 기른 뒤에 또 보아야 한다.” – 양응수 독서법 中
저자는 말한다. 긴장을 가지고 일에 몰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숨통을 틔워 주어야만 한다고. 몰아세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이 구절을 읽으며, 역시.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진 문제점 중의 하나가 일에 대한 집중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일에 집중하면 그 일에 매몰되어 시야가 좁아진다라는 단점을 고치기 위해 잠시 바람을 쐬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매번 느끼고 행동하기 쉬운 일이지만 다시 한번 다짐을 해본다.

 

-. 2nd Half
“많을수록 더욱 유익하고, 오래되어도 폐단이 없는 것은 오직 독서뿐이다.” - 박지원, 원사 中
책의 제목이기도 한 ‘오직 독서뿐’은 연암 박지원의 말이다. 당대의 최고 정치세력이기도 했던 노론의 가문이었지만 소탈한 마음을 가지고 많은 이들과 어울렸던 연암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사람이다. 당시 정조의 정책전환 수단이었던 ‘문체반정’의 희생양(?)이 되어 반성문을 쓰기도 했지만 그의 글은 보는 이에게 읽는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작가의 본분에 충실한 글쟁이가 아니었을 까란 생각이 든다.

 

-. Match Review
타인이 책을 읽고 느낀 점들을 정리한 책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열풍이었던 ‘XXX의 서재’와 같은 형식으로 사회적으로 알려졌다 싶은 이들의 독서법이나 좋아하는 책들을 통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 때문일까.
그런 점에서 <오직 독서뿐> 역시 이러한 유행에 따르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그들과 다른 점은 하나의 책 혹은 인물에 집중하기 보다는, 여러 책들의 좋은 구절을 통해 읽는 이의 삶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선생님의 귀찮은 잔소리’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부모님의 잔소리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흐르게 되면 문득 마음 속에 되살아 나며 나를 다잡아주게 될 지도 모른다.
옛 글이지만 단문으로 구성되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한 번에 읽지 말고, 여유롭게 지내며 정신을 기른 뒤에 또 보아야 하는, 그리고 그래야 더욱 가슴에 남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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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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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그들의 관계, 극적인 반전은 나타날 수 있을까? - <고령화 가족>

 

0. Match Preview

고령화 가족은 얼마 전 영화로도 개봉했었던 소설이다. 흥행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살펴 보니 100만이 넘었다!), 소설에 임팩트에 비해 부족해서일까? 영화화된 소설이나 웹툰의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메우지는 못한 모양이다. 아무튼 이 책, 제목이나 표지부터 강렬하다. 붉은 색 표지에 무슨 관계인지 애매해 보이는 다섯 명의 인간 군상들. 자연스럽게 페이지가 넘어가기 시작했다.

1. 1st Half

고령화 가족의 화자는 집안의 둘째 아들이다. 영화감독을 하다 대차게 말아먹고 충무로를 빈둥거리다, 이제 다시 어머니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아뿔싸! 집에는 이미 어릴 때부터 앙숙이자 교도소를 밥 먹듯이 드나들었다는 형이 자리를 잡고 있다. 뒤이어 동생과 조카까지, 24평 방 3개의 좁은 집구석에 다섯 명의 식구가 동거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세 남매가 함께 살게 되었다고 해도 별반 달라진 건 없었다. –중략- 그렇게 엉겁결에 재구성된 우리 가족의 평균 나이는 사십구 세였다.” – 42p

, 드디어 고령화 가족이라는 제목의 유래가 나왔다. 평균 나이 사십구 세. 각기 인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섯 식구가 한 집에서 살면서 벌어지는 일들. 어머니의 말마따나 이보다 어려운 시절에도 다 잘살았다는 이야기를 하며, 자식들에게 끊임없이 고기 요리를 만들어 준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아니 예전에 해주지 못한 보살핌을 다해주려는 것처럼 말이다.

2. Half Time

소설을 읽다 보면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바로 작가에 대해서이다. 어떠한 인생을 살아왔기에 작가는 이러한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

“작가라면 모름지기 러시아 귀족 집안에 태어나서 차르에 쫓겨 망명하고, 실어증 6년 정도는 앓아주고, 내전에 참전해서 집시랑 사랑에 빠지고, 그러다가 포르투갈 상선을 타고 아프리카를 떠돌고, 뭐 그 정도는 돼야지, 기껏 대학 안 나오고 보험회사 다닌 게 무슨 얘깃거리가 되나요.” – 한겨레 인터뷰

작가의 말마따나 천명관은 40대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이름을 타인에게 망설임 없이 알릴 수 있었다고 한다. 다른 소설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늘상 마주칠 수 있는 동네 주민과도 같은 사람, 천명관.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라 더 생동감이 넘치는 글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

3. 2nd Half

그는 <스팅>의 주인공처럼 멋지게 한탕 해서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처럼 교도소에서 보기 좋게 탈출한 것이다. 아니, 교도소에 들어가기 직전, 극적으로 도망친 것이다. – 233p

감독이었던 둘째답게 타인에 대해 묘사를 할 때 대부분 책과 영화에서 따온 표현들이 즐겨 사용된다. 이전까지 형을 인생의 실패자 혹은 주먹밖에 모르는 바보 정도로만 생각해왔던 그에게 형에게 나타난 극적인 인생 반전은 영화와도 같은 카타르시스를 주었던 것이다.

누구나 꿈꾸는 인생의 반전, 과연 둘째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까?

4. Match Review

책 뒤편에 작가 후기가 있었다. 작품을 쓰기 전 태국 여행을 할 때 소년과의 대화, 그리고 서울로 돌아왔을 때의 동료 소설가와의 대화 속에서 작가는 깨달음을 얻고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바로 둘째에게 투영되었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둘째가 작가 자신의 모습이라는 생각도 든다.

눈길을 끄는 제목만큼이나 내 눈을 즐겁게 해 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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