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 - 세상을 바꿀 엉뚱한 인생 제안
유종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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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흔히들 '남과 다른 것이 경쟁력이자 무기'라는 말을 한다. 독창적인 것이 나를 남과 구분시켜주는 지표라는 것이다.

 이는 신자유주의의 논리 아래 허망하게 개방된 세계화의 물결로 크게 두 가지가 변했기 때문이다. 하나는 종신고용문화가 변한 것, 다른 하나는 무한 경쟁 속에 개인이 외로이 던져진 것이다. 그에 따라, 약육강식의 세계로 변모한 이 세계에서는 도태될 사람에게 '너 아니어도 충분한 대체품이 있다'는 낙인을 찍어준다. 이의 반대편에서는 'Number one' 내지는 'Only one'이라는 용어를 강조한다. 이 용어로 지겹도록 싸운다. 경쟁주의자에게는 'Only one'도 어차피 그 분야에서 하나밖에 없는 최고라는 뜻에서 'Number one'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개성'을 강조하는 기류에서도 두 가지 기묘한 입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쟁지상주의자에게 '개성'은 경쟁력을 판별할 수있는 기준 중 하나다. 하지만 (집단주의와 대별되는) 개인주의자에게 '개성'이란,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인 이 세계에서 자신이 얼마나 충실히 '나답게'살고 있는 지를 드러내는 강력한 지표다.

 책은 이 두 가지 입장을 혼용한 가운데 저자 자신이 걸어온 길을 반추하며 자기 PR을 충실히 하고 있다. - 참고로 책 속 내용 중 자기 PR로 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하여, 저자의 변명을 이 책을 통해 읽을 수 있다. 「자기 자신을 홍보할 줄 아는 사람이 매력적이다」(p.45 이하)와 「한 권 이상, 자신만의 책을 써라」(p.184 이하) 등이 그것이다.

 이에 변명을 더하자면, 사실 인생조언이랍시고 말하는 책 가운데 간접경험을 통해 추상적으로 전해주는 것들은 별로 와닿지가 않는다. 나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정리했다면 모를까. 도서관에 틀어박혀 이런저런 책을 읽거나 대충 남의 이야기를 주워들은 뒤 전해주는 인생의 조언따위는,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인데다 천편일률적이고 아류작에 가까워 "무가치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이 책은 그와 달리 상당 부분이 저자의 삶과 결부되어 있기에 메시지에 실린 무게가 무겁다.

 

 

 

(사진설명) 이 책의 표지. 말춤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사진설명) 답은 여기에 있다.

사진은 독서캠페인차 구청직원들과 함께 벌인 이벤트다.

이 기획은 매우 신선해서 언론에서도 소개되었다고 한다.

 

  

(사진설명) 어느 직분에 임하든, 남과 다른 발상을 가지고서 조직을 새롭게 정비하고 리드해나가는 저자를 엿볼 수 있다.

그런 강한 개성보다 더 강조되어야 할 것은 저자의 노력이 아닐런지.

그러나, 그런 노력이 책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못해 아쉽다.

인문학에 대한 탄탄한 지식기반과 더불어, 치열한 노력이 저자가 걸어온 길에 숨겨져 있다는 것을 대충 추측해가며 읽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인상 깊은 파트를 선별하라고 누가 억지로 고르라고 한다면, part.2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랑에 관한 요즘 세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이런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특히, 미대통령 부부였던 클린턴과 부시 부부를 맺어준 '도서관에서 시작된 사랑'은 매우 신선하고 지성적인 느낌을 주었다. 아마 많은 책벌레들의 이상적인 사랑이 아닐까.

 이 파트에서 말하는 '사랑'에 관한 저자의 경험과 이에 근거한 생각은, 분량은 짧지만 -다소 이상화시킨 면이 없지는 않지만 다소- 현실적이어서 호소력짙고 무게감이 있었다. 아무래도 수십년간 부부생활을 -적어도 책에서는 신혼때를 제외하고는 무탈하게- 이어온 사람이 들려주는 것이기에 그렇다. 사랑을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결혼이란 구체적 현실의 일단면을 엄중히 일러준다. 조건을 따지는 사람들 또한 현실적이라기보다 눈높이를 맞출 때 자신의 소망을 담는다는 면에서 이상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것도 따끔히 일러준다.

  

  

 그 밖에 저자의 전공인 철학 -나아가 인문학- 에 대한 저자의 단상이나, 해외여행에 대한 시각, 감언이설에 대한 분석, 회사에 사표를 내는 것에 대해 뼈저린 경험을 통해 들려주는 조언은 참고할만하거나 꽤나 흥미로웠던 것 같다.

 

 또 저자의 독특한 이력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그런 경험도 소중히 여기며 자신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런 자세는 본받을만 하겠다. 다만 신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를 피하는 편이고, 긍정적인 면만을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나열하는 것이 아쉬웠다. 저자의 독특한 이력이나 업적(?)이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으니, 저자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면 인문학이 가져다주는 효용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리라 - 개인적으로 효용론적 접근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부분도 있다고 보지만 말이다.

  

 

 

 

 

 

★ 이 서평은 네이버 카페 <책좋사>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책을 제공받았기에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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