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정구현 전 삼성경제연구소장이 내다본 한국경제의 기회와 위험
정구현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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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정학적 요인을 최대한 활용하여 민주화와 산업화를 꽃피운 남한. 
 실력주의의 가치관 속에서 강한 성취 및 학습동기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해 온 한국인들이 그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생활 수준이 전반적으로 매우 향상되었음에도 그들이 느끼는 행복도는 낮다. 즉, 치열한 생존경쟁을 치르며 높은 압력과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는데다 부의 양극화가 점차 고착되고 있는 사회를 살아가면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세계정세와 경제여건은 날로 급변하고 있다. 중국과 신흥시장의 급성장, 에너지 시장의 변화, 국내 인구의 급속한 노령화, 고임금, 가치관의 변화, 초연결사회와 빅데이터시대의 도래, 북한의 체제 변화 등은 우리가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거나 적응하지 못할 수록 우리의 앞날을 어둡게 만들 것이다.
 과거의 성공과 불확실하고 어두운 미래의 틈바구니 속에서, 저자는 "향후 15년을 지난 60년의 성취가 완성되는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향후 15년을 위해 저자가 주장하는 대안은 무엇일까?
 핵심은 '민간 기업이 경제를 주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인프라를 제공하되, 기업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대폭 푼다. 고용보다 혁신과 기업의 혁신과 효율을 중시해야 하며, 기업간의 차별을 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혁신적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실패에 따른 재도전 장치, 재창업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고급인재 양성을 위하여 대학정원을 줄이고 대학 수를 축소함과 아울러 대학의 자율성을 늘리기 위해서 교육부의 간섭과 규제를 줄인다.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부품 및 소재산업을 육성하며, 고용의 유연성을 확충하고 시장 경쟁을 촉진시키기 위한 법제도의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지식기반서비스에 대한 개발과 투자를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을 확대한다. 
 세제는 성장 친화적으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서비스산업은 지식기반형 서비스업, 비즈니스서비스산업, 금융서비스산업, 의료서비스산업, 관광 및 레저산업, 사회서비스 산업, 문화컨텐츠산업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를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는 방향으로 고도화한다. 
 저출산 및 고령화의 극복을 위해 여성의 사회진출 및 공보육을 확대하고, 정년을 연장한다. 
 또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줄이고 비정규직과의 근로조건 격차를 줄인다. 정규직의 보호를 축소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비정규직의 사회복지혜택을 늘리는 것이 현실적이다. 정규직의 구조조정도 쉽지 않은 일이라 시간제와 임금피크제의 확대 등 근로유연성을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그와 함께 단시간 근로확대, 다양한 형태의 고용 추진 등으로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유연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간다. 이 때 모든 근로자의 임금격차를 해소하면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경제민주화 문제는 약자가 힘을 기를 수 있는 인프라의 확충 문제로 가는 것이 좋으며, 기업의 지배구조는 형평성과 효과성의 관점에서 평가하되, 점진적인 처방, 자율적 선택, 규제 완화로 가닥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지는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확대한다. 이 때, 우선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정책이며,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것은 노인들의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정책(연금제도를 활용)이다. 더불어 복지재정지출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남북한의 통합시대를 대비하며 동아시아의 안보협력체 및 경제공동체를 구축하고, 북한의 체제변화를 주시하면서 대응 및 관리해나간다. 통일을 대비한 비용의 마련, 통일 대비 정부 조직 정비, 통일 전문 인적자원의 육성한다.
 작은 정부, 지방 분권, 정부 조직의 질적 효율성 제고도 필요하다.
 
 이상은 책의 내용을 나름대로 요약해 본 것이다.

 저자가 이 시기에 새삼스럽게 기존의 특정 세력(신자유주의 경제학파, 대기업 대변가 등)이 주장한 바를 다시 꺼내든 것은 무척이나 의심스럽긴 하다. 
 하지만 비록 그런 면이 있더라도, 저자는 그에 멈추지 않고 그를 근거로 나름의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변화에 대한 도전이나 응전이 필요한 시기,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때, 특정의 관점이라 할 지라도 숙고를 통해 나온 것이라면 귀기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 관점에 너무 매몰되지 않으면 되고, 다른 여러가지 관점을 보충하면 되지 않을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진정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태도야말로 민주주의 사회 속 집단 지성의 성숙한 모습의 일면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위기나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는, 문제해결이나 예방적 대처의 초기단계에서 우리끼리 소모적으로 다투며 문제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끌고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나는 저자의 대안은 그리 탐탁하지 않고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도 많으며 동의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문제 의식과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에 대한 통렬한 지적, 그리고 지금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 과연 타당한 지에 대한 의문과 비판은 일면 어느 정도는 새겨들을만 했다.
 무엇보다 지금이 위기라는 것, 내·외적 조건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데 그 원인은 어떻게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서 나쁘지 않았다는 말로 마무리 하겠다.



 

★ 이 서평은 네이버 카페 <책좋사>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책을 제공받았기에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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