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읽고 싶은 철학의 명저
하세가와 히로시 지음, 조영렬 옮김 / 교유서가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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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지금 당장 읽고 싶은 철학의 명서'라는 제목과는 조금 다르게, 

당장 읽고 싶은 책, 별로 또는 절대 읽고 싶지 않은 책이 분류된다. 

그만큼 글 속에 작품에 대한 작가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책을 통해 뚜렷하게 배울 수 있는 한 가지. 바로 '비판적 읽기'다. 


'물론 나에게도 경의를 품는 철학서가 있고, 존경하는 철학자가 있긴 하지만, 그것은 비판과 대결과 격투를 거쳐 자라난 경의이고 존경이지, 그 앞에서 감히 몸을 굽히지 않을 수 없는 그러한 경의는 아니다.' 


사람들이 넘사벽으로 추대하는 고전도 저자의 비평의 칼을 피하지 못한다. 

하지만 비판을 위한 비판은 아니리라. 철학하는 것 자체가 지혜를 사랑하는 것, 비판은 순전한 진리에 다가서기 위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이 아닐까. 비판은 찌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듬기 위한 조각도라고 규정하고 싶다. 


마흔에 배우는 철학을 통해 나를 다시 찬찬히 들여다본다. 나를 비판해 본다. 

'마흔에 우리는 비로소 우리 자신이 된다.'(샤를 페기)라는 말처럼 

진짜 나를 만나기 위해서는 나답지 않은 것, 

세상이 '이게 너'라고 규정짓는 것들은 걷어내야만 한다. 


따뜻하고 폭신한 위로와 격려는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준다.

하지만 냉철한 비판적 사고는 넘어지지 않게 만드는 힘을 길러준다. 

더이상 거친 사람들의 날선 말에 쉽게 배이고 

어이없이 붕괴되지 않도록. 

나를 비판하고 내가 듣고 읽는 모든 이야기들을 비판해 본다.



철학을 경멸하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철학하는 것이다.

인간은 한 줄기 갈대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 가운데 가장 약한 존재.
하지만 그것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 파스칼<팡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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