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음공해 ㅣ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오정희 지음, 조원희 그림, 강유정 해설 / 길벗어린이 / 2020년 7월
평점 :
타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부족으로
서로에게 공해가 되어 버린,
각박한 사회의 민낯을 보여 주는
1993년 발표된 소설가 오정희 선생님의 [소음공해]

중학교 2-2 국어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한 오정희 선생님의 [소음공해]가
조원희 작가님의 그림과, 강유정님의 해설을 곁들여 길벗어린이 출판사에서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시리즈 그림책으로 나왔답니다.
글을 쓴 오정희 선생님은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6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완구점 여인>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1979년 <저녁의 게임>으로 이상문학상을,
1982년 <동경(銅鏡)>으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이래
동서문학상(1996), 오영수문학상(1996), 현대불교문학상(2008) 등 주요 문학상을 수상. 2003년에는 장편소설 <새>로 독일의 리베라투르상을 수상하였고,
이는 해외에서 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문학 작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저서로 소설집 《불의 강》, 《유년의 뜰》, 《바람의 넋》, 《불꽃놀이》,
단편소설집 《돼지꿈》, 《가을 여자》, 장편소설 《새》,
동화집 《송이야, 문을 열면 아침이란다》를 비롯해
《내 마음의 무늬》 등 다수의 수필집을 펴냈다.
그림을 그린 조원희 작가는 멀티미디어디자인을 전공했고, 그림책 작업을 하고 있다.
《전학가는 날》, 《엄마는 너를 위해》, 《밀어내라》 등에 그림을 그렸고,
쓰고 그린 책으로 《얼음소년》, 《이빨사냥꾼》, 《콰앙!》, 《동구관찰》 등이 있다.
작품해설을 한 강유정은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에 문학 평론이,
동아일보에 영화 평론이 당선되어 본격적으로 평론 활동을 시작하였고
KBS 'TV 책을 보다', '문화공감' 등 다수의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민음사 '세계의 문학' 편집 위원으로 일했으며
고려대학교 연구 교수를 거쳐 현재 강남대학교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죽음은 예술이 된다》,《스무 살 영화관》,《너도 작가가 되고 싶니?: 문학》등이 있다.
이 책은 심신장애인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클래식을 즐길 줄 아는, 교양 있다고 여겨지는 여성이 윗집에서 들려오는 정체모를 “드르륵드르륵”소리 때문에 겪게 되는 하루를 담고 있다.

스스로 교양 있다고 여기는 중년 여성, 하지만 선하게 비춰졌던 모습 뒤에는 홈통을 통해 들려오는 부부싸움 소리를 엿듣고 인생 선배라며 아랫집 여자에게 훈수를 늘어놓기도 하며 남의 일에 간섭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또 층간 소음으로 괴로워할 다른 피해자들을 대신한다는 명목으로 경비실에 전화를 걸어
공동생활의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 얼마나 무교양하고 몰상식한 짓인가 등을 일깨우면서 의도치 않게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책은 끊임없이 불거지는 층간 소음 문제 속에서
다른 사람의 사정을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의 시간과 자유가 침해되는 상황을 참지 못하고 쉽게 예민해지고 분노하는
우리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타인에 대한 경계와 배척이 점점 더 흔해지는
각박한 현대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 내고 있다.
모범적이고 교양 있는 주인공이 타인의 존재를 공해로 느끼는 그 순간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내가 손해를 보고 희생을 당하는 것처럼 느끼며,
당장 내가 입은 피해에 분노하는 모습은 이제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만연하지요.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윗집에 찾아 간 여자가

현관문 너머로 휠체어를 탄 윗집 여자의 허전한 하반신을 보며 우두망찰할 때,

발소리를 죽이는 푹신한 슬리퍼를 든 손을 뒤로 감추는 주인공과 하나가 된 나는
부끄러움이 온몸을 휘감는 후끈후끈한 상황에 몸둘바를 몰라 쥐구멍을 찾게 되고...
주인공의 심리에 온전히 공감하고 집중하다 극적인 반전을 마주하는 순간
독자들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설정과 캐릭터로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극적인 반전을 통해 주인공이 자신도 몰랐던 이중적인 태도를 스스로 직면하게 하여
독자들이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천장을 가득 메운 정체모를 소음과 인터폰을 사이에 두고 오가는
날카로운 억양들을 표현한 거칠고 날카로운 선은
책을 읽는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몰입감을 주는 동시에 팽팽한 긴장감도 느끼게 한다.
주택에 살던 어릴 적엔 신경 쓰지 않았던 것들
그러나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 살게 되면서는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졌죠.
주차, 쓰레기, 층간소음 등등으로 빚어진 사건사고를
뉴스로 접할 때마다
무서움이 몰려오기도 한답니다.
언제부턴가 아파트 게시판과 엘레베이터 안에는
층간소음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글이 고정으로 붙어 있구요.
이사 오기 전 미리 위아래 집에 인사를 하고 양해를 구했지만
리모델링 시기가 중고생들 시험기간과 겹쳐 걱정이었는데
아래층의 아버님이 당신의 아이를 독서실로 보냈으니 괜찮다며
신경 쓰지 말고 공사하라고 해주셔서
행복하게 공사를 했었는데
오가다 만날 때
아이들이 자꾸 뛰어서 미안하다고 하면
아이들이 다 그러면서 큰다고 걱정 말라고
오히려 당신 집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고 하시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주셔서
얼마나 고맙고 감사하던지
좋은 이웃 만나는 것도 복이다 싶은 요즘입니다.
각박한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 양보와 배려가 아닌가 싶네요.
흥미로운 캐릭터 전개와 이야기의 흐름,
반전의 매력이 모두 담겨 있는 오정희 소설가의 작품과
행간의 숨은 의미까지 섬세하게 관찰하고 시각화한 조원희 작가의 강렬한 그림,
그리고 다각도로 심도 깊게 분석한 작품해설이 어우러진 그림책[소음공해]는
독자들에게 자신과 이웃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 줄 것이다.
#소음공해 #오정희 #조원희 #길벗어린이
#이해하는마음 #양보와배려 #허니에듀 #허니에듀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