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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의 아이들 - 시력으로 가득한 땅끝에서 이민아 목사가 체험한 기적과 치유의 이야기
이민아 지음 / 열림원 / 2022년 3월
평점 :

이민아 목사의 10주기를 맞아 『땅끝의 아이들』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사실 이민아 목사님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는데 최근 작고하신 이어령 교수님의 첫째 따님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이 책은 2012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민아 목사님의 간증집이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나 자신이 싫고, 그래서 사랑을 받을 수도 사랑을 할 수도 없는 완전히 자기만의 방 안으로 들어가서 갇혀버린 사람들. 저는 그 사람들이 땅끝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땅끝에 있는 아이였던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사랑에 목말라했던 이민아 목사님은 자기가 누구인지 모른 채 부모님이 세상이 바라는 대로 내가 아닌 존재로 자라왔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아직도 자기 안에 '자라지 못한 어린아이'가 있다고 한다. 그러한 경험으로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땅끝의 아이들'을 돕는 사역을 하셨다.
목사님은 자기 안에 부족한 사랑을 대학 때 만난 첫사랑에게서 찾았다고 생각하고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 결혼을 했고, 첫 아들 유진을 얻었다.
얼마 가지 못해 이혼을 했지만 사랑하는 아들 유진을 자기 자신보다 더 사랑하며 키웠다고 한다.
하지만 아버지에게서 도망치듯 떠나 제 스스로 택했던 사랑이 남긴 보배 같은 아이인 첫째 아들을 한순간에 이유도 모른 채 잃고, 재혼해서 얻은 둘째 아들의 자폐 증세와 본인의 암 투병, 실명 위기 등을 겪게 된다. 하지만 목사님은 그 불속 잿더미와 같은 상황 가운데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고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자녀의 죽음 앞에서 어떤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목사님의 모습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목사님은 우리의 존재 자체만으로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자녀에게, 세상 속에서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부어 변화하게 하는 삶을 살았다. 사랑이 가장 큰 기적이라고 믿는 목사님이 처음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일화가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열 번째 간증에서 목사님은 '저의 인생의 요단강 한가운데에서 제가 가지고 나온 돌들에 대한 것'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많은 고통과 시련을 겪어온 인생의 요단강 가운데서 경험한 절망, 외로움, 두려움과 같은 것들을 가지고 나와 기념비를 세우라고 하시는 하나님.
그 물살을 갈라 지나갈 때 역사하신 하나님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한 번도 약속을 어기지 않으시고 매번 그 물을 갈라주셨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찾아 따르는 삶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떤 믿음의 크기를 가지신 분인지 나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나의 믿음이 성장할 수록 다르게 읽히게 될 책이 될 것 같다.
이민아 목사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에 글로서 딸의 마음을 알게된 이어령 교수님은 참회와 그리움을 담아 책을 쓰셨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라는 책에 실린 시를 읽어봤다.
눈물이 흘렀다.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지만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지는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