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란 행복한 오만이며, 천진무구한 철면피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한 책이 얼마나 많은지. - P382

하지만 직접적인 동기는 인간이 고양이에게 끌리는 이유를 단적으로 표현한 다음과 같은 문장이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계산된 무관심, 결코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지 않는 처세술, 사랑받아도 길들여지지 않는 자립심," 이것이야말로 "완전히 길들여져 자신들의 문명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러고 싶다고 바라고 있는 성향이 아닌가?
저자는 이 "야성과 문명이라는 두 세계를 오가는 특이한 생물체"의 내력을 참으로 다각적으로 알기 쉽고 또한 재미있게 밝혀 준다. - P407

한편, 진심으로 반한 상대를 설득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슨 말로도 이 가슴속에 있는 진심을 다 전하지 못해 초조해진다. 그런데, ‘괜찮은 편이네‘ 정도의 상대인 경우에는 혀에 기름이라도 칠한 것인지 술술 말이 나오고 필요 이상으로 멋지게 행동하기도 한다.
사실 책도 마찬가지여서, 적당히 좋은 책인 경우에는 자신도 감탄할 정도로 멋지고 적확하게 책의 내용과 장점을 소개할 수 있지만, 정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좋다고 여기는 책이니 모두가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책의 경우, 넘치는 열정이 오히려 방해가 되어 책의 전체적인 이미지도 추천 이유도 요령부득의 어처구니없는 글이 되어 버린적이 많다. - P490

첫눈에 반한다고 하면 수려한 외모에 끌리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인데, 짧게 언급된 처음 만나는 장면을 읽으면 사하로프 씨가 무엇보다도 보너 씨의 강렬한 개성, 다른 사람의 눈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고 오직 목적을 향해 돌진하는 집중력, 매사에 열심히 임하는 열정에 매력을 느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남자라면 두려워할 보너 씨와 같은 여장부를 사랑하는 사하로프라는 인간의 크기에도 놀라지 않을수 없다. - P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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