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와 동세대 탐험가들의 이야기는 의심할 여지없이 십자군운동에 속하는 이야기다. 이 뱃사람들은 자신의 탐험 대부분을 노골적으로 종교적 관점에 입각하여 정의했고, 그런 탐험이 기독교 세계와 이슬람교 사이의 세계적인 문명 전쟁에 크게 기여한다고 생각했다. 당대 모든 유럽인처럼 콜럼버스는 십자군 효모로 구워진 일상의 빵을 먹고 자랐다. 콜럼버스의 모든 항해에서 (심지어 대서양 횡단이전조차) 반무슬림 십자군 운동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모르고서는 그런 항해들의 지속적인 결과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 P197

그들은 성전의 진리를 열광적으로 믿었고, 이슬람교를 파괴시키는 데 확실히 도움을 줄 대칸을 열렬히 찾고자 했다. 이처럼 엔히크 왕자와 그의 후계자들의 항해는 보통 묘사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목적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세속적인 호기심을 위해, 혹은 지식이나 기술적 혁신을 위한 원양 탐색에 나선 것이 아니라, 기독교의십자군 정신을 위해 원양모험 사업에 나섰다. 따라서 그것은 기독교십자군 운동의 역사에 속하는 것이다. - P200

오스만제국의 군사적·경제적 영향력으로 인해 지중해에서 밀려난 콜럼버스는 이런 창의적 개념을 대서양 건너편의 신세계로 수출했다. 그 개념 덕분에 유럽인은 곧 ‘무슬림‘의 타자성 범위를 확대하여 서아프리카의 비무슬림뿐만 아니라 아메리카 원주민도 무슬림으로 치부하게 됐다. 1492년 당시에 아메리카에는 당연히 무슬림이존재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유럽인 기독교 신자들은 또다시 신세계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에게 기존의 개념, ‘이교도 즉 무슬림‘이라는기준을 들이댔다. 그들은 반무슬림 십자군 정신의 렌즈로 아메리카원주민들을 쳐다보았던 것이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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