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억 번째 여름 (양장) ㅣ 소설Y
청예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평점 :
- 일억 번째 여름 - 청예 / 창비
#서평단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임을 알립니다
올해 청예 작가님의 <오렌지와 빵칼><라스트 젤리샷>을 읽고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서평단 신청을 안 할 수 가 없 었 다.
또 어떤 이야기를 보여주실까 두근두근 작가님의 편지부터 열었는데 ‘쓰임새’ 라는 단어가 여러번 나왔다. 이 소설에는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살아가는 신인류 두 부족이 나온다. 일억 번째 여름이 오면 낡은 한 종족은 반드시 멸망한다는 고대 선조의 예언과 함께.
여름만 반복되는 행성에서 살아가고 있는 두 부족 중 미미족은 힘들지만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이고 두두족은 과학의 힘을 이용해 어떻게 보면 자연을 극복하고 통제한 장소에서 살고 있는 존재들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주황, 연두, 백금은 미미족이고 일록과 이록은 두두족의 아버지와 미미족의 어머니를 가진 이복형제이다. 여기에 나오는 다섯 인물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결핍이 있기 때문에 ‘쓸모’에 대해 더 고민하는 존재들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기 때문에 그 ‘쓸모’를 증명하고 그 ‘쓸모’를 위해 살아가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일억 번째 여름이 오면 닥칠 재앙을 막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부족을 지키기 위해, 가족을 위해
초반에는 이 세계의 세계관에 대해 설명하고 뒤로 가면서 인물들의 서사가 나오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일록이 가장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어떻게 보면 가장 극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인 것 같기도 하고?! 열등감 때문에 자신의 ‘쓸모’에 대해 더 많은 상처가 있었을 것 같아서 마음이 더 쓰인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두두족과 미미족의 얘기를 보면서 지금의 지구가 생각났다. 반복되는 여름 때문에 뭔가 우리의 기후위기가 떠오르기도 했고… 기후위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의 사람들과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으면서 탄소배출을 많이 하며 사는 사람들이 미미족과 두두족처럼 느껴졌다. 리스크는 지지 않고 직간접적으로 착취하는 관계… 당연히 불편한 생각과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미미족이 채집한 에너지 덕분에 생활할 수 있으면서도 만나 본 적도 없는 미미족을 혐오하는 두두족의 얘기가 오직 소설 속 이야기면 좋겠지만… 아니라는 것을 알아서 더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
소설 속에서 마음에 남는 문장도 있었는 데 그 중 가장 좋았던 문장은 백금이 했던 말이었다.
“희생은 혼자 하는 게 아냐.”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어떻게든 서로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 희생하는 관계는 있을 수 없고 백금이 우정을 위해 사랑을 위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여 기꺼이 온 삶을 던지는 세계로 오세요
작가님 편지의 마지막 문장이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왜 저런 말을 쓰셨는지 이해가 되었고…
언젠가 ‘사랑’이라는 말만으로 부족해도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사는 글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