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이 왔어
오진원 지음, 원승연 사진 / 오늘산책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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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화음챔버 음악평론집을 편집하면서 마지막 장을 장식한 에르완의 포토 에세이를 접한 일이 있었다. 외국인의 시선이 담긴 한국의 풍경 사진과 짧은 글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매력을 디자인 작업하며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포토 에세이 서적과는 전혀 인연이 없을 것 같았는데... 며칠 전, 또 다른 포토 에세이를 구매했고 집에 도착해 있었다. 책을 펼치자, 시와 수필, 사진이 깔끔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이른 아침 독서로 참 좋은 책을 선택했다. 밖에선 매미 소리가 합창을 벌이는 가운데, 내 옆 선풍기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었다.

책을 읽다가 나는 예전에 적었던 문구와 너무도 흡사하지만 동시에 전혀 다른 문장을 발견했다.

“꽃이 피는 건 필 수 있다는 꽃의 믿음 때문이었을 겁니다.” -진심의 온도 중,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이 왔어>

나는 예전에 “꽃이 피는 건 꽃의 의지 때문이다”라고 적었던 기억이 있다. 믿음과 의지, 이 차이만으로도 내가 얼마나 감수성이 부족한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에세이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잘 쓸 수 없는 것 같다. 에세이는 자신의 아픔을 드러낼 용기와 심연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을 담아내는 예술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책 속 선정된 사진들을 보며 적절한 쉼표처럼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는 페북 중독자답게 "우리는 외로운데 왜 '좋아요'만 누를까요"라는 챕터에 가장 큰 공감을 느꼈고, 그러다 문득 "엄마"라는 시를 만났다. 이 시는 단 두 줄뿐이지만, 나처럼 메마른 사람의 감수성의 문을 열어져쳤다.

<엄마>

태어나기 전부터  
사랑했어요.

장황하게 잘 쓰는 사람도 재능이지만, 짧은 시에서 느껴지는 깊은 애정은, 그 어느 긴 글보다도 나의 마음을 강하게 울렸다. 

제목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이 왔어>는 그녀와 그녀의 오빠 에피소드를 보면 ”오늘“의 깊은 의미가 먹먹하게 다가올 거다. 저자는 엄마도 보내드렸나 보다. ‘엄마, 이다음엔 나로 태어나요’, ‘엄마, 이다음엔 나로 태어나요.’ 라는 글귀를 보고 눈이 시큰해져 혼났다.

<빗방울이 아프다>라는 시도 기억에 남는다. 시의 편집 디자인도 은율에 맞춰 읽으라고 음표처럼 조판한 섬세함이 좋았다. 

<다른 손가락>이라는 시는 이전 시들과 사뭇 달랐다. 서정시가 울림이라면 <다른 손가락>은 떨림 같은 시였다. 심리적 구조 이미지가 하나의 손바닥에서 나온 다른 손가락일 뿐이라는 깨달음을 주는, 그런 떨림 말이다.

나처럼 메마른 감성을 가진 사람들이 이 책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 

출판사 이름이 오늘산책으로 이중의 의미가
있다고 들었다. 오늘산책(Today's walk), 오늘 산 책(The book I bought today)으로. 

#오늘산책 #전하고싶은말이있어서오늘이왔어 #오진원작가 #원승연사진#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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