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경이는 복도 많지 - 원조 워킹 맘, 명리학자에게 따져 묻다
유인경.이지훈 지음 / 하루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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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용어 잘 몰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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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경이는 복도 많지 - 원조 워킹 맘, 명리학자에게 따져 묻다
유인경.이지훈 지음 / 하루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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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의 렌즈로 바라본 삶,
그리고 매력적인 사람들과의 만남:
<인경이는 복도 많지>

방송인이자 작가인 유인경과 용한 명리학자 이지훈의 대담집 <인경이는 복도 많지>를 단숨에 읽었다. 지인을 따라 사주 상담 갔다가, 우연히 상담 내용을 듣게 되고, 저절로 내 인생에 대입해 인생 공부를 한 기분이 드는 흥미로운 책이다.

TV 프로그램이나 신문 칼럼을 통해 유인경 작가를 접해본 적이 없었기에 솔직히 큰 정보 없이 책을 펴들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그녀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매력에 풍덩 빠져들고 말았다. 명리학자 이지훈 샘이 유 작가의 사주를 풀이하며 서로의 인생을 풀어내는 인터뷰 형식의 대담인데, 두 저자의 여는 글과 닫는 글도 너무나 좋고, 본문 전체가 술술 읽힌다.

‘누군가 내 사주를 이렇게 책 한 권 분량으로 정성스레 풀어 상담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러움이 들 정도로 <인경이는 복도 많지>라는 제목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책의 기획과 구성 역시 꽤 유연하고 지루할 틈이 없었다. 대담이 중후반을 넘어서면 인터뷰어인 이지훈 샘의 전 직장 시절 에피소드가 마치 <미생>처럼 펼쳐지는가 하면,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커플의 관계를 명리학적으로 풀어내는 등 입체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직원의 사주와 성격적 특징을 파악해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주려 했던 이지훈 샘의 조직 관리 혜안에는 깊은 존경심이 들기도 했다.

두 저자 모두 각자의 세계가 확고한 분들이라 대담 중 약간의 시각 차이가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다. 하지만 이지훈 샘의 재치 있는 언변과 적절한 비유로 매끄럽게 설득하고 넘어가는데 그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아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어설프게나마 사주를 공부해 본 관점에서 보자면, 이지훈 샘이 인간을 대하는 철학은 평행이론처럼 나와 닮은 구석이 많았고, 유인경 작가의 사주는(일적으로) 나와 매우 훌륭한 보완 관계가 되겠다는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나는 토일주의 재다신약으로 재격패인인 유인경 작가에게 좋은 글자인 자수가 두 개나 있고 자오충 또한 좋은 방향으로 서로에게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구조라 생각했다. 이 내 해석은 이지훈 샘한테 검토를 받아봐야 정확하겠으나... 암튼 야매 사주 풀이를 해 봄. 후훗. ㅎㅎ 내가 사주 용어 개념을 알아서 더 재밌게 읽은 건 아니다. 이 책은 전문적인 사주 용어를 잘 모르더라도 누구나 쉽고 즐겁게 읽을 수 있다.

흉운 속에서도 위트를 놓치지 않고 행운으로 나아가는 힘을 얻기도 하고, 아무런 꾀나 묘수를 쓰지 않는 것(무수)야말로 관계를 지속하게 하는 가장 변하지 않는 최선의 상수라는 깊은 인간관계의 통찰을 얻게 된다.

결국 이 책은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그리고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해 나라는 존재를 어떻게 객관화하고 알아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0대부터 60대까지, 남들과 비교하는 '베스트'가 아니라 나만의 독창적인 '온리원(Only One)'이 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기꺼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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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지
조세핀 하트 지음, 공경희 옮김 / 녹색광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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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핀 하트의 <데미지> 읽고


헤엄치고 다이빙해서 그들로부터 멀어지면서도 여전히 그들의 물속에 있는 기분이다.” (18)

화자는 자신이 처한 실존적 질식을 고백한다. 그는 자신이 태어나자마자 부모 사이에 상처(damage) 남긴 같다고 말했다. 아이에게는 부모가 세계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방을 썼다는 것은 아이의 세계가 조각으로 균열했다는 의미다. 와중에 아버지는 은근히 강압적인 존재였다. 그렇게 화자의 아버지가 규정한 신념, 품위, 성공이라는 견고한상징계 바다에서 번도 온전히 스스로 쉬어보지 못한 억압 상태의 주인공이 방백처럼 읊조린다.

재미있는 점은 소설을 통틀어 화자의이름 번도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누구의 아버지, 유명 장인의 사위, 정치인, 전직 의사 타인들이 인식하는 껍데기 속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없었던 답답함이야말로 그가 평생을 안고 살아온 거대한 무의식적 결여였다.

겉으로는 모든 완벽해 보이지만 그의 눈은 어딘가 비어 있다. 그런 눈에 어느 안나가 가득 찬다. 그가 안나를 첫눈에 사랑하게 것은 그녀가 지닌 매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본질적으로는 그녀가 자신의금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아무런 제약이 없는 상황이었다면, 억압의 둑을 터뜨리는 파멸적 쾌락도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안나가 시아버지가 화자에게당신을 지배자로 만든 복종이에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고백은 의도된 기만이자 일종의 심리 게임이다. 화자는 자신이 성적 관계를 주도하며 지배한다고 느끼지만, 실상은 안나가 복종이라는 가면 뒤에서 그를 지배하고 있다. 결국 아버지의 통제 아래서 주체적이지 못한 자신을 막혀 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여성의 언어로 구현된 다른 방식의 통제를 갈망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가 몸에 좋지 않은 알면서도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것처럼, 이성의 억압을 풀기 위해 참을 없는 충동에 기댈 때가 있다. 누군가는 문신을 새기고, 누군가는 가려운 곳을 피가 때까지 긁어대며, 누군가는 주어 없는 저격 글을 올리며 순간의 해방감을 느낀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쇼핑을 하거나, 매운 음식을 먹거나, 혹은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나드는 불륜을 저지를 , 대개 이런 증상들엔 반복적인 패턴과 주기가 존재한다. 하지만 소설이 다루는 파국에 비하면, 우리가 행하는 일탈들은 아주 일상적이고 작은 주이상스(고통을 수반하는 본질적이고 개인적인 쾌락) 뿐이다.

소설의 결말은 충격적이다. 마지막 내용은 스포일러라 여기서 밝힐 수는 없지만, 담담하게 자신의 상처를 응시하며 끝이 난다. 사건이 벌어진 마지막이 소설의 가장 문학적인 부분이다. 나는 그것을 무의식적 쾌락의 영원한 반복으로 읽었다.

나는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 <데미지> 나중에 보았다. 소설을 읽고 문학적 잔상이 계속해서 일렁일 글을 쓰는 편이다. 소설은 챕터마다 장면 전환이 잦아 몰입감이 높고 전개가 매우 흥미진진하다. 겉으로는 마치 통속 소설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무의식적 심리 기제를 깊숙이 건드리는 작품이다. 

소설을 읽고 스포일러 없이 어떻게 함축적인 평을 쓸까 고민하다가 아래와 같이 적었다.

"억압이 금기를 낳고, 금기는 쾌락을 낳는다. 금기가 강할수록 쾌락은 커진다. 금기가 낳은 쾌락은 죄의식을 동반한다. 그리고 죄의식은 다시 억압의 형태를 띤다." (알라딘 100 서평)

그리고 다시 금기와 쾌락반복 잔인한 환유의 고리를 끊으려면 결국 자신의 상처를 정면으로 들여다봐야만 한다. 그래서 소설의 마지막이 그렇게 끝난 아닐까 싶었다.

영화 <데미지> 것은 소설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실 제레미 아이언스를 보려는 사심이 컸다. 영화에서는 원작과 달리 '스티븐'이라는 구체적인 이름이 있다. 영화라는 매체 특성상 익명으로 남겨둘 없으니, 아마 가장 흔한(?) 남자 이름을 붙인 듯하다.

원작 소설이 가진 팽팽한 문학적 표현들이 대거 생략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쉬웠다. 1992 특유의 파격적인 베드신들이 시각적 자극을 주긴 하지만(1992년은 샤론 스톤의 <원초적 본능> 개봉한 해이기도 하다), 감정의 깊이보다는 행위 묘사에 치중해 살짝 몰입이 깨지는 순간도 있었다. 줄리엣 비노쉬는 당시 28살이었다고 하는데, 지금 보니 30 중후반처럼 보였다. <퐁네프의 연인들>에서는 굉장히 매력적이었던 기억이 있어, 아무래도 상대 배우의 비주얼 때문에 생긴 편견이 작용한 듯싶다. 

어쨌든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확실히 소설이 훨씬 좋았다는 . 조세핀 하트 특유의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느낌이 깊은 잔상을 남겼다. 일인칭 화자가 방백 혹은 고백하는 어조로 극을 이끌어가기에 가독성 또한 매우 훌륭해서, 통속소설의 외투에 깊이 있는 문체의 묘미를 즐기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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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 아홉 개의 작품으로 구현된 삶
로라 턴브리지 지음, 김효진.최지영 옮김 / 마르코폴로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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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돈과 출판 계약 등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있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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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지
조세핀 하트 지음, 공경희 옮김 / 녹색광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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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이 금기를 낳고 금기는 쾌락을 낳는다.
금기가 강할수록 쾌락은 커진다.
금기가 낳은 쾌락은 죄의식을 동반한다.
죄의식은 다시 억압의 형태를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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