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이 잠을 깼어요! 그림책은 내 친구 32
리자 웨스트버그 피터스 글, 스티브 젠킨스 그림, 이주희 옮김 / 논장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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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우리 꼬맹군이 화산폭발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더라구요.
화산이 폭발하는 게 보고 싶다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서 화산폭발 동영상을 찾아달라고 하는가 하면,
화산폭발에 대한 책을 보여달라고 하기도 하구요.

저도 아이 책에 대해서는 어지간히 구비를 해주려고 하고
책에 대해서는 요청이 있기 전에 엄마가 먼저 제시를 해주는 편이었는데,
아이가 먼저 어떤 책이 보고 싶다고 사달라고 조른 건 화산에 대한 책이 처음이었답니다.
그만큼, 집에 있는 전집이나 단행본 중에도 잘 없는 주제이기도 했어요.
서점에 가서 화산에 관한 책을 뒤져봐도, 예전에 만들어져 지면이 올드하거나 내용이 너무 간단한 책들 몇 권뿐,
꼬맹군에게 딱 알맞은 화산 관련 책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러던 중 논장에서 출판된 <화산이 잠을 깼어요!>라는 책을 발견했어요.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요. 이 책은 꼬맹군에게 완전 대박, 히트를 친 책이랍니다.
처음에 책의 색감이 약간 어두운 듯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책을 보는데 그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구요. 오히려 화산 활동에 대한 이미지와 맞아떨어지면서
밝은 색감과 귀여운 일러스트를 좋아하는 엄마도 <화산이 잠을 깼어요!>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팬이 되어버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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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을 비롯하여 고사리, 용암귀뚜라미, 검정오솔길, 해, 달 등
화산 주위 친구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화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들의 속내를 엿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친구들의 입담이 어찌나 재치있는지, 이야기를 듣는 꼬맹군이 깔깔거리고 웃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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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이 폭발할 조짐을 보이자 화산 주위의 생물들은 불안해합니다.
용암귀뚜라미 1의 얘기를 들어보세요.
아무래도 오늘 밤 ㅎㅅ이 흔들릴 것 같다며 소식을 전합니다.
귀뚜라미의 이모티콘 -_-; 표시와 화산을 "ㅎㅅ"이라고 암호처럼 표시하고 있네요.
연락해! 라는 메세지는 마치 무전을 치는 듯한 느낌까지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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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화산활동이 시작되자 검정오솔길은 불평을 합니다.
"쳇, 이 활화산은 시도때도 없이 공사 중."이라며 투덜거리는 것이 꼬맹군에겐 재미있게 느껴졌나봐요.
눈코입도 없는 길이 투덜거린다는 상상만 해도 기발하지요.
꼬맹군은 이 부분을 읽을 때 오솔길이 투덜이 스머프처럼 불평을 하는 것 같다고 했어요.
그래서 엄마가 투덜이 스머프처럼 목소리를 깔고 투덜투덜하는 것처럼 읽어주었지요. ㅎㅎ
그러고 보면 고사리는 여린 여성의 느낌이 나고요, 귀뚜라미는 개구쟁이 형제, 아기화산은 장난꾸러기 꼬마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왠지 읽어줄 때에도 마치 여성인 듯, 장난꾸러기 꼬마인 듯 화자에 따라 목소리가 조금씩 변하더라구요. ㅎㅎ
목소리를 달리해서 읽어주니 아이는 그 이미지에 대한 상상이 더 잘 되는지
깔깔거리며 웃느라 엄마가 책을 읽기 힘들 정도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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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의 얘기는 궁금하지 않으세요?
화산 근처에서 꿀먹이새와 잔치를 하고 있던 고사리는 화산이 활동을 시작하자 두려워하면서도
용암이 자신을 덮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해요.
돌돌말린 고사리 모양처럼 고사리의 글자체도 돌돌 말린 느낌입니다.
화산을 <불뿜는 거인>이라 표현한 점이 신선하지요?
고사리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러다 고사리 튀김이 되어 버리겠네!"라고 말한 부분을 얼마나 좋아하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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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빠지게 웃으며 책을 보느라 본문이 끝나는 것조차 아쉬워했던 꼬맹군,
책을 처음 보자마자 이 책에 푹 빠져서 한번만 더 읽어달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요.
잘 시간이 다되어서 이제 그만 읽자고 했더니 책 더 안 읽어준다고 엄마에게 토라지고
아빠에게 책을 들고가서 읽어달라고 할 정도으니까요.

선명하고 멋진 콜라주 기법의 세련된 일러스트도 책을 볼 맛?을 배가시키지만요.
화산을 비롯해 고사리, 용암귀뚜라미, 검은오솔길, 해님, 달님 등의 속엣말을 들으며
웃고 즐기는 사이 자연스럽게 화산활동에 대한 지식이 쌓인답니다.

용암귀뚜라미의 말에서는 화산활동이 시작되면 고약한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고요.
용암 통구이 개미에 지지고 볶은 벌레를 좋아하는 용암귀뚜라미,
화산활동이 일어나면 용암과 자갈외투를 덮혀져 몸집이 켜진다는 것 등
화산활동과 그 주변 현상에 대해 과학적 근거로 재미있게 풀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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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과 친구들의 이야기는 유쾌하면서도 시적인 표현도 많아요.
화산을 불뿜는 거인이라 하고, 화산활동을 빵을 굽는 것에 비유하며,
용암이 흐르는 것을 붉은 리본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은유적인 표현으로 아이들에게 감성을 전달하는 것도 놓치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특히 고사리의 이야기에서 단어의 반복과 의성어, 의태어를 많이 쓴 표현이 글을 더 아름답게 만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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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지형 주위의 친구들 얘기를 깔깔거리며 듣다보니, 어느새 이야기가 끝나더라구요.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관련 용어와 화산에 관한 참고자료를 싣고 있어요.
이 책은 하와이 어느 화산의 하루를 보여준다는 설명.
꼬맹군도 하와이에 킬라우에아 화산이 있다는 걸 다른 책에서 사진으로 본 적이 있는데요.
화산이 폭발한 뒤 생긴 용암황무지에서 고사리가 자란다는 것,
고사리 주위에 꿀먹이새가 많다는 것을 새로 알게 되었지요.
투덜이 검정오솔길은 표지판 모양으로 화산에 대해 얘기했었는데요.
실제로 하와이의 좁고 구불구불한 길에는 "땅이 갈라진 곳을 조심하시오. 화산 연기는 건강에 해로움, 도로가 끊어진 곳을 주의하시오"라는 표지판으로 방문객들에게 알려준다네요.
그리고 화산이 자연재해로 피해만 주는 줄 알았는데,
온천도 생기고 지열발전소도 만들 수 있는 도움도 줄 수 있다는 걸 알려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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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고 나더니 우리 꼬맹군, 하와이에 꼭 가보고 싶답니다.
보나마나 하와이에 화산이 많다니 그걸 구경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지요.
하와이는 멀어서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한다니까, 비행기 값을 모아야 한다고
꼬맹군의 저금통에 돈을 얼마나 모았는지 세어보기도 하구요.

오늘 아침에 유치원 간다고 집을 나서는 꼬맹군,
선생님과 친구들과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면서 책을 들고갔답니다.
그러면서 엄마에게 하는 말,
"엄마, 오늘은 화산책 열 번 읽어줘야돼. 꼭!"이라며
엄마한테 단단히 다짐을 받고 갔답니다.

그동안 꼬맹군의 요청에 의해 제가 접해본 화산책들이 많지는 않지만요.
기존의 화산이라는 주제를 다룬 책들이 화산용어나 화산이 만들어지는 원리,
화산의 종류 등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서술했다면, 이번에 만난 <화산이 잠을 깼어요>는
화산활동으로 인해 그 주변생물들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서도 시선을 돌렸다는 점이 신선하고요.
위험하고 때로는 두려울 수도 있는 화산활동에 대해 유쾌하게 풀어내었다는 점도 이 책의 아주 큰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꼬맹군에게 도움이 되고 아이가 정말 좋아할만한 화산책을 찾아준 것 같아요.
저 역시 책을 읽어줄 때마다 깔깔거리는 꼬맹군의 웃음소리가 뿌듯하고 기분이 좋답니다.
화산에 대해 잘 몰랐던 아이들이라도 이 책을 한 번 만나본다면
화산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호기심을 키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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