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 - 행복한 삶을 위한 인문학
김종엽 지음 / 가즈토이(God'sToy)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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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삶을 살아가면서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삶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은 꼭 필요하다.

 

이 책은 두 학기에 걸쳐 성균관대에서 철학입문이라는 강좌를 통해 수강생들과 공유되어진 사색의 단편들을 모은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는데, 그렇다보니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되어있다. 자기 정체성, 사랑, 죽음, 그리고 우리 사회의 윤리에 관해 철학적으로 접근하다보니, 인간의 본성, 본질에 관해 깊은 성찰을 할 수 있었다. 뭔가 정리되지 않던 머릿속이 싹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여러 철학가들의 다양한 이론들이 소개되고 있긴 하지만, 저자는 우선적으로 나의 삶 한가운데서 이루어지는 철학적 사색이 진정한 '정신의 힘' 임을 강조한다. 철학을 어렵고 딱딱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나 자신과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매개로 생각하게되니 더욱 편해진 것 같다.

 

인간의 존재 이유는 사랑을 받기 위한 것이다. 처음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꼈을 때는 단순히 그 사람이 가진 어떤 조건을 좋아하지만, 사랑이 깊어가면 갈수록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게 된다. 소중하고 가까운 사람일수록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게 되는데, 못난 자식까지도 사랑으로 감쌀 수 있는 부모의 마음을 보면 이해가 쉽게 된다. 무한 경쟁 체제에서 온갖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최소한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들과는 따뜻한 소통을 해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회적인 관점으로 더 넓은 사랑을 실천하면 좋겠지만 말이다. 내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싶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힘들 때가 많지만 그럴 때일수록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결국은 '사랑'이 아닌가 한다.

 

죽음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나는, '죽음'에 대해서도 철학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죽음'이라는 자연적인 현상과 대면하게 될 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에 대해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막막함마저 들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알 것 같다. 인생은 단 한 번 발생하는 '존재의 사건'이고, 죽음은 생명의 한 부분으로, 삶과 대립되는 것이 아니며 넓은 의미로 삶의 현실 그 자체로 이해해야 한다. 그동안은 삶과 죽음의 사이에 어떠한 경계를 두고 생각하다보니 죽음이 더욱 무섭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진정한 나의 자아를 찾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고, 인간이 느끼는 여러 감정의 본질에 대해 들여다보며 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여러 가지에 얽매이고 스스로를 압박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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