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치다 - 위트와 감성언어 108가지
윤창화 지음 / 동숭동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이렇게 불교어(불교용어)를 다룰 수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이 책을 펼치면 전에 보지 못했던 말풀이들이 나온다. '위트와 감성언어 108가지'라는 부제가 붙었는데, 간혹 파격이 느껴질 정도로 시원함과 아찔함도 보인다.

가령, 열반의 풀이를 보면, '중생에서 부처의 세계로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라던가, 삼악도에 대해서는 '지긋지긋한 곳. 악독한 동네.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라며 너무도 솔직하고 실감나게 혀를 찬다. 아주 간단한 표현도 눈에 띈다. 욕망을 '만족과 함께 소멸해 버리는 싱거운 감정'이란다. 애욕을 어떻게 풀이했는지 보자. 저자는 애욕을 '본드bond다. ... 일단 붙으면 여간해서 떨어지지 않는다. 자의적 해결은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써놨다. 

그러나 이 책이 이렇게 위로만 솟구치려 하지 않고 중도를 지키려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위와같이 저자 특유의 경험과 직감에서 우러나오는 풀이와 더불어 하단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사전식 설명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약간 들뜬 마음을 다시 정갈하게 매만질 수 있다.

책에는 글자 수가 적고, 불교와 관련된 사진과 자연 풍경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집어 들 수 있다. 그러나 금방 읽을 거 같으면서도, 그 짧은 문구의 여운을 간직하면서 읽다보면 생각보다는 긴 여행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불교에 관심이 있지만, 다소 딱딱함 때문에 쉽게 다가서지 못했다면, 이 책은 그런 긴장감을 다소 해소해 줄 것 같다. 그리고 왠지 주변 아는 사람들에게 산뜻한 기분으로 불교책을 전해주고자 한다면, 이 책이면 적당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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