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에 있지만 없는 아이들, 불법체류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이제서야 그나마 미등록 이주아동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사람들의 알고 있지만 모른척 했던 이야기다.은유 작가를 만난 적이 있었다. 작가와의 만남을 신청해서 강연을 들었다. ‘다가오는 말들’이라는 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직접 만난 작가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취재하고 이야기하고 또 듣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나왔을 때 꼭 읽어 보고 싶었다.나도 외국인 아이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래서 남들보다 그들에 대한 이해가 높을 것이라고 혼자 착각하고 있었나보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그래도 내가 만난 아이들은 미등록 아이들은 아니었던 것 같다. 병원도, 대학도, 일자리도 구하기 힘든 아이들. 자격증 시험도 대회에 나가서 상 받기도 어려운 아이들. 한국인이라고 생각하고 자랐는데 답답한 벽에 부딪혔을 이름 모를 수많은 아이들이 안타까웠다.미등록 이주 아동이 된 것이 잘못이 아닌데 말이다.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리얼하게 알려주는 책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고,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었다. 글을 써 주는 작가가 있고 목소리를 내고 노력하는 그들이 있어서이다. 혹시라도 학교에서, 주변에서 이들을 만나게 된다면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살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세상 모든 아이들이,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