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이후 처음 읽게 된 정이현 작가의 소설이다.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는 30대의 여성의 일과 사랑을 정말 달콤하게 그려서 2,30대 여성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었는데 작가의 이미지도 그렇고 달콤한 소설류를 쓸 줄 알았는데 이번 소설 '너는 모른다'는 전혀 색달랐다. 첫장면 어린아이의 시체가 떠오른다는 첫 문장에선 추리소설의 냄새가 났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추리가 아닌 소통이 필요한 한 가족의 이야기였다. 언제나 금전적으로 부족하지 않는 삶을 만들어주는 하지만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김상호, 대만국적에서 한국국적으로 바꾼 화교이자 김상호와 재혼한 영옥, 김상호 전처의 딸 은성과 혜성, 상호와 영옥 사이에서 태어난막내 유지까지... 언뜻 보기에는 화목해 보이는 가정이지만 이 가족은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고 같이 밥을먹고 생활을 하면서도 전형 소통하지 않는 그런 모습이었다. 막내 유지의 실종사건으로 인해 잠시 가족으로써 뭉치는 듯 하지만 읽는 내내 답답함을 느꼈다. 가족들간의 숨겨왔던 비밀이 들어나도 서로 알게 되지만 뭔가 아직도 부족한 소통에 이들 가족들 사이에 아직도 벽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족이란 이름은 참으로 따뜻한 말이지만 소설에서의 가족은 현실을 너무 잘 나타내서 풀리지 않은 무언가 때문에 답답함이 느꼈졌을지도 모른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사방에 벽을 둔 그런 가족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