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 - 근대 망령으로부터의 탈주, 동아시아의 멋진 반란을 위해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중고등학교 때였던 것 같다. 국사 시간에 보았거나 도서관에서 얼핏 찾아 읽은 개화기와 일제 시대의 여러 글 속에서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논리에 세뇌되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도 빨리 신문명을 받아들였더라면, 신식 군대를 갖추어 부국강병한 나라가 되었더라면.' 이런 생각들이 머리에 꽉 찼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세월이 한참 지날 때까지도 약육강식이 인간사회의 기본 논리인 것처럼 착각하고 살았다. 입시 경쟁에 휩쓸린 학교, 군사주의의 발원지인 한국군대를 거치는 동안 눈과 귀는 더욱 가려졌다.



어느날 문득 이 약육강식 적자생존 논리가 나나 다른 사람들이 늘 벼랑끝에 몰려 있다는 기분으로 살아가게 하는 허황된 논리라는 생각이 힘들게 찾아왔다. 하지만 언제부터 우리가 이런 생각을 하며 살게 되었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박노자 선생의 이 책을 읽으면서 무릎을 쳤다. ' 그 때였구나! 백년 남짓 전에 한반도에 이 논리가 들어왔구나.' 이렇게 이 책에서 우리네 각박한 심성의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논리의 뿌리를 찾을 수 있었다. 다른 많은 이야기도 물론 좋았다.


어쩌면 우리와 같은 뿌리를 가지지 않았기에 우리의 뿌리에 대해 더 제대로 느낄 수 있는지도 모를 박노자 선생의 노력과 통찰력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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