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의 뜰
탁현규 지음 / 안그라픽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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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의 뜰

인간의 상상력과 관찰력은 어디까지일까?

나름 꼼꼼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사임당의 그림을 보고서, 그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물하나 하나, 곧 풀 하나, 꽃 한 송이, 새 한 마리, 벌레 하나를 유심히 관찰하고 그것을 잘 배열하는 모습 가운데서, 그림, 특별히 한국화의 또 다른 세계를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통하여, 나름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뿐만 아니라, 여성의 섬세함과 오밀조밀함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조선시대의 사대부들에게는 글을 읽고 쓰는 것에는 많이 개방되어 있고, 얼마든지 자신의 꿈과 나래를 펼수 있지만, 특별히 규방에 있는 여인들에게는 자신의 특기와 취미, 그리고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극히 제한되어 있는데, 신사임당은 그 부분에서 충분히 자유로웠던 것 같다.

 

반가의 규율이 엄격하고, 남녀 구분이 확실한 조선시대에서도 어쩌면, 개방적이고도, 배려심이 많은 아버지 덕분에 그러한 은헤(?)를 누리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녀가 그렇게 자신있게 작품 활동에 매진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려서부터 개방적인 가정에서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출가해서도 자유롭게 보장된 가정환경이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

특별히 시댁인 서울과, 친정인 고향 강릉에서 자유롭게 머물면서, 깊이 살피고 관찰한 것을 통하여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으리라.

 

사임당의 뜰이라고 하는 책은 사임당의 작품도 작품이려니와 그 작품에 대한 저자 탁현규님의 해설 역시 빼어난 모습을 볼 수 있다.

옛날부터 꿈 보다 해몽이 좋아야 한다고 하였나?

작품도 작품이지만, 거기에 독자들이나, 일반인들이 발견하지 못한 세밀한 부분까지 관찰하면서, 해설을 한 부분을 보면서, ! 이래서 작품을 보고, 관찰하는 묘미를 느끼는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특별히 작품 가운데, 붓 한 자락이 지나치고 가는 것에 따라서 작품의 맛이 달라지고, 평가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일 듯, 보이지 않을 듯, 하는 세밀한 부분까지 살펴서 해설해 주는 것이 너무나 정겨운 맛이 난다.

또한 책의 편집에 있어서, 한국적인 여백을 잘 살려서, 보는 이들로 지루하지 않고, 여유있는 맛을 살려서 책에서 조차도, 한국적인 미를 살리는 것을 볼 때에 너무나 책의 구성이나 편집, 그리고, 제책이 잘 되었음을 다시금 느낀다.

 

현대적인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옛 시대의 맛을 살려서, 한국적인 감각을 살려주는 것을 통하여 새삼 아름다운 맛을 느끼게 한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책의 표지가 썩 눈에 들어오지는 못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임당의 좋은 작품과, 아름다운 해설을 접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다.

각박한 시대 가운데 여유와 한국적인 낭만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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