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가게 3 - 가끔은 거절도 합니다 십 년 가게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다케 미호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 3권이 나올 때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아니, 이제라도 알게되어서 다행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너무 소중한,
너무 소중해서 나만 간직하고 싶거나
오래토록 그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싶은 것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소중한 것을 나 대신 고이 보관해줄 수 있다니~
그것도 십년씩이나!


하지만 중요한 조건이 하나 있다.
그 소중한 것 한 가지를 맡기되,
나의 소중한 1년이라는 시간을 보관비로 지불해야한다.

 

사실 책을 읽으며 보관비를 알게 되고
내 머릿속을 스쳐간 걱정은
삶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이의 보관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하필이면 우리네 무뚝뚝한 아버지의 사랑이 가득 담긴
마지막 스프가 아들에게 건네지던 이야기를 읽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들에게는 정말 간절했을 아버지의 1년이란 삶의 시간이
바쁜 아들에게 당장 전해줄 수 없었던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이
오롯이 전해질 수 있던 그 날에 전해짐으로써
더욱 갚진 보관, 더욱 갚진 순간이 되지 않았을까.

 

물론 십년가게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순간만 있지는 않다.
십년가게에도 나름의 규칙이 있었다.

아주 사소한 메모지 하나도 보관이 가능한 곳이지만,
아무리 소중하고 귀한 물건이어도,
내 것이 아닌 것은 절대 받아주지 않는다.

 

오랜 시간 아릅답게 꾸며진 가게에서 말하는 고양이 카라시와 함께
다양한 손님을 기다리는 십년가게 아저씨에게
나도 소중한 것을 맡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아직은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좋아서,
내 삶의 시계가 멈추는 날이 언제일지 몰라서,
그 보관은 아주 먼 훗날로 미뤄두고 싶어졌다.

 

오늘도 십년가게 아저씨의 가게를 통해 멋진 순간을 마주하는 이가 있길 바라며,

십년가게 아저씨가 만난 다른 이들의 이야기도 너무 궁금해서

1권과 2권도 만나봐야할 것 같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